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현 총대회장 “가장 중요한 것은 선수들과의 약속”
선수 랭킹 및 점수 전체 공개 ‘공정하고 깨끗한 심사’
“선수와 관객 중심의 대회 위해 최선 다할 것”
코로나19 팬데믹의 긴 터널을 지나 맞이한 2023년, 보디빌딩 피트니스 저변 확대의 기대감이 그 어느 때 보다 큰 한 해입니다. <개근질닷컴>은 미디어 출범 10주년을 맞아 국내 보디빌딩 피트니스 대회 주관단체들을 조명하는 기획연재를 시작합니다. 주요 대회의 생생한 정보를 독자들께 제공하고, 보디빌딩 피트니스 문화 발전을 위한 방향을 함께 모색하는 시간으로 만들어 나가고자 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성원 바랍니다.
-편집자주-
[개근질닷컴] “선수들에게 많은 인정을 받고 싶어요. 단기적으로 끝나는 대회가 아니라 오랜 기간 지속적으로 선수들의 사랑을 받는 대회이길 바라죠. 그게 저희가 국내 단체 중에서 가장 많은 대회를 여는 이유예요”
▲ 사진=석현 총대회장, 개근질닷컴
과거 피트니스 대회는 전문적으로 몸을 만드는 일명 ‘보디빌더’들만의 리그였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근력운동과 식단 조절은 물론, 연예인이나 전문 선수들의 전유물이었던 바디프로필이 유행하는 등 헬스 트렌드는 이미 일반 대중의 영역으로 자리매김했다. 몸을 가꾸고 이를 자기표현의 중요수단으로 여기는 사회. 이제 일반인들의 관심은 피트니스 대회 출전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지난 한 해에만 70여 개의 대회를 성공적으로 끝마친 피트니스 단체가 있다. ‘MUSA’와 ‘WNGP’라는 두 피트니스 대회를 개최하며 국내 스포츠 산업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는 ‘운동의 모든것’이다.
개근질닷컴은 경기도 김포시에 위치한 ‘운동의 모든것’ 본사에서 석현 대표와 석희정 이사를 만나 새 시즌의 방향을 비롯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하 석현 대표와의 일문일답.
▲ 사진=인터뷰 진행 중인 운동의 모든것 사무실, 개근질닷컴
Q. ‘운동의 모든것’ 단체 소개
‘피트니스 대중화에 앞장서다’라는 슬로건 아래, 피트니스 대회 MUSA(MUSCLE & STYLE AWARDS)와 WNGP(WORLD NATURAL GRAND PRIX)를 주최 및 주관하고 있습니다. 제 친 누나인 석희정 이사를 포함해 오랜 기간 친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는 사람들 5명이 모여 2021년에 첫 대회를 개최했어요. 믿고 맡길 수 있는 사람들로 팀원들을 꾸렸기 때문에 팀워크가 굉장히 좋고, 각자가 책임감을 갖고 임해주고 있어서 참 고마운 마음이죠.
▲ 사진=운동의 모든것 제공
Q. MUSA와 WNGP, 각 대회 별 차이
먼저 MUSA는 일반적으로 진행되는 피트니스 대회예요. 보디빌딩부터 남녀 스포츠모델 등 다양한 종목에서 대결이 펼쳐지죠. WNGP는 내추럴을 기반으로 하는 대회예요. 내추럴을 지향하기 때문에 도핑을 필수로 진행하고 있어요.
