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증은 세포 소산으로 생체에 가해진 손상 요인을 제거하고 조직의 제생을 준비하기 위해 발생한 반응이다. 이러한 염증을 가라앉히기 위해서는 소염제가 치료제로 쓰이며, 스테로이드성과 비(非)스테로이드성이 종류에 따라 나누어져 있다. 그 중, 비스테로이드성 소염ㆍ진통제(NSAID)는 다른 성분과 반응이 일어난다. 예를 들어 흡연 시, 위궤양ㆍ십이지장궤양 등 소화성 궤양 발생 위험이 13배나 높아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14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전북 남원의료원 가정의학과 강주원 전문의팀이 2014년 남원 소재 병원에서 위장관 내시경 검사를 받은 다양한 연령층의 31~80세인 1,971명을 대상으로 분석이 이뤄졌다. 궤양ㆍ헬리코박터균 감염ㆍ음주ㆍ흡연ㆍNSAID 복용 여부 등을 분석한 결과 아래와 같이 드러났다. 이 연구결과(소화성 궤양과 위험인자들과의 연관성)는 대한가정의학회지 최근호에 소개됐다.
전체 연구대상 중 소화성 궤양 환자의 비율은 22.3%(438명)였다. 이중 위궤양은 348명(17.7%), 십이지장궤양은 90명(4.6%)으로 조사됐다. 위궤양 환자의 헬리코박터균 감염률은 30.5%로 십이지장궤양 환자의 감염률(30%)가 별 차이가 없었다.
과거엔 소화성 궤양의 원인으로 위산(胃酸)의 공격이 주로 거론됐으나 최근엔 헬리코박터균 감염과 아스피린ㆍNSAID 복용 등이 주요 위험인자로 꼽히고 있다. 흡연ㆍ음주 등도 소화성 궤양을 유발할 수 있다고 알려졌다.
술보다 담배가 궤양 발생을 위험을 높이는 데 기여를 더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흡연을 하는 사람의 궤양 발생 위험은 비흡연자 대비 6.9배 높았다. 음주는 궤양 위험을 3.5배 높였다.
NSAID 복용도 궤양 위험을 4.6배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부프로펜ㆍ아세트아미노펜 등 NSAID는 국내에서도 가장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소염ㆍ진통제다. NSAID를 복용하면서 흡연을 같이 하는 사람의 궤양 발생 위험은 12.8배에 달했다. NSAID와 음주를 함께 하는 사람의 궤양 발생 위험도 7.6배 높았다. 음주와 흡연을 같이 하는 경우에도 궤양 위험이 11.3배 높아졌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NSAID는 위나 장의 점막 세포를 직접 공격할 뿐 아니라 이를 복구하는 프로스타글란딘의 감소와 추가적인 염증 매개 물질 생성을 통해 점막 세포를 손상시킨다”며 “흡연이 궤양 발생과 어떻게 연관되는지는 불분명하지만 프로스타글란딘 생성을 감소시키고 중탄산 분비를 억제해 궤양을 유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궤양의 치유를 지연시키고 재발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알코올, 즉 술이 소화성 궤양의 위험인자란 견해에 대해선 많은 임상 의사가 동의하지만 명확한 근거는 아직 없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최근 국내에서 발표된 연구에서 소화성 궤양 환자의 헬리코박터균 감염률은 48%로 이전 연구에 비해 현저히 낮은 결과를 보인다”며 “인구의 고령화와 함께 NSAID의 사용이 늘면서 소화성 궤양에서 헬리코박터균 감염의 기여도는 낮아지고 NSAID의 역할이 커진 결과일 수 있다”고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