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플라스틱만큼 소비량이 많은 캔 포장 식품 84%에서 환경호르몬 의심물질인 비스페놀 A(BPA)가 검출됐다. 검출량이 극미량이어서 아직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지속적인 모니터링 등 주의가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12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한양대 식품영양학과 엄애선 교수팀이 대형 마트에서 구입한 스위트콘ㆍ참치ㆍ연어ㆍ닭가슴살ㆍ장조림ㆍ 꽁치 등 어린이가 즐겨 먹는 캔 포장 제품 25종에 대한 비스페놀 A 노출량 검사를 실시한 결과 주스ㆍ파인애플 통조림 등 4종을 제외한 나머지 21종에서 비스페놀 A가 각 제품 ㎏당 5.9∼291㎍ 검출됐다.
BPA는 현재 식품이나 음료 캔의 보호용 코팅제로 널리 사용된다. 이 물질이 사람이나 동물의 체내로 들어오면 내분비계의 정상적인 기능을 방해하고 혼란시키며, 폴리카보네이트(PC) 소재 플라스틱의 기본원료다. 최근 미국에선 식품 또는 캔 용기에서 BPA 사용을 금지하는 ‘유해 첨가물 금지법안’이 발의되어 BPA 유해성에 대한 논란이 재가열되고 있다.
유럽식품안전청(EFSA)이 정한 BPA의 하루 섭취 권장량은 각자의 체중 ㎏당 하루 4㎍ 이하다. 예를 들어 체중이 50㎏인 성인이라면 BPA를 하루 4×50=220㎍보다 적게 섭취해야 한다는 의미다. 현재는 국내 캔 제품을 하루 1개 이하 섭취할 경우 캔 제품을 통한 BPA 노출에 대해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전했다.
그러나, 엄 교수는 “특히 어린이의 경우 성인보다 BPA 등 유해물질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 아동의 경우 BPA 모니터링이 지속해서 이뤄져야 한다”고 권장했다. 더불어, 성인 역시 BPA가 결코 좋은 물질은 아니기에 캔 제품 섭취를 자제할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