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유전자변형) 기술로 만든 식물을 이용하여 비스페놀 A(BPA) 등 환경호르몬 의심물질을 찾아내는 기술이 국내에서 처음 개발됐다.
27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세종대 분자생물학과 황성빈 교수팀은 음식ㆍ물ㆍ토양 등에 환경호르몬 의심물질이 존재하면 푸른 잎 색깔이 붉게 변하는 'GM 애기장대'를 개발했다. 이는 미래창조과학부가 3년간 지원하는 '환경호르몬 대체물질 개발사업단(단장 한양대 계명찬 교수)'이 이룬 연구성과 중 하나다.
황 교수팀은 GM 기술을 이용해 애기장대에 ‘인간의 여성호르몬 수용체’와 ‘붉은 색소 안토시아닌 합성을 촉진하는 전사인자’를 넣었다. 비스페놀 A 등 환경호르몬 의심물질이 있을 경우, 여성 호르몬 수용체가 이를 인식해 애기장대의 잎이 붉게(안토시아닌) 변하도록 했다.
▲ 식물의 색 변화로 환경호르몬의 영향을 볼 수 있다. 사진 제공 = KOFRUM
황 교수는 “GM 애기장대는 여성호르몬이나 유사물질이 존재하면 반응해 안토시아닌을 대량 생성하기 때문에 3일 내로 애기장대의 잎이 붉어진다”며 “이 식물을 튜브에 넣어 상업화하면 물ㆍ음식ㆍ흙 등에 환경호르몬 의심물질 존재 여부를 눈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소개했다. 연구팀이 애기장대를 유전자 변형시킨 것은 한 세대가 1~2개월로 짧고 유전체(지놈)도 단순한 데다 아무 데서나 잘 자라는 잡초의 일종이기 때문이다.
황 교수는 “환경호르몬 의심물질이 포함되어 있으면, GM 애기장대의 색이 푸른색 등으로 변색한다. 이러한 기술이 미국과 일본에서도 개발된 적이 있지만, 그 과정이 복잡해서 일반인이 직접 식물을 통해 환경호르몬 의심물질 존재 여부를 확인하는 것은 불가능했다”며 “이번에 우리가 개발한 기술은 일반인도 쉽게 따라 할 수 있어 상업화도 가능하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