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근질닷컴] 수 년이 걸리기도 한다는 ‘미스터&미즈서울’ 대상. 김나인은 첫 출전에 미즈서울을 달성했다. 그동안 굵직한 기록을 남겨온 그녀는 올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Top6를 목표로 삼았다. 이번 시즌 세계선수권대회에 올인했다는 김나인. 그녀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 사진= 장희주 기자
Q.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대한보디빌딩협회(이하 대보협)에서 보디피트니스 선수로 활동하고 있는 김나인입니다.
Q. 그간 수상 이력을 간단하게 알 수 있을까요?
지난 5월 미스터&미즈서울 대회에서 여자부 대상인 미즈서울을 했고, 20년에 미스터&미즈코리아 보디피트니스 체급 1위를 기록했어요. 또 2017년에는 아시아보디빌딩&피트니스선수권 대회에서 국가대표로 출전해서 오버롤을 했습니다.
▲ 사진= 개근질닷컴DB
Q. 미스터&미즈 서울 대회는 올해 첫 출전이었는데, 한번에 졸업을 했잖아요. 다시 한번 당시 소감을 들어볼 수 있을까요?
원래는 보디피트니스 종목에서는 ‘졸업’이라는 게 없었어요. 기존에는 여자 피지크 종목에서 미즈서울이 나왔죠. 작년에 규정이 바뀌면서 여자 피지크가 아닌 보디피트니스에서 여자 대상을 선발하게 됐죠. 이런 걸 보면 정말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1등도 과분한데, 첫 출전에 미즈서울로 졸업까지 하게 됐습니다. 하하.
Q. 대회 이후 어떻게 지냈어요?
이렇다 할 만한 특별한 일은 없었어요. 피티숍을 운영하고 있으니까, 하루 종일 수업하면서 지내왔습니다. 현재는 일 하면서 8월에 열릴 세계선수권대회 국가대표 2차 선발전 준비를 함께 하고 있어요.
▲ 사진= 장희주 기자
Q. 일하면서 동시에 선발전 준비하려면 쉽지 않겠어요
보통 수업을 아침 9시부터 밤 11시까지 하는데, 12시부터 3시까지는 무조건 개인시간으로 확보해 두고 있어요. 그때 운동도 하고, 밥도 먹고, 씻는 등 자유롭게 시간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Q. 선수생활은 어떻게 시작하게 된 거예요?
운동 자체는 고등학교 때부터 했습니다. 본격적으로 웨이트를 시작한 건 대학생 때였고요. 대학 시절 친하게 지내는 선배가 보디빌딩 특기생이었죠. 당시 그 선배가 사설대회 스태프로 참가했는데, 저한테 일을 좀 도와 달라고 부탁하더라고요. 선배 요청에 우연치 않게 대회장에 따라갔고, 그때 처음 본 비키니 선수들이 너무 예쁘다고 생각했죠. 그 순간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고 느꼈습니다. 그 후로 선배한테 대회 나가게 해달라고 조르면서 얼떨결에 시작했습니다. (웃음)
▲ 사진= 개근질닷컴DB
Q. 현재 종목은 비키니가 아니고, 보디피트니스네요?
시작이 대보협 대회였어요. 당시에는 대보협에 비키니 종목이 없었죠. 그래서 비키니가 아닌 보디피트니스로 출전을 하게 됐고, 그게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 사진= 장희주 기자
Q. 선수생활이 결코 쉽지 않잖아요. 솔직히 선수가 된 걸 후회한 적은 없었나요?
진작 할 걸 후회한 적은 있어요. 하하.
운동을 하기 전에는 자존감이 낮았어요. 무엇 하나 잘 하는 것도 딱히 없었고요. 그런데 이 운동을 꾸준히 하면서 상도 타고, 이렇게 인터뷰도 하게 됐잖아요. 오히려 운동을 조금 더 일찍 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 사진= 장희주 기자
Q. 오랜 시간 대보협 선수로 활동했는데, 사설대회로 전향할 생각은 없나요?
그런 질문 진짜 많이 받아요. 근데 이미 대보협에서 시작을 했고, 꾸준히 이곳에서 활동했으니 앞으로도 계속 대보협 소속으로 지내고 싶어요. 무엇보다도 조금 더 공정한 곳에서 경쟁을 하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Q. 종목은요? 변경을 생각해 본적은 없어요?
전혀요. 비키니로 내려가기에는 근육양이 너무 많은 것 같고, 그렇다고 여자 피지크로 가기엔 많이 부족하죠. 저는 지금이 딱 좋아요. 가끔 여자 피지크로 가고 싶다는 욕심이 생기기도 하는데, 그러려면 지금보다 더 많은 희생이 필요하겠죠. 현실적으로 지금보다 더 운동에 몰두하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 사진= 장희주 기자
Q. 국가대표 선발전 준비는 잘 하고 있어요?
열심히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근데 잘 되고 있는지 잘 모르겠어요. 세계선수권같은 경우에는 유전자적으로 저보다 더 우월한 선수들도 많고, 근육양도 엄청나잖아요. 과연 제 역량이 다른 선수만큼 나올 수 있을지 걱정이 많이 돼요. 일단은 세계선수권 TOP6를 꿈꾸며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 사진= 장희주 기자
Q. 준비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뭘까요?
일과 운동의 밸런스를 맞추는 게 참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선수 생활만 몰두하기에는 경제적인 책임감이 뒤따르니까요. 어릴 때야 부모님 밑에서 용돈 받으면서 운동했지만, 지금은 센터도 운영하고 밑에 직원 선생님들도 많아서 운동만 할 수 없는 입장입니다. 일과 운동 그 밸런스를 맞추면서 다이어트를 하고 있죠. 쉽지 않지만 그래도 최대한 노력해 좋은 성적 거두고 싶어요.
