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한 사람은 정상 체중인 사람에 비해 밥은 적게 먹고 면 음식을 더 즐겨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정제된 밀가루로 만든 면 음식은 비만 촉진 요인이지만 비만한 사람은 이를 잘 인식하지 못했다.
13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강원대 의학전문대학원 예방의학교실 이상아 교수팀이 전국의 건강검진센터 39곳에서 모집한 40세 이상 성인 남녀 13만 7,363명을 대상으로 면접 설문 조사를 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 '한국 성인 비만 집단의 탄수화물 급원 식품 섭취 분포 및 노출 위험도' 연구결과는 대한지역사회영양학회지 최근호에 소개됐다.
연구팀은 최근 1년간 섭취한 탄수화물 식품의 종류와 1회 섭취량ㆍ섭취 기간 등을 질문해, 연구 대상자가 어떤 탄수화물 식품을 얼마나 자주 섭취하는지를 조사했다. 탄수화물 식품은 밥, 면, 떡ㆍ빵, 고구마, 우유ㆍ유제품, 음료, 과일 등 7개의 식품군(群)으로 나눠 분석했다.
연구 결과 체질량지수(BMI)가 25 이상인 비만인은 밥을 비롯해 떡ㆍ빵 등 탄수화물 식품을 정상 체중인 사람보다 상대적으로 적게 섭취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면류는 정상 체중인보다 훨씬 많이 섭취했다.
연구 대상을 면류 섭취량에 따라 5그룹으로 분류했을 때 최대 섭취 그룹(하루 84g 이상)의 비만 위험은 최저 섭취 그룹(하루 14g 미만)의 1.21배였다.
이 교수팀은 논문에서 “면ㆍ빵류의 대부분은 통밀이 아닌 정제 밀로 만들기 때문에 체중 증가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면류의 과다 섭취는 중년 이상의 연령층에서 단백질ㆍ미량 필수 영양소 섭취를 줄여 만성 질환 위험도를 높이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정제당으로 만든 식품의 섭취가 증가하면 몸 안에서 탄수화물이 지방으로 더 많이 전환돼 체내 비만세포의 증가로 이어진다는 다른 연구 결과도 있다.
면류 섭취가 많아질수록 떡ㆍ빵류를 제외한 나머지 식품군의 섭취는 감소했다. 비만한 사람은 정상 체중인보다 유제품ㆍ음료류ㆍ과일류의 섭취가 적었다.
이 교수팀은 논문에서 “유제품ㆍ과일의 섭취가 비만이 되는 것을 막아줄 수 있다는 메타 분석 결과가 있다”며 “비만한 사람은 유제품에서 오는 단백질ㆍ칼슘 등의 섭취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웰빙 효과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연구에서 비만한 사람은 모든 면류를 종류에 상관없이 정상 체중인보다 많이 섭취했으며, 특히 자장면ㆍ짬뽕을 가장 즐겨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