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음료는 고카페인으로 순간적인 각성효과로 피로할 시 남녀 불문하고 자주 섭취하는 음료다. 이러한 고(高)카페인 에너지 음료를 과다 섭취 시 청소년에게는 자살 생각 빈도를 높이는 데 관련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고카페인 에너지 음료를 섭취하지 않은 고교생에 비해 매일 1회 이상 고카페인 음료를 마시는 고교생은 자살 생각을 네 배 가까이 더 자주 했다. 국내에선 2010년 이후 청소년과 20대를 중심으로 ‘레드불’ㆍ‘핫식스’ 등 고카페인 에너지 음료의 소비가 급증하면서 카페인 섭취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0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순천향대 보건행정경영학과 민인순 교수팀이 지난해 질병관리본부가 실시한 11차 청소년 건강행태 온라인 조사 자료를 토대로 중학생 3만3374명, 고교생 3만2694명 등 총 6만6068명의 청소년의 고카페인 에너지 음료 섭취 실태와 자살 생각 등과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
이 연구에서 중학생의 88.5%, 고교생의 88%는 고카페인 에너지 음료를 ‘섭취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고교생은 고카페인 에너지 음료를 섭취하지 않는 학생 대비, 고카페인 에너지 음료 섭취 빈도가 주 1~2회이면 1.26배, 주 3~4회이면 1.84배, 주 5~6회이면 2.42배, 매일 1회 이상이면 3.89배 자살 생각 위험이 증가했다.
고카페인 에너지 음료를 일절 마시지 않는 고교생(2만8779명) 중 자살을 생각한 학생은 3,045명(10.6%)이었으나 고카페인 에너지 음료를 매일 1회 이상 마시는 고교생(242명) 중 자살을 생각한 학생은 71명(29.3%)에 달했다. 중ㆍ고생 모두에서 고카페인 에너지 음료의 음용 빈도가 잦을수록 자살을 생각할 위험이 더 높아진다는 의미다.
중ㆍ고생은 주로 공부에 집중하기 위해서 또는 졸음ㆍ피로 해소를 목적으로 고카페인 에너지 음료를 마시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 교수팀은 논문에서 “카페인 과다 섭취의 부작용이 신경과민ㆍ수면장애ㆍ심계항진(두근거림) 등 청소년의 정신적 건강에 미치는 영향도 심각하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고카페인 에너지 음료의 섭취빈도가 빈번해질수록 자살 생각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성장기 청소년뿐만 아니라 과도한 섭취는 성인에게도 영향력을 끼친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
한편 이 연구결과(우리나라 청소년의 고카페인 에너지 음료 섭취와 자살 생각과의 관련성)는 한국학교보건학회지 최근호에 소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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