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가 진행될수록 뇌도 나이가 들면서 인지기능이 떨어진다. 그러나, 특정 음식물 섭취가 부족하면 인지 기능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고등어ㆍ고추ㆍ귤ㆍ수박의 섭취 횟수가 적으면 노인의 인지능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더 높다고 밝혀졌다. 인지력이 낮은 노인은 혈관 건강에 이로운 지방으로 알려진 불포화 지방의 섭취가 적었다. 고등어ㆍ고추ㆍ귤ㆍ수박은 불포화 지방이 풍부한 식재료로 뇌세포 생성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29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국민대 식품영양학과 장문정 교수팀은 2012년 경기도 용인시 치매예방관리센터를 방문한 60세 이상의 노인 409명을 대상으로 인지기능검사ㆍ식생활조사 등을 수행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노인의 인지기능 상태에 따른 식품과 영양소 섭취실태를 조사한 연구결과는 한국영양학회가 출간하는 학술지(Journal of Nutrition and Health) 최근호에 소개됐다.
실험에 참여한 노인의 평균 나이는 73.3세로, 장 교수팀은 연구 대상 노인이 섭취한 63가지 식품의 하루 평균 섭취 횟수를 조사했다. 노인의 인지기능에 따라 섭취빈도에서 차이를 보인 식품은 6가지였다. 인지 기능이 떨어진 노인의 밥ㆍ과자 섭취횟수는 정상 노인보다 많았고, 고등어ㆍ고추ㆍ귤ㆍ수박의 섭취횟수는 적었다. 쌀밥의 경우 인지력이 낮은 노인은 하루 평균 섭취횟수가 0.71회였는데 정상 노인은 0.49회였다. 고등어의 하루 평균 섭취횟수도 인지 기능이 떨어진 노인(0.12회)과 정상 노인(0.17회) 사이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고추의 하루 평균 섭취횟수도 인지기능이 정상인 노인(0.36회)이 인지력이 낮은 노인(0.27회)보다 많았다.
쌀밥을 많이 먹으면 식이섬유의 섭취량이 감소하고 과자를 과다 섭취하면 포화지방ㆍ트랜스지방을 많이 먹게 돼 인지 기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연구팀은 풀이했다. 어떤 음식을 즐겨 먹느냐는 인지기능 손상 또는 치매로의 진행 예방에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장 교수팀은 논문에서 “고등어엔 혈관 건강에 좋은 오메가-3 지방 등 불포화지방이 많이 들어있고, 고추는 동물실험에서 기억력 감퇴를 예방하고, 인슐린 저항성의 악화를 막는 것으로 밝혀졌다”며 “귤ㆍ수박엔 인지 기능과 관련된 파이토케미칼이 풍부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 중 25.7%(105명)가 인지 기능 저하로 판정됐다. 인지 기능이 떨어진 노인은 정상 노인보다 ‘운동을 거의 하지 않는다’는 비율이 더 높고, ‘거의 매일 운동을 한다’는 비율은 낮았다. ‘1주일에 한 번 또는 전혀 운동하지 않는다’는 비율이 기능 저하 노인은 48.1%, 정상 노인은 33.8%였다.
장 교수팀은 논문에서 “뉴욕 노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지중해식 식사를 즐기는 사람의 알츠하이머형 치매 발생 위험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채소ㆍ콩ㆍ과일ㆍ견과류ㆍ생선의 섭취가 많고, 적색육ㆍ유제품의 섭취는 적으며, 불포화 지방 섭취 비율이 높고, 알코올을 하루 30g 미만 섭취하는 것이 지중해식 식사의 특징”이라고 기술했다.
위 연구결과를 통해 식습관뿐만 아니라, 운동과의 적정 비율이 인지 기능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신체는 꾸준히 퇴화하며 필요한 영양소를 찾기 때문에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