권순호 선수는 이미 올림피아 홍콩에 출전한 경험이 있다. NFC는 권순호 선수와 같이 역량 있는 선수들에게 해외 대회 진출을 위한 기회의 장이 된다. 피지크로 출전하여 국가대표 선발에 다시 도전하는 권순호 선수. 그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이번 NFC에는 어떤 컨셉으로 나가실 것인지?
권순호(이하 권): 저는 항상 입었던 트렁크를 입으려고 하고 있고요. 다이어트 상황에 따라 옷을 입고 있어요. 보드숏은 많이 챙겨가지만, 무대조명과 컬러에 따라 맞추거든요. 사진이 올라오거나 SNS에 협회 측이나 관계자분들이 바닥재, 배경 컬러를 보내주셨을 때 보드숏이 색깔별로 있기 때문에 옷을 선택해요. 대회 나갈 때 일찍 가요. 지방 같은 경우는 전날 미리 가요. 급하게 하는 것을 싫어하는 성격이라 주변도 둘러보고 양해를 구하고 무대에 조명이 몇 개인지 탄 상태도 미리 상황에 따라 조절을 해요. 이진호 선배님께 작년에 홍콩 가서 배웠어요.
본인만의 강점과 어떠한 라인을 살리고 싶으신지?
권 : 피지크에서 원하는 이상적인 체형은 V-테이퍼라고 하는 허리는 얇고 상체는 넓어 보이는 것을 많이 지향해요. 심사위원들이 가장 많이 보기 때문에 포징을 최대한 이 부분이 보이도록 연구를 많이 해요. 작년에 포징의 중요성을 깨달아서 몸 만드는 것만큼 포징 연습을 많이 했었어요. 지난 올림피아 아마추어 갔다 올 때부터 포징의 중요성을 알았죠.
어떤 식으로 변화를 시도하셨나요?
권 : 작년 같은 경우, 라스베가스랑 홍콩을 갔었는데 라스베가스 때는 포징을 괜찮게 했더라고요. 홍콩에서 긴장을 많이 했는지 모니터링을 했을 때 포징을 너무 못했더라고요. 한국에 들어와서 슬럼프가 와서 운동을 안 했어요. 포즈가 진짜 중요하구나. 모르는 운동하시는 분들은 피지크라는 게 웃으면서 반바지 입고 팔 돌리는 것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저도 그렇게 생각했기 때문에 포즈의 중요성을 몰랐어요. (라스베가스가 홍콩보다 포징이 잘 된 이유가 있을까요?)라스베가스 갔을 때는 백스테이지에서 김준호 교수님, 강경원 교수님 등 한국 분들이 꽤 계셨어요. 먼저 대회를 뛰시는 모습을 보니까 힘이 나고 축제같은 분위기였어요. 보고 싶었던 선 분들도 보게 돼서 선수로 간 느낌이 아니라 긴장이 안 됐어요. 홍콩 때는 포징 룰이 조금 있었어요. 미국에서는 하지 말라고 하는 건 없었는데, 홍콩 때는 주심판 분이 손가락 펴고 하는 등 하나하나 지적이 들어왔어요. 그래서 리듬이 깨져버려서 포징을 못했죠. IFBB 포징 규정이 조금 바뀌었어요. 분위기가 달라서 지적을 많이 하고 제일 많이 지적을 받았던 것 같아요. (웃음) 그 후 보안도 많이 됐죠. 그때는 그런 마음이 있었어요. 이 포징이 안 예쁘니까 연구를 해서 다른 포징을 하자는 생각으로 쿼터턴을 그렇게 했어요. 안되는 것도 되게 해야 했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니깐 피했던 것 같아요. 잘되는 것을 두고 내가 어렵다고 생각한 것을 연습했어요. 그 이후에 지적이 들어와도 할 수 있도록 꾸준히 연습하며 준비를 했어요.
최근에 특별히 이 부위를 강화하기 위해 하시는 운동이 있나요?
권 : 제가 신체에 비해 비율이 깨지는 부분이 가슴인데, 흉근이 너무 커요. 상대적으로 어깨가 작아 보여서 어깨 운동을 중점적으로 하고 있어요. 비율을 맞추려고 어깨 운동을 다른 선배님, 후배님께 어드바이스도 많이 받고 있어요. 효과는 확실히 몸소 느끼고 있어요. 운동이 중점이 돼야 하겠지만 영양적으로도 어드바이스를 많이 받고 있어요. 삼박자가 맞아야 할 것 같아서 공부하고 있어요. 작년에는 준비가 안 되어 있었던 것 같아요. (웃음) 그냥 느낌대로.
영양적으로는 어떻게 바뀌고 계시나요?
