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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부력강자’ 한재혁 “득남 이틀 전, 생애 첫 오버롤”

등록일 2020.06.26 17:46 youtube insta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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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PCA_official

 

[개근질닷컴] 보디빌딩계에도 *부력강자(父力強者)가 탄생했다.

*부력강자: ‘아버지의 힘은 강하다’라는 뜻의 신조어. tvN 대탈출3에 출연한 김동현이 만든 사자성어로, 당시 아들 ‘매미’를 득남한 그가 평소와는 달리 번뜩이는 추리력으로 부력강자의 진면목을 선보인 바 있다.

 

한재혁은 지난 6월 13일 ‘2020 PCA 리저널 안성’ 대회에서 득남 이틀 전, 생애 첫 보디빌딩 그랑프리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이 최고의 결과는 만삭인 아내의 전폭적인 지지와 곧 태어날 ‘완빵이’에게 자랑스러운 아빠가 되기 위해 모든 걸 쏟아낸 결과였다.

 

*지난해 개근질닷컴과의 인터뷰때만 해도 현재의 삶은 전혀 생각치 못했던 그였다. 그런데 1년 여가 흐른 지금, 한 아내의 남편이자 아빠가 된 한재혁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라이징스타] ‘외강내유’ 한재혁 ‘헤비급 소녀 감성’ 보디빌더①

*[라이징스타] 한재혁, “결과보다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되겠다”②

 


▲ 사진=권성운 기자

 

2014년 첫 대회 참가 후 들어올린 영광의 첫 오버롤이다

 

가장 먼저 임신 중 임에도 불구하고 올해 내가 참가한 대회에서 뜨거운 응원과 물심양면 서포터 해준 사랑하는 나의 아내에게 모든 영광을 돌리고 싶다. 아내가 없었다면 체급 우승은커녕 생애 첫 오버롤도 언감생심 꿈도 못 꿨을 거다.

 

그리고 함께 운동하고 격려해준 지인들에게도 정말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대회 개최가 여의치 않았을 텐데 예정대로 열어 준 PCA KOREA 협회 관계자분들께도 감사드린다.

 

올 상반기 ‘열혈남아’ 답게 많은 대회에 참가했다. 코로나19로 준비하는 데 애로사항이 많았을 텐데

 

진짜 힘들었다. 상반기에 준비했던 대회들이 연이어 취소되면서 멘탈이 많이 무너졌다.

 

한번은 4월 대회에 나가기 위해 3월달에 몸을 거의 다 만들었다. 그런데 코로나19 확산으로 갑자기 대회가 취소되더라.

 

아쉽지만 상황이 이러니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다이어트를 그만뒀는데, 그 사이에 대회 개최 여부가 번복되니 대회를 뛸지 말지 고민이 들었다. 대회를 나가고 싶어도 몸 컨디션이 엉망이었으니깐.

 


▲ 사진=권성운 기자

 

그렇게 오랜 고민 끝에 아예 안 나가는 것 보다 일단은 나가서 즐기다 오자는 결론에 도달했고, 여러 대회에 출전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대회에 나갈 때마다 자괴감이 생기더라. 완성되지 않은 몸으로 무대에 오른 것 자체가 너무 부끄럽기도 했고…실망감은 대회 사진을 보고 나서 더 커졌다.

 

결국 시즌 중간에 아내에게 ‘정말 못하겠다. 너무 힘들다’, ‘중간에 멈췄다 다시 시작하려고 하니 원하는 몸도 안 나온다’고 포기 선언을 했다. 그랬더니 아내가 딱 한 마디 건네더라.

 

?

 

“곧 아빠가 되는데 아들한테 자랑스러운 아빠가 되고 싶지 않아? 난 오빠가 중간에 포기하지 않는 멋진 아빠가 되길 원해!”라고.

 

그 말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무엇보다 아내가 출산 전에 내가 꼭 오버롤 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했다. 그날 이후로 마음을 더 독하게 먹고 쇠질에 매진했던 것 같다.

 


▲ 사진=한재혁 제공

 

아내 분이 평강공주가 된 셈이다. 그렇게 마음을 다 잡고 열심히 한 끝에 생애 첫 오버롤과 함께 이틀 뒤 ‘소년’ 한재혁이, ‘아버지’가 됐다. 축하한다(박수)

 

감사하다(웃음). 생애 첫 오버롤로 호명됐을 때도 정말 감격스러웠지만 첫 아이가 탄생한 순간은 그걸 뛰어넘더라. 내 인생 최고의 선물을 받은 느낌이랄까. 이 순간을 위해 그동안 열심히 달려온 것만 같았다. 오버롤부터 득남까지 올해는 정말 좋은 일 투성이다.

 

(아들) 이름은 지었나

 

작명소에게 받아온 이름이 몇 개 있다. 아내와 함께 상의해야 하는데 현재 조리원에 있어서 결정은 하지 못했다.

 

태명이 ‘완빵이’인걸로 알고 있다

 

말하기 조금 부끄럽지만 작년에 혼인 날짜를 받아 놓고, 마지막 대회를 끝냈을 무렵이었다. 당시엔 자녀 계획이 아직 없는 상태였다.

 

시즌이 끝나고 몸도 편해지고, 시간도 많아지면서…딱 한 번! 아내와 좋은 시간을 가졌는데 아기가 들어섰다. 정말 그 한 방에. 그래서 태명이 완빵이가 됐다(웃음).