Q. 요즘 가장 신경 쓰고 있는 부분은 뭘까요?
크게는 근육양과 다이어트입니다. 근육양 늘리는 부분은 항상 신경 쓰고 있는데 너무 어렵네요. (웃음) 다이어트는 선발전 준비하면서 부쩍 신경을 많이 쓰고 있어요. 일에 방해되지 않도록 조절을 하고 있고요. 또 다리가 많이 약해서 최근에는 다리 운동에 더 집중하고 있는데 생각보다 잘 안 채워지는 것 같아요.
▲ 사진= 장희주 기자
Q. 본인의 강점 하나를 꼽아줄 수 있어요?
음, 강점이 뭐가 있을까요? (웃음)
그냥 힘든 걸 잘 참아요. 뭐랄까… 남들보다 힘듦에 대한 기준이 좀 높은 것 같아요.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하는 부분도 무던하게 잘 넘어가는 편이죠. 이게 아마 제 유일한 강점이 아닐까 싶네요. 하하.
Q. 어려운 상황이 닥쳤을 때 극복하는 방법이 따로 있을까요?
회원님들이요. 어려운 상황에 처하면 회원님들께 도움을 많이 얻는 편이에요. 저희 센터에 다니시는 회원님들이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고 계세요. 덕분에 회원님들로부터 생각지도 못한 혜안을 전해 듣습니다. 무엇보다 회원님 대부분이 오래 다녀서 제 상황도 이해해 주시고, 고민도 잘 들어주세요. 문제를 해결하려고 같이 노력도 많이 해주시고요. 너무 감사한 분들이죠.
▲ 사진= 장희주 기자
Q. 최근 힘들었던 상황에 대해 물어봐도 될까요?
힘든 건 계속 생기는 것 같아요. 센터를 두 개 운영하고 있는데, 센터를 운영하면서 예상치 못한 일들이 너무 많이 발생하더라고요. 책임자인만큼 여러 상황들을 다 통제해야 되는데 몸은 하나이고, 수업은 많고, 또 개인 운동도 병행해야 하고. 정말이지 너무 바쁜 게 힘들었죠. (웃음) 그래도 회원님들과 즐겁게 이 어려움들을 이겨내고 있습니다!
▲ 사진= 김나인
Q. 이우형 선수와 ‘보디빌더 커플’로도 많이 알려져 있는데. 대회 준비하다 보면 서운한 점이나 여러 상황이 발생할 것 같아요
서로의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아니까 서운한 건 다른 커플에 비해 더 없는 것 같아요. 혹여나 서운할 수도 있는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당연히 다이어트 하면 힘들겠지’라고 생각하게 돼요. 오히려 싸울 일도 없고 더 편한 것 같습니다.
▲ 사진= 김나인
Q. 시즌 때도요?
전혀 대회나 운동에 있어 서로 터치를 안 하는 편이에요. 근무지도 달라서 부딪힐 일도 없고요. 저희가 사실 개인적인 시간이 거의 없어요. 평일에는 각자 센터에 있고, 주말 대부분은 대회장에 서포트 하러 가고요. 데이트라는 게 지방 대회 갔다가 그 지역 맛있는 거 먹고 오는 정도입니다. 운동을 같이 하지도 않고요. (웃음)
Q. 의외인데요?
서로 비아냥거리기는 해요. (장난) 너무 친하니까. 저도 이우형 선수도 서로한테 놀리고, 장난하면서 지내요. 또 각자 운동 스타일도 달라서 가끔씩 ‘이렇게 해보는 건 어때?’라고 이야기해줄 수는 있지만, 딱히 운동에 대해서는 서로 조언을 하지는 않습니다.
▲ 사진= 장희주 기자
Q. 올해 김나인 선수의 시즌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일단은 세계선수권대회에 올인하고 싶어요. 미스터코리아까지 도전해볼까 싶었지만, 두 가지 모두 출전하기에는 제 정신력이 못 버틸 것 같습니다. 그래서 깔끔하게 하나에 집중하기로 결정했죠. 세계선수권에만 포커스를 맞춰서 운동하고, 좋은 성적 내려고요.
Q. 선수로서 목표는 어떻게 되나요?
안 다치고 오래오래 뛰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성적을 비롯한 어떤 결과물을 떠나서 그저 오랫동안 이 경기에 출전하고, 기억에 남는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 사진= 장희주 기자
Q. 혹시 지금까지 운동을 하면서 감사인사 전하고 싶은 분이 계실까요?
보디빌딩을 시작하게 해준 종호 오빠에게 고맙고, 10년이 넘도록 코칭을 해 주신 성림헬스 관장님께 제일 감사합니다. 또 제가 대회 나갈 때마다 이해해주고, 많이 도와주는 회원님들께도 감사 인사 전하고 싶어요. 부모님도, 이우형 선수도 너무 고맙습니다. 감사인사 전할 사람은 워낙 많은 것 같아요. 주변에 다 고마운 분들뿐이죠.
Q. 마지막 한마디
여성은 운동을 해서 근육이 커지기가 어렵다고 하지만, 누구나 노력을 하면 좋아질 수 있어요. 다이어트에만 너무 매진해서 지나치게 먹는 양을 줄이고, 운동하면 안 됩니다. 칼로리 제한하지 마시고, 잘 먹고 운동 꾸준히 하시면 원하시는 몸 다 가질 수 있을 거예요. 몸은 진짜 노력의 산물이에요. 약간 비상식적으로 운동해야 비상식적인 몸이 나오는 것 같아요. 일상적인 강도보다 개개인에 맞게 조금씩만 강도 있게 해서 힘들게 운동하면 좀 더 빨리 원하는 몸을 만들 수 있을 거예요. 함께 노력해봐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