위 두가지 말고는 큰 구분을 두지 않고 있어요. 다만 WNGP는 내추럴 대회다 보니, 운동하는 직장인 등 운동을 좋아하는 일반인 분들이 많이 출전하고 계세요. WNGP 대회를 통해 저희 단체가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는 거죠. 아무래도 요즘은 내추럴이 강세인 만큼, WNGP에 포커스를 맞춰 탄탄한 내추럴 단체로 성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MUSA 같은 경우에는 구력이 비교적 오래 되셨고, 전문적으로 선수 생활을 하는 분들이 많이 나와 주시는 것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안에서 정말 보석 같은 분들이 탄생되기도 하죠. 그런 분들을 보면서 저희도 놀랄 때가 많아요.(웃음)
▲ 사진=격투기 선수 시절의 석현 총대회장, 운동의 모든것 제공
▲ 사진=선수 시절 석현 총 대회장, 운동의 모든것 제공
Q. MUSA&WNGP, 타 대회만의 차별화된 특징
제가 어린 시절부터 격기 종목을 해왔는데, 피트니스 대회와 격기 대회의 분위기가 조금 다르거든요. 어린 시절 격기를 하며 느꼈던 장점들을 피트니스 대회를 주관하면서 접목시켜봤어요. 대회의 마스코트 같은 존재이자, 시상 의전을 맡아서 하고 있는 ‘무사걸’을 예로 들 수 있죠.
선수와 관객 중심의 무대 디자인도 저희만의 특징이예요. 보통 무대 바로 앞에 심사위원이 있고, 그 뒤쪽에 관객석이 존재하는 경우가 많아요. 무대가 멀기 때문에 관객들이 무대를 감상하기 어려울 수 있거든요. 그래서 심사위원이나 대회 관계자보다는 선수와 선수를 응원하러 온 지인들, 서포터가 소통하며 즐길 수 있도록 무대를 구성하고 있어요.
외에도 챔피언 벨트 등 제가 격기 선수 출신의 대회장이기 때문에 만들 수 있는 재밌는 특징들이죠.
▲ 사진=2023년 대회 일정, 운동의 모든것 제공
Q. 해마다 유난히 많은 대회를 개최하는 특별한 이유
선수들로부터 인정 받고 싶은 게 가장 큰 이유입니다.(웃음) 단발성으로 갑자기 생겼다가 사라지는 대회가 아닌, 오랜 기간 동안 선수들 곁에 함께 하는 단체이고 싶어요. 많은 수의 대회를 개최하더라도 체계적이고 안정된 시스템으로 대회를 운영하는 게 목표예요.
모든 대회를 일반화할 순 없지만, 피트니스 대회 특성 상 시간적으로 딜레이 되는 경우도 많거든요. 미리 공지한 타임테이블이 최대한 지켜지도록 노력하고 있죠. 대회 접수나 종목 변경, 환불 같은 것들도 빠르고 편리하게 진행되도록 CS에도 많은 신경을 쓰고 있어요. 이런 작은 부분 하나하나 모두 선수 분들과의 약속이기 때문이예요.
저희의 이런 마음이 선수분들께 조금은 전달이 된 건지, 작년부터 정말 많은 분들이 대회에 참가해주고 계셔서 감사하고 뿌듯하죠.
▲ 사진=랭킹 시스템, 운동의 모든것 홈페이지 캡쳐
Q. 작년 가장 이슈가 된 ‘랭킹 시스템 도입’
앞서 말한 연봉을 지급하는 데 있어 선수들로부터 의문을 갖게 하고 싶지 않았어요. 특정 선수만 빛나 보이거나,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선수가 상금과 부상을 가져가는 것보다 본인들이 직접 눈으로 점수를 확인하고, 점수에 맞는 랭킹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가장 공정한 방식이라고 생각했어요. 출전 선수들의 랭킹을 전체 공개해서 공정하고 깨끗하게 심사가 진행됨을 알리고도 싶었죠. 대회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모든 선수들이 공정함을 느끼는 게 가장 중요하니까요.
전광판을 통해 심사 점수를 공개하는 것 또한 비슷한 맥락이죠. 더불어 1위 선수의 경우에는 순위를 크게 공개해주며 조금이라도 더 자부심을 느끼고 빛날 수 있도록 기획했어요.