 

완빵이가 크면 보디빌딩 운동을 시킬 생각인가

 

음…스승님인 *최대봉 선수의 아들 승빈이처럼 보디빌더를 꿈꾸진 않는 이상 강요할 생각은 전혀 없다. 물론 본인이 원한다면 적극적으로 밀어줄 생각이다.

*최대봉 선수: 국내 최정상 헤비급 보디빌더.

 

모든 보디빌더 분들이 공감하시겠지만 이 운동을 하게 되면 참아야 할 것도, 감내해야 할 것도 많다. 무엇보다 세상에 맛있는 게 너무 많아서 그걸 좀 더 즐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빠를 닮았으면 식욕이 장난 아닐 텐데

 

사실 벌써부터 남다르다. 예를 들어 보통 신생아들이 모유를 60ml 먹는다면 완빵이는 110ml를 먹고 있다. 다른 신생아 대비 거의 2배를 먹는 셈이다(웃음).

 


▲ 사진=한재혁 제공

 

지난 2월 결혼식을 올리고 출산까지, 이제는 어엿한 한 집안의 가장이 됐다. 덤벨에서 느껴지는 무게감이 달라졌을 것 같다

 

아주 많이 무겁다. 당연히 책임감도 커지고 마음가짐도 달라졌다. 단순히 성실함을 넘어 이제는 성과를 보여야 할 시기다. 훗날 완빵이가 나를, 아빠를 슈퍼맨이라 부를 수 있는 그런 남자가 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선 지금보다 백배, 천배 더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

 

한재혁 인생의 ‘히로인’이 된 아내에 대해 좀 더 얘기해달라

 

아내를 만난 건 내가 재활운동 쪽에 한참 빠져 있을 때였다. 공부를 위해 근육량이 어느 정도 있고 유연성을 갖춘 일반인을 수소문했다. 마침 친한 지인분이 자신의 헬스장에 등록된 회원분을 추천해주더라.

 

당시 그 회원분을 만났는데 막상 보니 재활운동 쪽으로만 하기엔 체형이 너무 좋았다. 오히려 내가 순수하게 선수로 키워보고 싶은 욕심이 생기더라. 그땐 돈을 받지 않고 운동을 가르치고 있었기에 지금의 아내에게도 무료로 운동 배울 것을 권유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정말 다른 목적은 없었다. 순수하게 가르치고 싶었다.

 

‘순수’라는 단어가 여러 번 강조됐다. 그래서 ‘흑심’은 언제생겼나

 

아니다. 흑심은 아내가 먼저 품었다(웃음).

 

방금 그 멘트 아내도 이 기사를 볼 텐데 괜찮은 건가.

 

(폭소)괜찮다. 사실이다. 정말 처음에는 그저 운동을 알려주고 싶은 제자일 뿐이었다. 그런데 나를 챙기는 모습에서 마음의 문이 조금씩 열렸다.

 

솔직히 보디빌더의 여자친구가 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연애 때 데이트보다 운동이 주가 되는데 어떤 여자가 좋아하겠나. 하물며 나같이 365일 몸 관리를 하고, 대회에 자주 출전하는 경우엔 만날 시간도 그렇게 넉넉치 못하다.

 

하지만 아내는 묵묵히 2년을 넘게 내곁을 지켰다. 본인 일을 하면서 바빴을텐데도 도시락을 챙겨주기도 하고, 언제나 내 사기를 북돋웠다. 어느 날 문득 ‘이 여자를 놓치면 평생 후회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프로포즈를 했고, 결혼에 골인했다.

 


▲ 사진=권성운 기자

 

아내가 출산 이틀 전, 만삭의 몸을 이끌고 PCA 리저널 안성 대회를 찾았다

 

그래서 걱정이 많았다. 원래 출산 예정일이 대회 다음날(14일)이어서 대회날(13일)에는 출산의 기미가 보여야 했는데 완빵이가 나올 생각을 안하더라. 그래도 혹시나 걱정돼서 안성 대회는 포기하려고 했지만 아내가 ‘완빵이 나오기 전에 오빠가 그랑프리 하는 모습을 꼭 보고 싶다’고 했다.

 

아내가 너무 완고해서 결국 대회 참가 준비를 마쳤다. 다만 당일날 출산의 기미가 보이면 당장 병원으로 달려가기로 아내와 합의한 상태에서 무대에 올랐다.

 

그날 무대 위에서 어느 때보다 집중했던 것 같다. 내가 그랑프리를 차지하는 걸보기 위해 만삭의 몸으로 달려와 준 아내와 곧 태어날 완빵이를 위해서 모든 걸 쏟아내야만 했다. 그 간절함이 통한 셈이다.

 


▲ 사진=PCA_official

 

지난해 개근질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제1의 목표가 보디빌딩 그랑프리였다. 다음 단계는 뭔가

 

가장 가까운 목표는 내일 있을 PCA 리저널 춘천에서 보디빌딩 코리아 프로카드를 획득하는 것이다. 좀 더 멀리 보면 IFBB 프로로 거듭나고 싶고, 최종 꿈은 미스터 올림피아 무대에 오르는 게 아닐까.  

 

끝으로 완빵이에게 해주고 싶은 말

 

아직 철이 드는 중인 아빠에게 와줘서 너무 고맙고, 건강하게 자라줬으면 좋겠다. 다방면으로 자신이 하고 싶은 꿈을 펼치면서 밝은 아이로 자라나 주길. 돈도 많이 벌면 좋고(웃음). 사랑한다. 완빵아!

 

권성운 (kwon.sw@foodnamoo.com)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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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20-06-26 17:4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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