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근질닷컴] 자신을 ‘생활체육인’이라고 소개하는 이해민은 다채로운 매력을 가졌다. 운동만 하는 보디빌더이자, 날카로운 의견을 표출하는 유튜버이기도 하고, 학구열 넘치는 트레이너로도 활약한다. 대화를 나눌수록 보디빌딩에 대한 사랑이 넘치고 있음이 느껴지는 그, ‘훈수두는 중년 트레이너 이 코치’ 이해민을 만나봤다.
▲ 사진=개근질닷컴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대전 전민동에서 더에스핏 헬스장을 운영하고 있고, ‘훈수 두는 중년 트레이너 이코치’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생활 체육인 이해민입니다.
우선 보디빌딩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들어볼 수 있을까요?
유승준 때문에 시작했습니다. 하하.
처음에는 유승준이라는 사람의 몸이 너무 멋있어서 저도 따라 운동을 시작을 했습니다. 그러다 중간에 다른 일을 하게 됐죠. 솔직히 안 좋은 일을 했어요. 밤에 하는 좋지 않을 일을 했습니다. 당시 그 지역을 관리하던 형님이 운동을 하고 계셨는데, 저를 보더니 ‘너 덩치 좋다 같이 운동하자’라고 제안을 하셔서 뜻하지 않게 보디 빌딩을 다시 시작하게 된 거예요.
원래 제 모습대로라면 지금처럼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것도 결코 생각하지 못했을 겁니다. 그 형님이 운동을 제안해주시는 바람에 제 삶이 통째로 바뀌게 됐죠. 다시 운동을 시작하니까 운동이 너무 재밌는 거예요. 그 생활 전부 다 청산을 하고, 월급 30만원을 받는 트레이너부터 다시 시작을 하면서 업으로 삼게 됐습니다.
▲ 사진=이해민 제공
보디빌딩 대회에 꾸준히 출전하신 것 같은데, 첫 대회는 언제였나요?
첫 대회는 2003년이었습니다. 오래돼서 정확한 대회명이 기억이 나질 않네요. ‘전국 대학생 보디빌딩 대회’같은 명칭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당시 성적은 좋지 않았어요. 김준호 선생님한테 열심히 배웠는데, 시키는 대로 하지 않아서 결과가 좋지 않았던 것 같아요. (웃음)
대회에 출전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대회는 언제인가요?
지난 2016년도 나바 그랑프리 대회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그때 제 상황이 굉장히 안 좋았거든요. 헬스장 동업을 했다가 잘 안 되면서 갑자기 무직자가 됐습니다. 일이 없어서 운동만 하니까 확실히 몸은 잘 나오더라고요. 당시 피지크 종목에서 2등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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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대회를 준비하고 있죠?
항상 대회에 나가면 ‘다이어트 못한다’는 말을 정말 많이 들었어요. 올해는 다이어트에 좀 더 집중해서 대회에 나가려고 합니다. 이게 매번 다짐은 하는데, 제가 생활 체육인이기 때문에 실패가 너무 커요. (웃음) 그래도 이번에는 좀 잘해보려고요. 하하.
저도 응원하겠습니다! 이력에 대해 이야기를 해볼 게요. 생활체육지도사 자격증 외에도 운동 관련 여러 자격증을 딴 것 같던데요?
자격증은 생활체육지도사 자격증 밖에 없습니다. 그 외에는 대부분이 수료증이에요. 공부하면서 궁금했던 것들을 풀기 위해 관련 세미나에 참석하거나,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 가능한 참석했죠. 그래서 수료증이 더 많습니다. 한 30~40개 그 정도 있는 것 같아요.
트레이너를 다시 시작하고 나서 2년 정도는 매주 세미나에 다녔습니다. 공부를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보는 눈이 넓어진다고 하죠? 회원들을 비롯해서 운동하는 사람을 봤을 때 단편적으로 ‘운동을 잘한다’ 혹은 ‘못한다’는 개념이 아니라, 실제로 어떤 근육을 잘 쓰고, 관절을 얼마나 잘 쓰는지 등 더 깊게 볼 수가 있게 되더라고요. 그 재미 때문에 공부를 계속 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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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는 내용들이 평소 도움이 많이 되나요?
