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성인의 절반 이상이 사랑니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사랑니를 뽑는 첫 번째 이유는 ‘아파서’이고, 사랑니를 뽑지 않는 이유의 절반 이상이 ‘사랑니가 나지 않아서’였다.
15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신한대 치위생학과 이경희 교수팀이 지난해 12월 서울ㆍ경기 거주 20세 이상 성인 294명을 대상으로 사랑니 발치 여부 등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 '사랑니 발치에 대한 인식에 관한 연구' 연구결과는 한국치위생학회 최근호에 소개됐다.
치아의 가장 안쪽에 자라나는 사랑니는 입안에서 가장 늦게 나오는 치아다. 보통 이성(異性)에 대한 호기심이 많을 때인 사춘기 이후(17∼25세)에 나기 시작하며, 맹출 시 마치 첫사랑을 앓듯이 아프다고 하여 사랑니란 명칭이 붙게 됐다.
국내 성인의 사랑니 발치 경험은 ‘없다’가 57.8%로 ‘있다’(42.2%)보다 많았다. 사랑니를 발치한 이유는 ‘아파서’가 43.5%로 가장 많았고, 다음은 ‘사랑니 때문에 다른 치아에 이상이 생겨서’(14.5%), ‘관리하기 힘들어서’(14.5%), ‘불편해서’(12.9%) 순이었다.
사랑니를 발치하지 않은 이유는 ‘사랑니가 나지 않아서’가 51.8%로 절반을 넘었다. ‘발치해야 할 필요성을 못 느껴서’(21.8%), ‘사랑니가 곧게 나서’(10.6%), ‘아플까봐’(7.1%) 등도 사랑니 발치를 피하거나 미루는 이유였다.
국내 성인은 대부분 사랑니 주변에서 심한 통증을 느끼거나 인접 치아에 나쁜 영향이 나타났을 때 사랑니 발치를 결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사랑니를 불필요한 치아 또는 꼭 뽑아야 하는 치아로 알고 있는 사람이 많지만 불완전하게 나거나 염증ㆍ충치가 심한 경우가 아니라면 굳이 발치할 필요는 없다. 사랑니가 턱뼈(악골)에 잘 맹출된 경우 발치를 하지 않아도 되지만, 매복돼 있거나 인접 치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 치과의사의 판단으로 발치가 필요하다.
이 교수팀은 논문에서 “발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나 잘못된 인식으로 인해 사랑니를 빼야 한다는 치과의사의 진단을 받고도 발치를 거부하거나 미루는 사람이 있다”며 “제때 사랑니 발치를 하지 않으면 더 큰 문제가 생길 수 있으며, 환자의 비협조는 치료를 어렵게 하고 치료시간을 지연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