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범죄도시'에서 폭발적인 존재감을 드러낸 마동석은 극중 강력반 형사로 등장한다. 범죄자들을 한 방에 제압하며 최종 보스 '장첸'마저 맨손으로 때려 잡는다.
이처럼 영화나 웹툰에서나 나올 법한 '퍼펙트 바디 폴리스맨'이 있으니 '폴리스 빌더'로 불리는 박성용 경사다.
▲ 사진=박성용 경사 제공
서울 영등포경찰서를 지키던 박성용 경사는 최근 부천 오정 경찰서로 자리를 옮겼다. 팔뚝 굵기만 20인치(약 50.8cm)에 달하는 박성용 경사를 만나기 위해 부천오정경찰서를 방문했다.
#부천오정경찰서 #영등포경찰서 #출퇴근 #가족
부천오정경찰서에서 근무하는 박성용 경사입니다. 영등포는 정말 바쁜 지역이었는데 결혼을 하고 아이가 생기니 임신한 아내를 챙겨주기 어려웠어요. 아이가 태어나고 더 넓은 집으로 가기 위해 처갓집이 있는 부천으로 일터를 옮겼습니다.
#보디빌딩 #입문 #15년 #육상 #부상
어렸을 때 농구와 육상을 전공했는데 부상 때문에 그만뒀습니다.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셨는데 나중에 자식이 생기면 건강한 아빠가 되겠다고 다짐했죠. 보디빌딩에 입문하게 된 결정적 계기에요. 2003년부터 시작했으니 이제 15년 됐습니다.
#경찰 #보디빌딩 #운동
출근 전에 꼭 운동을 합니다. 새벽 4시에 일어나서 운동을 하고 출근하는 방식이죠. 이제 습관이 돼서 운동을 안 하면 몸이 둔해지는 것 같아요(웃음).
▲ 박성용 경사가 부천오정경찰서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일영 PD
#장점 #어깨 #약점 #하체
가장 자신있는 부위요? 어깨라고 생각합니다. 남자는 어깨 아닙니까?(웃음). 어깨를 키우는 방법도 많이 연구하는 편입니다.
보완이 필요한 부분은 하체인데요. 하체 운동을 하고 출근한 적이 있는데 범인을 쫓는 상황에서 지친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하체 운동을 주 2회에서 1회로 줄였는데, 지금은 하체가 상대적으로 약하죠.
#운동철학 #부상 #저중량 #스쿼트
운동 철학이요? 다치지 않게 운동하는 것입니다. 고중량 위주의 일반적인 운동법은 부상의 위험이 크다고 생각해요. 건강한 몸을 만들기 위해 운동을 하는데 부상을 당하면 안되죠.
저중량으로 몸 만드는 방식을 터득해 수 년째 유지하고 있습니다. 스쿼트는 런지로 대체하고 데드리프트 대신 턱걸이를 하는 방식이죠. 중요한 것은 가벼운 중량과 올바른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검거왕 #운동 #범인제압 #실무 #방어
사실 경찰은 공격적인 입장보단 방어해야 하는 직업입니다. 보디빌딩을 통해 몸집을 키우다보니 좋은 일도 많은데요. 가령 동료와 함께 취객을 상대할 땐 저한테 시비를 걸지 않거나, 범인의 자백을 빠르게 받아내는 장점이 있습니다.
방어적인 입장에서 제압하기 때문에 공무원 가운데서도 경찰이라는 직군이 보디빌딩에 알맞다고 느껴요.
▲ 민원인을 응대하는 박성용 경사. 사진=박성용 경사 제공
#멘토 #지인 #보디빌더
제가 멘토로 꼽는 분은 간호사 보디빌더 허윤 선수입니다. 지금은 간호사를 그만 두셨지만, 당시 광명시체육회 소속으로 활동하시면서 저에게 많은 조언을 해주셨죠. 결혼식 때 찬조 공연도 해주시고 대회 준비 기간에도 많은 도움을 주셨습니다.
#대회 #보디빌딩 #2013년 #국가대표
대회에 나간 것은 2013년입니다. 당시 달력부터 시작해서 소방관들이 운동한 몸매를 뽐내며 화제가 됐었어요. 사실 몸은 경찰들이 더 만드는데, 이슈를 끌 수 있는 대회나 이벤트가 없어서 고민했습니다.
국가대표 선발과 세계대회 우승을 통해 청장님께 실질적인 건의를 드리려고 했습니다. 제5회 WBPF 세계 클래식 보디빌딩 대회에서 우승을 하지 못해 이루지 못했죠(웃음). 사실 2013년도 보디빌딩 국가대표 목표를 이룬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딸 #딸바보아빠 #아내 #가족
딸이 태어난 지 9개월 됐습니다. 성격이 거칠었던 제가 딸이 태어나면서부터 순하게 변하더라구요. 이제는 딸이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둘째도 딸이었으면 좋겠어요(웃음).
아내는 2016년쯤 디엠짐이라는 PT샵을 오픈했는데 요즘은 같이 운동하면서 틈틈이 대회 준비중입니다.
▲ 박성용 경사가 아동학대 방지대책의 일환인 '아이들을 지켜주세요' 캠페인 뱃지를 가르키고 있다. 사진=이일영 PD
* 인터뷰를 마친 박성용 경사는 '장래의 사위가 보디빌더라면'이라는 물음에 "너무 좋죠. 특히 장인과 사위가 같이 시합을 뛰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네요”라며 밝게 웃었다.
채성오 기자 (so.chae@ggj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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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18-02-28 1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