권 : 제가 매번 대회 나갈 때마다 다이어트 방식이 달랐거든요. 먹는 음식도 다르고 타이밍도 달랐어요. 대회를 뛰면서 메모를 자주 하는 편이에요. 일기형식으로 느낌이나 몸 상태를 적어뒀어요. 대회 때 좋았던 부분만 추스르니 리스트가 짜지더라고요. LA에서 대니 조라고 도와주시는 분이 있는데, 영양학적으로 식단에 해박하시니 분이에요. 그분이 1주일에 2~3번씩 팁을 주시고 몸 상태를 체크해주세요. 그분은 SNS 통해서 먼저 손을 내밀어 주셔서 소통하고 있어요.
어머님이 "그거 해서 언제 돈 벌래?"라는 질문에 "지금 운동으로 사람을 벌고 있습니다."라는 말씀을 하셨는데 어떤 의미를 담고 계시는지?
권 : (어머님이) 항상 얘기하세요. 원래 트레이너를 하려고 한 건 아니고 전에는 어머님 일을 도와드리고 장사, 쇼핑몰 등 이것저것 일을 했어요. 선릉역에 은행에서 일하기도 했고요. 하고 싶은 일을 바로 하는 스타일이라서요. 어머님이 한정식집을 하시는데 몸이 안 좋아지셔서 일을 도와드리며 운동을 꾸준히 하고 있었죠. 뭘 할까 생각을 많이 했죠. 좋아하는 일을 생각하니 운동이 떠오르더라고요. 보디빌딩 백과를 보는데 너무 재밌는 거예요. 이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해서 트레이너를 시작했죠. 어머님이 지금 하는 일을 탐탁지 않아 하시고 운동을 많이 반대하셨어요. 제가 선수생활 한다고 해서 돈을 많이 벌어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항상 걱정하시죠. 언제까지 이 일로 아이를 양육할 수 있겠냐고 하시죠. 어렸을 때부터 저희가 좋은 형편은 아니라서 어머님이 항상 걱정하셨죠. 제가 그 말을 자주 듣다가, 돈보다 사람이 먼저라고 생각해서 사람을 벌고 있다고 했죠. 사람이 저를 살게끔 믿어서요. 저만 잘났다고 잘 사는 것이 아니니깐요. 저한테 했던 말이고 저처럼 힘든 상황에서 선수생활 하시는 분들 공감가라고 SNS에 올린 거에요. (웃음)
해부학을 보고 운동에 흥미를 느끼셨다고 하셨는데 운동은 언제부터 하신 건가요?
권 : 전역 후, 23살에 다이어트 목적으로 시작했죠. 해부학을 보게 된 계기는 운동을 체계적으로 하지 않고 하니깐 다치기도 하고 운동 명칭이 궁금하기도 했어요. 제가 원래 무언가에 빠지면 파는 것을 좋아해요 . (웃음) 책을 한 두 권씩 사다 보니 빠졌죠. 트레이너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죠. 프리랜서로 한두 명 봐주면서 센터 가서 청소도 하고 빨래 개면서 했죠. 트레이너로 생활한 지는 6년밖에 안됐어요. 원래는 교수가 하고 싶었고 강단에 서고 싶었어요. 대학교를 졸업 못 해서 작년에 스포츠재활학과 김범수 교수님께 배우고 있었죠. 그 쪽으로 나가고 싶었죠. 사람 일은 모르는 거더라고요. (웃음)
첫 대회는 언제였어요? 어떤 계기로 시작하셨나요?
권 : 작년 NFC였어요. 선수는 작년 7월에 등록해서 1년도 안 됐어요. 원래는 대회를 뛸 생각이 없었고 트레이너로 면접을 보러 다니니깐 프로필 한 장이 없더라고요. 프로필 찍으려다가 형제처럼 지낸 동생이 있어요. 그 동생이 대회를 같이 신청하자고, 이왕이면 국가대표 선발전으로 하자 해서 하게 됐죠. 그랑프리도 운이 정말 좋았죠. 감점된 포징만 했더라고요.
그 당시, 어떤 부분이 어필되었다고 생각하시나요?
권 : 몸 상태는 정말 좋았어요. 선수가 겸손해야 되는데, 그때 사진을 보면 다이어트가 잘 되어 있더라고요. 포징에 대한 연구는 없었는데 피지크라는 종목은 보디빌딩과 다르게 웃으면서 팔 돌리는거로 생각했거든요. 외국 동영상만 봐도 웃고 있어서 잘 웃자고 생각했어요. 웃었던 것도 VIP석에 아기가 있었어요. 아기만 보고 계속 웃었죠. 절대 웃음이 안 나오는데 잘 나왔죠. 아기가 V하고 있었어요. 그 때 국가대표 달고 미국 가는 올림피아에 선발이 된 거죠. 집이 잘산다는 등 오해도 많았죠.
그러한 오해에 대해 신경은 쓰였나요?
권 : 저는 원래 신경 쓰는 타입은 아니라서요. 댓글에 몸이 저런 사람이 나가냐, 저게 국가대표냐 하는 말들이 많았어요. 그래도 별로 개의치 않았어요. 그냥 부럽거나 '내가 안 좋게 보여서 그랬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굳이 오해를 풀어줄 필요도 없으니깐요.
