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은 대표적인 식물성 단백질 식품이어서 흔히 ‘밭에서 나는 소고기’로 통한다. 한국인이 즐겨 먹는 콩에는 반드시 식품을 통해 섭취해야 할 트립토판 등 필수 아미노산이 모두 들어 있다는 사실이 국내 학자의 연구를 통해 확인됐다. 종래엔 콩의 단백질은 한두 가지 필수 아미노산이 빠진 불완전 단백질로 통했다.
16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김행란 농식품자원부장팀이 국내 대형 마트에서 구입한 대표 국산 콩 네 종류(백태ㆍ서리태ㆍ흑태ㆍ서목태)의 단백질ㆍ아미노산 함량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 '콩의 종류 및 조리방법에 따른 단백질ㆍ아미노산 함량 변화' 연구는 한국식품조리과학회지 최근호에 소개됐다.
국민의 선호도가 높은 네 가지 콩 중 단백질이 가장 많이 든 것은 서리태(100g당 43.1g)였다. 다음은 서목태(42.7g)ㆍ흑태(40.9g)ㆍ백태(40.8g) 순이었으나 종류 별로 큰 차이는 없었다.
콩은 조리방법에 따라 단백질 함량이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삶은 콩→볶은 콩→생콩 순서로 단백질이 많이 들어 있었다. 콩을 삶거나 볶으면 생콩에 비해 콩을 삶으면 6~7%, 콩을 볶으면 2~3% 단백질 함량이 증가했다.
김 부장팀은 논문에서 “콩에서 트립토판이 일절 검출되지 않았던 기존 연구결과와는 달리 이번에 분석한 4종의 콩에선 모두 미량(콩 100g당 0.4g)의 트립토판이 검출됐다”며 “필수아미노산의 하나인 트립토판은 체내에서 비타민 B군의 일종인 나이아신(niacin)으로 전환돼 나이아신 결핍증상, 즉 펠라그라(pellagra) 예방을 돕는다”고 기술했다.
트립토판은 ‘행복 물질’인 세로토닌의 원재료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식품에서 이용되는 아미노산(단백질의 기본 물질)은 모두 20가지이며, 그 가운데 체내에서 충분한 양이 합성되지 않아 반드시 식품을 통해 섭취해야 하는 것을 필수아미노산이라 한다. 콩에 가장 많이 든 아미노산은 글루탐산(100g당 약 7g)이고, 가장 적게 함유된 아미노산은 트립토판ㆍ메티오닌이었다. 글루탐산은 MSG의 핵심 성분이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이번 연구결과가 우리 콩의 우수성을 보여주는 기초자료가 될 것”으로 판단했다.
한편 국내에선 식품제조에 각각 다른 종류의 콩을 사용해 왔다. 장류(된장ㆍ고추장)ㆍ콩기름ㆍ유부ㆍ두부ㆍ두유 등의 제조ㆍ가공엔 노란 콩인 백태가 주로 이용됐다. 검정콩인 서리태와 흑태는 밥과 함께 혼식용 또는 콩 조림에 주로 들어간다. 서목태(쥐눈이콩)는 검정콩 중 크기가 가장 작고 윤기가 난다. 해독 효과가 알려져 한방 재료로 널리 사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