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을 줄이면 일반 된장보다 항균 능력이 떨어지거나 맛이 부족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기 쉽다. 나트륨 섭취를 줄이기 위해 저염 된장을 선택하려는 소비자는 맛을 선택할지에 대한 고민에 빠진다. 하지만, 오히려 소금 농도를 줄인 된장이 감칠맛 등 일반 된장보다 오히려 더 뛰어난 맛이 드러났다. 된장의 세균수 등 품질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맛을 유지할 수 있는 저염 된장의 최적 염도는 8% 정도인 것으로 밝혀졌다.
6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발효식품과 김소영 박사팀이 된장을 네 가지 염도(4%ㆍ8%ㆍ15%ㆍ20%)로 제조하여 12월 동안 맛ㆍ세균수ㆍpH 등의 변화를 추적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 '다양한 염도에서 제조한 된장의 장기 숙성 시 품질변화'에 관한 연구는 한국식품저장유통학회지 최근호에 소개됐다.
연구팀은 맛 센서를 이용해 염도가 다른 네 된장에 대한 관능검사를 했다. 김 박사팀은 논문에서 “염도가 재래식 된장의 절반 이하 수준인 염도 8% 짜리 저염 된장의 맛이 가장 뛰어났다”며 “쓴맛ㆍ떫은맛이 적었고 신맛은 약했으며 감칠맛은 높았다”고 분석했다. "염도가 8%면 바실러스균 등 미생물 억제에도 문제가 없어 안전하면서도 맛이 좋은 저염 된장 제조가 가능하다고 추정"한다고 밝혔다.
김 박사팀은 논문에서 “된장은 항암ㆍ면역력 증진ㆍ혈압 강하ㆍ고지혈증과 당뇨병 개선ㆍ혈전을 녹이는 효과 등 여러 건강 효과가 알려져 있다”며 “다양한 효능에도 불구하고 일부에서 된장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는 것은 부패를 억제하기 위해 과도하게 사용된 식염으로 인해 고혈압ㆍ뇌졸중ㆍ위암ㆍ신장 질환ㆍ간 경변 등 생활습관병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된장은 대두를 주원료로 한 우리나라 고유의 발효식품으로 저장성이 뛰어나고 특유의 맛과 향을 지녔다. 특히 곡류 및 채식 위주의 한국인 식생활에서 단백질 공급 식품으로 자리 잡아 왔다. 된장은 재래식 된장과 개량식 된장으로 분류된다. 개량식 된장의 염도는 약 12% 이하이지만 보존료가 첨가되지 않는 재래식 된장의 염도는 15~20%에 달한다. 된장의 미생물 수는 염도와 상관없이 발효 12개월 동안
바실러스(발효 세균)를 중심으로 g당 1억~10억 마리로 엇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한편, 같은 발효식품인 김치 역시 염도가 낮을수록 신맛ㆍ감칠맛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있다. 이와는 달리 저염 된장은 신맛은 더 약하면서 감칠맛이 높은 특징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