▲ 사진=2022년 연봉 1위 포스터, 운동의 모든것 제공
Q. 2023년 시즌을 앞두고 달라진 점
첫 번째로는 ‘연봉’이예요. 작년부터 선수분들께 연봉을 지급하고 있는데, 23년 시즌에 들어서며 총 금액을 1억 원으로 상향했어요. 저희 단체에서는 유명한 선수가 아니어도, 노력만 하면 누구나 연봉 선수가 될 수 있어요. 운동을 시작한지 얼마 안 된 선수들은 상금 같은 카테고리는 ‘내 것이 아니다’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이 계시거든요. 저희는 그런 생각들을 깨고 싶었어요. 구력이 짧더라도 노력만 하면 저희 협회에서 상금이나 연봉을 타갈 수 있게요. 이런 부분이 아마추어 선수분들에게 동기부여나 강한 목표를 심어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반대로 당연히 구력이 오래된 선수분들께도 그에 맞는 대우를 해드리는 부분이고요.
▲ 사진=개근질닷컴
여성 선수들을 위한 ‘여성 연봉선수’도 따로 개설했어요. 포인트를 쌓아서 연봉을 타는 시스템이다 보니, 출전 종목이 적은 여성 선수들은 상대적으로 불리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여성 선수들끼리 겨룰 수 있도록 준비한 거죠.
사실 운동을 하고 대회 준비를 한다는 게 생각보다 돈이 많이 들거든요. 적다면 적고, 많다면 많은 금액이지만 선수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에 연봉선수 제도를 진행하게 됐습니다. 비슷한 의미에서 선수들의 대회 출전비도 작년과 동결했고요. 요즘 경기도 안 좋은데, 작게나마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이예요.
▲ 사진=변경되는 트로피 디자인, 운동의 모든것 제공
▲ 사진=변경되는 메달 디자인, 운동의 모든것 제공
두 번째는 ‘메달&트로피 디자인’이예요. 저는 항상 새로운 걸 추구하는 성향이예요. WNGP에서 기존에 쓰던 트로피 사이즈를 3배 이상 키우고, 피트니스 대회에서 주로 사용되는 비슷한 메달 디자인이 싫어서 파격적인 변경을 시도했어요. ‘쇼미더머니’라는 프로그램을 보다가 즉흥적으로 메달 줄을 쇠줄로 바꾸고, 메달에도 연도를 새기도록 디자인했어요. 사실 이 메달은 4위 이후 선수들에게 지급되는 메달이예요. 트로피가 3위까지만 주어지기 때문에 4위 이후의 선수들도 트로피 못지 않은 멋진 메달을 받아 가길 바라는 마음이죠.
대회에 자주 출전하는 선수가 많은 만큼, 매해 다른 디자인의 메달과 트로피로 수집하는 재미를 주고 싶기도 하죠. 사실 이런 디자인 변경이 쉬운 일은 아니예요. 동판제작부터 실현 여부 판단까지 복잡한 절차가 필요하죠. 그럼에도 저희는 선수 위주의 대회를 만들기 위해 계속해서 변화하는 것을 추구하고 있어요.
▲ 사진=다양한 WNGP 트로피, 개근질닷컴
▲ 사진=다양한 MUSA 트로피, 개근질닷컴
마지막으로 ‘도핑시스템 변경’입니다. 기존에 진행하던 혈액 도핑에서 소변 도핑으로 시스템을 변경했어요. 혈액 도핑 시, 피를 뽑는 과정에서 선수들이 부담을 느끼는 일이 많았어요. 몸에 탄도 묻어 있는 상태고, 아무리 손으로 닦는다고 해도 부담스러워하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그래서 이번 시즌부터는 도핑 방식을 소변 도핑으로 변경했어요. 더불어 세계적인 도핑기구 ‘와다 도핑’으로 기준을 더 강화해서 올림픽 선수들과 동일한 도핑을 진행하게 되고요. 내추럴 선수들이 조금 더 자부심을 갖고 대회에 출전할 수 있도록 만들었죠.
도핑 비용 또한 만만치 않거든요. 이 부분도 선수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단체에서 전액 지원하고 있습니다.