본인만의 운동에 대한 철학이 있으신가요?
권 : 보디빌더도 그렇고 운동하시는 분들은 다들 철학은 있으신 것 같아요. 해야 되는 일이랑 하고싶은 일 중에 전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고 돈을 벌고 있어요. 저는 솔직히 운동을 평생 하고 싶어요. 이 운동을 하면서 오래오래 할 수 있게 안 다쳤으면 좋겠어요. 일반 회원님들을 봤을 때 아픈데도 없다고 생각하지만 일반인보다 아픈 데는 많죠. 저보고 몸짱이라고 많이 하시지만, 몸짱은 일상생활을 할 때, 등산할 때 아픈 곳이 없는 사람이 몸짱이라고 생각해요. 그 사람들이 몸이 더 좋다고 생각해요. 가족이 있으니 안 아픈 게 좋죠.
결혼은 언제 하셨나요? 지금 와이프 분은 얼마나 만나셨죠?
권 : 아이가 지금 6살이고 제가 결혼을 2010년에 했어요. 어머님이 혼자 계시고 제가 외동아들이다 보니 일찍 했죠. 또. 제가 자리가 잡히면 좀 더 열심히 살 것 같아서요. 와이프는 군대 말년병장 때 휴가 나와서 만났으니깐 연애는 6년 정도 되고 만난 지는 12년째 됐죠. 제가 한 번 빠지면 깊게 빠지고 지금도 잘 싸우지는 않아요. 싸운 횟수가 손가락으로 꼽아요. 제가 성격이 좋다기보다 와이프 분이 이해심이 많고 지혜로운 사람이에요. (싸우지 않는 비결은 무엇일까요?) 서로에 대한 존중이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아무리 화가 나도 상대방을 깎아내리지 않고 그 사람을 존중해줘야 해요. 와이프가 내 남편이지만 존경스러운 사람이라고 항상 얘기해요.
운동을 할 때 부인분이 어떤 도움을 주시는지? 부인 분이 위로가 되는 말도 해주시나요?
권 : 와이프가 요리를 진짜 잘해요. 요리에 대한 열정이 있어요. 칼로리랑 탄수화물, 단백질 함량을 계산해서 이렇게 먹으면 이 정도 g 수가 나온다고 저한테 영양사처럼 얘기를 해줘요. 이번에는 이 음식이 어때라고 추천도 해요. 대회를 나갈 때마다 질리지 않게 다른 식단을 줄려고 해요. 그 전에는 잘 몰랐죠. '왜 이렇게 먹어?'라고 질문을 하면서 운동하는 사람은 '이걸 먹어야 하는구나'라고 조금씩 알아가더라고요. 외적으로는 음식이지만 와이프가 해탈한 경지에 이르러서 (웃음) 마음이 되게 넓어요. 대회에서 힘들어하면 나이가 어린 친구지만 엄마처럼 다독여줘요. 정신적 지주죠 .이 운동을 해서 제가 잘 되야할 이유 중 하나에요. 제가 볼 땐 완벽해요.
작년에 올림피아에 출전하시고 이번에 다시 도전하시잖아요. 감회가 남다르실 것 같아요.
권 : 그렇죠. 1년 사이에 선수층이 이렇게 두꺼울 줄 몰랐고요. 우리나라에서 갑자기 피지크 선수가 많아질 줄은 예상은 했지만 상상을 못 했어요. 대회 나갈 때마다 깜짝깜짝 놀라요. 선수들이 바디 상태도 좋고 연구를 너무 많이 하고 나오시고, 나이도 저보다 어려요. 백스테이지 가보면 제가 나이가 제일 많아요. 뭔가 하나라도 뛰어나야 하는데, 그래서 중점으로 둔 게 포징이었죠. 올림피아 나가는 선수들 보면 다 똑같죠. PRO 카드를 달려고 하고 큰 무대에 서고 싶고 태극기를 달고자 하는 이유는 충분하잖아요. 제가 원하는 건 프로카드고 실수 없이 무대에 연출하는 것이 제 목표에요.
NFC 출전하는 선수분들 중에 눈여겨보는 선수가 있나요?
권 : 제 체급은 아닌데, 윤우현 선수라고 있어요. bk오픈바디 클래식에서 피지크 그랑프리 하신 분이에요. 어드바이스 많이 받고 좋으신 선수분이에요. 또, 안현준 선수도 몸 상태가 좋으시더라고요.
앞으로의 목표와 포부는 어떻게 되시나요?
권 : 저는 아직도 선수라는 말이 어색해요. 저는 대회장에서 권순호 선수님 아니세요? 라고 하면 손발이 오글거려요. 저는 트레이너라고 불리는 게 마음이 편해요. 제 센터 차려서 가족 부양하는 것이 좋아요. 보디빌딩 하면 김준호 선수님처럼 떠오르는 선수가 있잖아요. 피지크라고 하면 떠오르는 대명사가 되고 싶어요. 이 일을 오래 하는 것이 목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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