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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중국 보디빌딩 굴기(屈起)와 한국

등록일 2020.02.05 14:22 youtube insta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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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보디빌딩협회 장하이펑 회장(왼쪽)이 2019년 9월 세계보디빌딩 피트니스연맹 라파엘 산토냐 회장으로부터 아시아보디빌딩 피트니스연맹 회장 임명 공로패를 받고 있다. 사진=IFBB 

 

중국의 보디빌딩 굴기(屈起)가 코로나 바이러스란 암초에 부딪혔다.

 

보디빌딩&피트니스계에 막대한 영향력을 미치던 중국의 보디빌딩외교가 예상치 못한 악재에 흔들리는 모습이다. 올해 중국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굵직한 세계 보디빌딩 이벤트들도 차질이 예상된다.

 

대한보디빌딩협회는 2월 3일 아시아선수권 국가대표 선발전 연기를 발표했다.  4월 11일 개최 예정이었던 ‘제54회 아시아보디빌딩&피트니스선수권대회’가 취소된 탓이다.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다.

 

수백의 사망자와 수만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코로나바이러스는 전세계적인 유행병으로 발전할 조짐이다. 바이러스의 진원으로 꼽히는 중국도 황급히 방역과 출입국 체계를 강화하며 자국 단속에 나섰다.

 

이처럼 상황이 진정되기는커녕 더 확산될 우려에 보디빌딩계 역시 고심이 역력하다. 시즌 일정을 확정하고 계획적으로 운영해야 할 올해 주요국제대회가 모두 중국에서 열리는 까닭이다.

 

우선 아시아보디빌딩선수권대회는 파행이 불가피하다. 일정 자체가 무기한 연기된 가운데 중국 타 지역 이전도 현재는 검토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외에도 중국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IFBB 다이아몬드컵, 인터내셔널컵 등의 각종 대회와 IFBB PRO 차이나쇼도 줄줄이 파행 예정이다. 아마추어 단체와 프로 단체가 모두 어려움을 겪게 됐다.

 

일각에선 국제대회 개최지 이전 주장도 나온다. 중국의 정확한 입장 정리도 필요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중국에서 개최할 예정이던 2020도쿄올림픽 지역 예선은 물론 스포츠 종목별 국제 대회, 전지훈련 등이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벌써 확정된 취소 일정만 100여 개에 달할 정도. 코로나바이러스의 향후 진행 상황에 따라 ‘차이나 패싱’ 현상은 더 가속화 될 수 있다.

 

이 여파는 중국의 고난으로만 끝나지 않는다. 나아가 아시아의 고난이다. 중국의 대국굴기(大國崛起)와 스포츠굴기의 일환으로 보디빌딩&피트니스 업계 영향력이 이미 커진 가운데 이를 대체할 스포츠 행정력이 부재하기 때문이다.

 

동아시아보디빌딩연맹 고영찬 사무총장은 “최근 세계 보디빌딩협회와 아시아보디빌딩협회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막강해지고 있다”면서 “아시아보디빌딩연맹 회장국(장하이펑 중국 보디빌딩협회회장) 자격으로 연맹 이사직을 독식하며 아시아 쿼터의 국제대회를 모두 가져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중국은 올해 아시아선수권에 이어 2020 세계보디빌딩&피트니스 선수권대회도 자국에서 연다. 이 대회는 11월 4일 중국 시안에서 열릴 예정이다. 거기다 보디빌딩 종목이 포함된 아시안비치게임은 오는 11월 28일 중국 하이난성 싼야에서 개최된다. 올해 IFBB 보디빌딩 ‘BIG3’ 이벤트를 중국이 독식한 것이다.

 


지난해 아시아선수권 마스터즈 금메달을 끝으로 국가대표 은퇴한 김석이 선발 과정의 선수 고충을 토로하고, 대한보디빌딩협회의 지원을 호소하며 눈물을 쏟고 있다. 사진=김병정 기자

 

자국 경제 성장과 맞물려 스포츠에도 막대한 자본을 쏟아부으며 ‘최고’를 꿈꾸는 중국은 경기력면에서도 아시아 보디빌딩&피트니스 강국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젠 한국을 넘어섰다는 평가도 지배적이다.

 

비록 편파판정 논란은 일었지만 중국은 지난해 안방에서 성장세를 증명했다. 하얼빈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 종합 2위에 오르며 한국을 3위로 끌어내렸다. 비키니를 비롯한 피트니스 종목은 중국이 이미 아시아 최강에 오른지 오래다. 세계 ‘부동의 NO.1’ 이란을 따라잡기는 커녕 오히려 격차가 더 벌어진채로 중국을 뒤쫓게 된 한국이다.

 

몇 년 새 훌쩍 성장한 중국과 비교하면 한국 보디빌딩 외교는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대한보디빌딩협회 장석호 회장과 장보영 전 회장 등은 스페인 마드리드 현지에서 세계보디빌딩연맹 라파엘 산토냐 회장을 만나 2020년 다이아몬드컵과, 인터내셔널컵 등의 국제대회 유치를 끌어냈다. 오랜만에 협회 주도의 적극 행보를 통해 한국의 ‘보디빌딩 붐’을 되살릴만 한 전기를 마련한 것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IFBB 한국 대회 프로모터 자격의 한 관계자가 IFBB 총회에 적극 항의,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면서 유야무야 없던 일이 됐다. 정작 대한보디빌딩협회가 한국에서 국제대회를 유치하지 못하는 촌극이 벌어진 셈이다.

 

KBBF와 타 단체간 통합과 상생의 길은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 KBBF조차 파행과 반목으로 리더십 부재의 상황이 기약 없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 보디빌딩 굴기의 위기는 거꾸로 한국엔 기회다. 그러나 골든타임은 눈깜짝할 새 지나간다. 한국이 그 기회를 잡을 준비가 된 것인지는 의문이다. 암초를 만나기도 전에, 조타수가 없는 배는 오늘도 목적없이 표류하고 있다.

 

개근질닷컴 김원익 편집장

김원익 (one.2@foodnamoo.com) 기자 
<저작권자(c) 개근질닷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사등록 2020-02-05 14: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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