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가스를 튀길 땐 감자를 튀길 때보다 식용유(식용유지)의 교체가 더 자주 필요한 것으로 밝혀졌다. 튀김 음식을 조리할 때 식용유의 종류는 물론, 튀기는 식재료의 종류에 따라 유지의 신선도를 나타내는 산가(酸價)ㆍ과산화물가(過酸化物價)가 크게 달라진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30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건국대 축산식품생물공학과 김진만 교수팀이 튀김 식품의 식용유지별ㆍ튀김 횟수별 산가ㆍ과산화 물가의 변화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 '튀김 횟수에 따른 튀김식품(돈가스, 감자튀김) 및 식용유지(대두유, 카놀라유, 팜유, 돈지)의 변화'로 통한 연구 결과는 한국식품과학회지 최근호에 소개됐다.
'식품공전'에 설정된 감자튀김 등 일반 식품의 산가 기준은 5.0㎎ KOH/g 이하(콩기름 등 식용 유지 자체는 2.5㎎ KOH/g 이하), 과산화물가 기준은 60 meq/㎏ 이하(식품의 유탕ㆍ유처리에 사용하는 식용유지 자체는 50 meq/㎏ 이하)다. 돈가스 등 축산물에선 산가ㆍ과산화물가 허용기준이 설정되지 않았다만 연구팀은 일반 식품 기준을 적용해 감자튀김과 돈가스를 비교했다.
튀김 횟수가 크게 늘어나면 식용유는 물론 튀김 음식도 산가ㆍ과산화물가 허용기준을 초과하게 마련이다.
연구 결과 돼지기름(돈지)와 콩기름(대두유)으로 돈가스ㆍ감자튀김을 조리한 경우 해당 식용 유지는 각각 40회ㆍ50회 반복 사용했을 때 산가 허용기준에 도달했다. 튀김용 식용유로 채종유를 사용한 경우 채종유 자체가 산가 허용기준에 도달한 것은 돈가스 50회, 감자튀김 70회 튀겼을 때였다. 팜유로 돈가스를 90회 튀기면 이 팜유가 산가 허용기준에 도달한 데 비해 감자튀김 100회를 튀긴 팜유는 산가 기준에 도달하지 않았다. 이 결과는 일반 식품인 감자보다 축산물인 돈가스를 튀길 때 사용한 식용유지 더 빠르게 산가 허용기준을 초과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돈가스ㆍ감자튀김 등 튀김 음식 자체의 산가도 일반 식품(감자)을 튀길 때보다 축산물(돈가스)을 튀길 때 더 빠르게 허용기준을 초과했다.
김 교수팀은 논문에서 “산가는 유지의 산패 정도를 측정하는 지표로, 유지의 품질저하를 일으키는 유리지방산의 함량을 나타낸다”며 “튀김 횟수가 늘어날수록 식용유지와 튀김 식품의 산가가 모두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콩기름으로 튀긴 돈가스는 60회, 감자튀김은 80회에서 과산화 물가 허용기준에 도달했다. 채종유로 튀긴 돈가스와 감자튀김이 과산화 물가 기준에 도달한 횟수는 각각 70회ㆍ90회 반복해 튀겼을 때였다.
김 교수팀은 논문에서 “튀김 음식을 안전하게 섭취하려면 튀김용 식용 유지의 품질관리가 매우 중요하다”며 “튀김유의 품질 저하 정도는 튀김 재료의 종류, 튀김 방법, 튀김 온도 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 적정 식용유 교체 시기 등을 일률적으로 설정하긴 힘들다”고 지적했다.
보통 튀김유는 한두 번 사용하고 버려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튀김 요리를 하는 일반 가정에선 기름이 없어질 때까지 계속 사용하는 경우가 58.9%, 새 기름을 섞어 사용횟수에 관계없이 계속 쓰는 경우가 41.1%였다는 조사결과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