엄청나다고 말할 수 있어요. 좋은 대학을 졸업하고, 자격증을 많이 가지고 있는 분들과 함께 트레이너로 일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 친구들과 회원님의 문제에 대해서 토론을 해보면 외운 것만 답습하는 친구들이 너무 많았어요. 말 그대로 주입식 교육으로 외웠던 것들을 그대로 나열하는 수준이었죠. 자기 생각은 전혀 없는 거예요. 깊이가 부족해서 나타나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공부를 하다 보면 확실히 운동에 대해서 더 깊숙이 알게 돼요. 트레이닝을 할 때도 다양한 테크닉을 구사할 수 있게 되고요. 자극점에 대해서나, 부상과 관련해서 바로 알려줄 수 있습니다. 효용 범위가 정말 넓어요. 특히 운동의 기본은 해부학이라고 봐요. 운동을 하고 있거나, 운동을 가르치고 있다면 해부학을 조금이라도 공부하면 좋겠어요. 분명 운동 발전에 도움이 많이 될 거라고 확신합니다.
박찬호 선수도 티칭했다던데, 과정을 들어 볼 수 있을까요?
박찬호 선수가 은퇴하고 난 후에 티칭을 맡았어요. 당시에도 박찬호 선수가 골프를 엄청 좋아했거든요. 골프를 더 잘할 수 있도록 컨디셔닝과 체형관리 차원에서 티칭을 진행했습니다.
계기는 생각보다 심플해요. 12년도까지는 지방에서 트레이너 일을 하고 있었어요. 그러다가 공부를 하면서 트레이너로서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서울 강남 트레이너들이 운동을 잘 가르치기로 유명하니까 한번 가보고 싶었어요. 이후 다니던 센터를 퇴사하고, 이력서를 넣으려고 찾아봤죠. 때마침 제가 기원했던 센터가 박찬호 선수와 관련이 있는 곳이었어요. 당시 그곳에 ‘자질이 훌륭한 트레이너에게는 박찬호 선수를 티칭할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는 슬로건이 있었습니다. 오로지 그 슬로건 하나만 보고 강남으로 상경했습니다. 열심히 하다 보니까 기회를 진짜 주더라고요. 정말 재미있게 트레이닝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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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한데요! 코칭 하면서 재밌는 일화는 없었나요?
그때는 박찬호 선수를 보고 많이 얼어 있었습니다. 제가 야구를 정말 좋아하거든요. 박찬호 선수는 신 같은 존재였죠. 너무 위대한 사람으로 보이니까 너무 얼었던 것 같아요. 아쉽게도 운동 외 이야기는 나누지도 못했어요. 코칭만 죽어라 열심히 했습니다. 하하.
유튜브 이야기도 해볼 게요. 유튜브를 시작한 이유는 뭘까요?
사실 ‘자연산광호야’ 채널 때문에 시작을 하게 됐습니다. 회원님 중에 한 분이 사이드 레터럴 레이즈를 하는데 자꾸 어깨가 아프다고 호소하더라고요. 알고 보니 자연산광호야 채널에 올라온 영상을 보고 자세를 따라했던 거였어요. 그때 처음 해당 채널을 알게 됐습니다. 회원님이 봤다는 영상을 저 역시 봤는데 이게 제가 보기엔 굉장히 위험한 자세였어요.
그래서 ‘어깨가 불편하신 분들은 따라하면 다칠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 위험한 운동이다’라고 댓글을 달았습니다. 이후에 제 댓글에 답글이 달렸어요. ‘70%가 괜찮고, 20~30%에게 안 좋은 거라면 그 부분은 나중에 다뤄도 된다’는 식의 답변이었습니다. 약간 공격적으로 느껴졌어요. 그러면서 유튜브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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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스스로를 ‘레카’라고 생각하나요?
얼마전 ‘레카’ 모드를 했죠. 레카라고 하면 뭔가 이슈가 있을 때, 그것만 다루잖아요. 그런 점에서 생각하면 단기적 레카라고 스스로 생각합니다. 장기적으로는 레카가 아니라, 좋아하는 운동 설명하고, 구독자들과 소통하고 싶어요. 원래는 유튜브를 이렇게 길게 할 생각도 없었습니다. 하다 보니까 재밌어서 계속 하고 있어요.
