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수준이 높아지면서 소비자는 저렴한 농산물보다 기능성, 재배환경 등을 꼼꼼히 따져 고품질의 농산물을 선호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농산물의 안전성을 우려하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 이에 맞춰 간편한 검사를 위한 검출기가 김세리 박사를 통해 개발되었다.
농촌진흥청 소속 국립농업과학원 유해생물팀 김세리 박사팀은 국내에서 소비가 늘고 있는 어린잎 채소의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해 2015년 2∼3월 적무ㆍ적양무ㆍ다채 등 채소 11종의 어린잎 채소와 종자ㆍ관개용수ㆍ작업 도구ㆍ토양ㆍ작업자 장갑 등 생산도구 등 모두 126개 품목에 대해 대장균 등 각종 세균 검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다채ㆍ적무ㆍ청경채 등의 어린잎채소를 비롯해 관개용수ㆍ칼ㆍ작업자 장갑 등에서 대장균이 검출됐다.
현재 어린잎 채소의 경우 대장균 등 세균의 허용기준이 없는 상황이다. '씻어나온 채소'라는 이름이 붙는 신선 편의농산물에서 대장균 허용기준은 g당 10마리 이하이다. 검사한 어린잎채소에서 대장균 수가 허용기준을 초과한 사례는 없었다. 이는 생산 농가에서 안전하게 관리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김 박사는“신선 채소는 재배 과정에서 토양ㆍ용수에 의해 각종 세균에 오염될 수 있으며 수확 후 처리 과정에서 작업환경과 작업자의 위생관리가 소홀할 때도 오염될 수 있다”며 “단순 물 세척만으로는 채소 중의 미생물을 완전 제거하기 어려우므로 재배에서 수확까지 전 과정에서 세심한 위생관리가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농산물ㆍ농업용수ㆍ각종 농자재 중 유해 미생물의 오염 여부를 육안으로 확인할 수 없으므로 농가에서 스스로 위생 상태를 인식하고 관리한다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다. 이를 해결하고자 김 박사는 농산품 생산 현장에서 위생 상태를 간편하게 점검하고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검출기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새로 개발된 검출법은 시료에 시약을 넣고 검출기에서 12∼18시간 배양하면 색깔 변화로 대장균군과 대장균 오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어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다. 대장균이 있으면 노란색과 동시에 형광을 띄어 눈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김 박사는“농산물 생산현장에서 대장균 검출기를 활용해 농산물ㆍ토양ㆍ용수ㆍ작업자의 위생상태 등을 확인한 뒤 위생상태 취약 부분을 농업인 스스로 개선해 나간다면 소비자가 식중독 걱정 없이 안심하고 우리 농산물을 마음껏 즐겨 먹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