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시 태아와 산모는 같은 음식으로 영양소를 섭취한다. 그러므로 산모는 항상 음식섭취에 신중해야 한다. 참치, 연어 등과 같이 중금속이 농축된 가능성이 높은 생선은 섭취를 줄이는 것이 좋다. 또한, 율무나 녹두 등 찬 성질의 음식은 소화불량을 일으키고, 특히 율무 경우 양수 부족 현상으로 조기 출산 우려가 있다. 이처럼 음식의 영양소가 산모와 태아에게 영향을 미치는 만큼, 태아의 성장에도 영향을 준다.
임산부가 비타민의 일종인 콜린(choline) 섭취 부족할 시 태아의 두뇌 발달이 지연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콜린은 필수 영양소 중 하나이지만 성인의 90% 가량이 음식을 통해 하루 섭취 권장량을 채우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미국 일리노이대학 라이언 딜거 교수팀이 임신한 암퇘지에게 콜린이 부족한 사료를 제공했더니 돼지 젖의 성분이 크게 바뀐 것으로 드러났다. 이 연구결과는 ‘영양학 저널’(The Journal of Nutrition) 최근호에 소개됐다.
콜린은 엽산과 매우 유사한 물질이다. 둘 다 초기 두뇌 발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영양소지만 콜린이 상대적으로 홀대 받는 셈이다. 콜린은 엽산처럼 비타민 B군의 일종이다. 콜린은 엽산의 여러 역할을 대신하므로 콜린을 섭취하면 엽산 결핍에 따른 부작용을 예방ㆍ완화할 수 있다. 신경관 결손 등 기형 예방엔 엽산보다 콜린이 더 효과적이다.
연구팀은 실험을 통해 임신한 돼지에게 콜린을 충분하게 또는 부족하게 공급했을 때 새끼 돼지의 두뇌 발달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를 연구했다. 이때 태어난 새끼 돼지에겐 콜린이 충분하거나 부족한 먹이를 각각 먹였다. 연구팀은 새끼 돼지가 출생 이후 콜린의 섭취량보다 어미가 임신 도중 콜린을 섭취한 정도가 새끼의 두뇌 발달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임신한 어미 돼지에게 콜린 부족 또는 콜린 결핍 사료를 제공했다. 새끼를 낳은 지 0일(초유), 7~9일(성숙한 돈유), 17~19일(젖떼기 전) 후에 얻은 어미 젖의 콜린 대사 산물ㆍ지방산ㆍ아미노산 농도를 분석했다. 어미의 젖에서 콜린과 베타인(콜린의 산화물) 함량이 계속 감소했다. 반대로 젖의 지방산ㆍ아미노산 함량은 출산 후 19일까지 지속해서 증가했다.
연구팀은 “사람의 경우에도 가임기 여성은 식사를 통해 콜린을 충분히 섭취할 필요가 있다”며 “여러 나라에서 임신 중 엽산 보충을 의무화하고 있지만, 콜린에 대해선 추가 제공 프로그램이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콜린은 달걀ㆍ우유ㆍ닭고기ㆍ생선ㆍ소고기 간ㆍ콩ㆍ곡물 등의 섭취를 통해 보충할 수 있다. 사람과 동물의 젖과 아이의 조제분류에도 함유돼 있다. 충분한 콜린 보충을 위해선 하루에 달걀노른자 3개를 섭취해야 한다. 그러므로, 임신 시 태아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충분한 콜린 섭취가 대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