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삼 재배할 때, 하루 종일 어두운 환경보다 오전 중 일정 시간은 더 많은 햇볕을 받도록 하는 것이 질 좋은 인삼 생산에 유리한 것으로 밝혀졌다. 오전에 햇볕을 더 쬔 인삼은 그렇지 않은 인삼보다 뿌리 중량과 사포닌 함량이 증가했다.
농촌진흥청 산하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인삼과 장인배 박사팀은 2014년 3월∼2015년 10월에 걸쳐 약 19개월 동안 햇볕 조절에 따른 인삼의 생육과 품질 변화를 조사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고 19일 밝혔다. 이 연구결과(광환경 조절이 인삼의 생육과 진세노사이드 함량에 미치는 영향)는 한국약용작물학회지 최근호에 소개됐다.
연구팀은 여러 겹의 그늘막 천장 중 두꺼운 그늘막을 매일 아침 열었다가 오전 11시 이후엔 닫는 방식으로 햇볕의 양을 조절했다. 오전 11시 이전엔 기존의 재배 방식보다 더 많은 햇볕을 투과시키고 이후엔 더 적게 투과(광 투과율 3.4%)시켰다. 인삼 성장에 가장 적합한 광 투과율은 5~20%로, 일반 인삼 재배 농가에선 보통 1년 내내 광 투과율을 7% 정도로 유지한다.
인삼의 품질을 비교하기 위해선 대표적 웰빙 성분인 사포닌의 함량을 비교ㆍ분석했다. 연구 결과, 매일 오전에 햇볕을 충분히 쬔 인삼은 하루 종일 옅은 햇볕 아래에서 키운 인삼보다 뿌리의 중량이 81% 늘고 사포닌 함량은 2.37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 투과율이 낮은 환경에서 자란 인삼은 뿌리 중량이 평균 18.4g이었지만 아침마다 햇볕을 더 많이 쬔 인삼의 중량은 평균 33.3g에 달했다.
장 박사는 “인삼은 높은 온도에서 광합성 효율이 떨어진다”며 “기온이 높지 않은 오전 시간에 잠깐 햇볕을 쬐게 한 뒤 기온이 높은 낮 시간에 햇볕을 더 철저히 차단하면 광합성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됐다”고 말했다.
인삼의 잎 면적도 햇볕을 더 쬔 뒤 눈에 띄는 차이를 보였다. 잎 면적은 광합성 효율을 높이는 요소다. 주기적으로 충분히 햇볕을 쬔 인삼의 잎 면적은 4개월ㆍ16개월 뒤 일정하게 낮은 햇볕을 쬔 인삼보다 각각 34.5%ㆍ24.7% 넓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장 박사는 “기온ㆍ습도 등 재배 환경의 변화에 따라 햇볕의 양의 조절해 줄 필요가 있다”며 “햇볕의 양이 많고 뜨거운 여름철이나 고온 상황에선 햇볕을 쬐는 시간을 앞당기는 등의 방법으로 광량(光量)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김나은 기자 (ne.kim@ggjil.com)
<저작권자(c) 개근질닷컴,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 등록 2017-05-19 1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