▲ 사진=대회 후원 MOU 체결, 운동의 모든것 제공
Q. ‘운동의 모든것’에서 진행하는 핵심 추진 사항
① 연봉선수 제도 및 팀단체전 상금 제도
② 고등부, 일반부 대학교 특별전형
③ 선수 랭킹 및 심사점수 공개 시스템
④ 퍼펙트 선수 제도
⑤ 프로선수 시그니처 금목걸이 제작
⑥ MUSA 인플루언서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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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 6가지로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앞서 말씀드린 것들 외에도 무료로 대회 관람이 가능한 퍼펙트 티켓, 프로선수들을 위한 시그니처 금목걸이 등 최대한 선수들이 부담 없이 대회를 즐길 수 있도록 만든 제도들이죠.
특히 대학교 특별전형은 학업에 뜻이 있는 고등부, 일반부 선수들을 위한 제도예요. 대학교와 MOU를 체결해서 특별전형을 통해 바로 입학할 수 있도록 하는 거죠. 저희 단체에서 장학금도 지원하면서 학교 생활을 잘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 제도 덕분에 저희 단체가 큰 성과를 거두기도 했어요. 2021년 300명 정도이던 고등부 출전 비율이 2022년에는 1,000명 이상으로 높아졌죠. 덕분에 대학교에 입학했다며 감사하다는 인사를 받을 때면 참 뿌듯하더라고요.(웃음)
▲ 사진=프로선수 금목걸이와 챔피언 벨트, 운동의 모든것 제공
▲ 사진=퍼펙트 티켓, 운동의 모든것 제공
Q. 단체에서 전하는 대회 출전 TIP
경기에서 가장 중요한 건 선수들의 몸입니다. 피트니스 대회 답게 몸을 잘 만들어서 경기에 임하시는 게 가장 중요하고요. 총대회장으로서 선수들의 건강도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선수들이 오랜 기간 동안 건강하게 좋아하는 운동을 하고, 저희와도 꾸준히 인연을 이어 가길 바라죠.
전국 80개의 대회마다 장소가 매번 다를 수밖에 없어요. 무대 조명 상태를 잘 체크하시고 탄 작업을 밝게 또는 진하게 잘 결정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운동의 모든 것 유튜브 채널에도 어떤 식으로 대회가 진행되는지 알 수 있는 영상이 있거든요. 미리 참고하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거예요.
몸은 정말 멋진데, 포즈 연습이 부족한 안타까운 분들도 많이 계세요. 훈련이 끝나면 포즈 연습도 열심히 해서 본인이 준비한 모든 것들을 후회없이 보여주길 바라는 마음이 크죠.
▲ 사진=심사위원 세미나, 운동의 모든것 제공
Q. 2023년, ‘운동의 모든것’ 목표
2023년 단기적인 목표는 아무래도 이번 시즌에 계획된 80개의 대회를 모두 무사히 완주하는 거예요. 3월 첫 대회를 시작으로 12월 연말까지 쭉 달려야 하기 때문에 저를 포함한 저희 직원들이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지치지 않을 수 있도록 건강 관리에도 신경 쓰고 있습니다.(웃음)
조금 더 나아가보면, 저희 단체는 저를 비롯해 각 지역을 담당하는 50여명의 지역 대회장이 있어요. 오랜 기간 함께 대회를 이끌어 가주고 있고, 제가 지칠 때 옆에서나 뒤에서나 힘이 돼 주는 사람들이죠. 저를 믿고 따라주는 만큼, 이 사람들과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인정받는 큰 단체를 만들어 가고 싶어요. 사실 저희가 MUSA 중국과 이미 계약이 돼 있거든요. 코로나19 때문에 나가질 못하고 있죠. 올해 상황이 조금 더 완화된다면, 하루 빨리 세계로 출범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예요.
▲ 사진=석희정 이사와 석현 총대회장, 개근질닷컴
Q. 선수들에게 한 마디
그동안 선수분들께서 사랑해주신 MUSA&WNGP가 어느새 3년차에 접어들었습니다. 저희의 작은 노력 하나하나가 선수 분들께 잘 전달되고 있기에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보내주신 성원과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안주하지 않고 항상 노력하는 단체, 약속을 지키는 단체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항상 지켜봐 주시고 사랑해주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