앞으로도 이슈가 발생하면 영상으로 다룰 생각이 있는 건가요?
제가 관심이 있는 이슈가 생겼을 때는 다룰 생각입니다. 최대한 중립적이고, 객관적으로 보려고 노력을 할 거고요.
영상에 대한 반응이 많이 나뉠 것 같아요. 안 좋은 댓글은 어떻게 대응해요?
가족 욕을 비롯해 정말 이상한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굳이 댓글을 지우지는 않아요. 안 좋은 댓글을 볼 때면 기분이 나쁘기보다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구나’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간혹 대화가 안 통하는 구독자 분들도 있거든요. 그런 분들은 ‘정신이 좀 이상한가 보다’라고 대수롭지 않게 넘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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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외에도 음식, 주식 등 다양한 내용을 다루잖아요?
채널 명이 ‘훈수는 중년 트레이너 이 코치’잖아요. 꼭 운동만이 아니라 다양한 제 관심 영역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요. 많은 분들이 제 영상을 보고 같이 실행해보고,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운동도, 주식이나 정치 얘기도 하고 있는 거예요.
트레이너 말고, 유튜버로서의 삶은 어때요?
아직은 전문적인 유튜버라고 생각하기보다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길게 하면 어떤 부분에서라도 큰 시너지가 되겠구나 싶어요. 그저 꾸준히 해봐야겠다는 정도예요.
앞으로 어떤 콘텐츠를 만들고 싶나요?
여태까지는 그냥 입으로 떠드는 거였다면, 앞으로는 실제 운동하는 모습을 잘 찍어서 콘텐츠화 시켜볼 생각이에요. 그러려면 어느 정도 다이어트가 되야겠죠?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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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가 있다면?
제가 초현실주의자거든요. 자본에서의 탈피가 일단 목표입니다. 내가 일을 하지 않더라도 내 삶을 지탱해 줄 정도 그 정도까지 자본을 모으는 거요. 아주 현실적인 목표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당연히 가정이 우선이고요. 가정이 제일 편안해야 된다고 봅니다. 아이들, 와이프 가족들 잘 챙기는 것 그게 가장 큰 목표입니다.
선수와 트레이너. 앞으로 어떤 쪽에 더 집중해서 발전해 나가고 싶어요?
당연히 티칭입니다. 공부를 해서 제자를 양성하는 것과 선수로서 더 높은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나아가는 것. 그 두 가지가 결국 같다고 생각합니다. 대회에 나가는 것과 운동에 대한 공부를 하는 것 5:5라고 봐요. 대회는 대회대로 즐기고, 운동에 대한 공부는 꾸준히 해야죠. 결국 티치잉 제 업이고, 회원들한테 좋은 서비스를 제공을 하려면 합당한 공부를 해야 되는 거잖아요. 둘 중 뭐가 더 우선시된다는 아닌 것 같아요.
사람 이해민은 어떻게 기억되고 싶나요?
유튜브 채널명 그대로인 것 같습니다. 거창하게 누군가의 스승이 되고, 위대한 선수가 되는 건 바라지 않아요. 그저 지금처럼 소소하게 운동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사람으로 남고 싶어요.
▲ 사진=이해민 제공
끝으로 감사인사 전하고 싶은 분들 있을까요?
다시 운동을 할 수 있게 만들어 주신 그 형님한테 항상 너무 감사해요. 연락을 드리고 이렇게 친하게 지낼 수는 없지만 늘 마음으로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 분께 제일 감사하고, 가족들과 구독자분들 너무 고맙습니다.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말은?
개근질닷컴을 오래도록 봐왔어요. 대회가 끝나면 개근질닷컴에서 사진과 기사를 확인하고, 즐거워했습니다. 그런 곳에서 제게 이렇게 좋은 기회를 주셔서 너무 감사하죠. 너무 즐거웠습니다. 앞으로도 개근질닷컴이 잘 되길 기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