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디빌더가 되기 위한 훈련 시간이 지나갈수록 내 몸속의 근육들이 서서히 살아 숨 쉬고 있음을 느끼기 시작했다. 특히 다른 어떤 부위보다 힘들게 훈련했던 등에 새겨진 근육들은 지난날 쏟은 노력의 결과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만 같았다. 어쩜 내가 쏟은 노력이 낱낱이 결과로 드러나기 때문에 운동의 매력에 점점 빠져들 수밖에 없다는 생각도 든다. 그러다가 문득 지금의 모습을 기록해서 남겨놓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보디빌딩 시합보다 먼저 프로필 촬영에 도전하기로 했다.
▲ 사진 제공 = 김성태 선수
아마 많은 사람이 인생에서 한 번쯤, 최고의 컨디션으로 바디 프로필을 남기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만약 이 글을 읽는 당신이 그중 한 명이라면 일단 예약부터 하고 후회하지 않을 만큼 최선을 다하는 방향을 추천한다. 내 주변에도 많은 사람들이 도전을 외쳤지만, 고민만 하고 망설이는 사람은 결국 스스로 그 도전의 끈을 내려놓았다. 하지만, 일단 저지르고 답을 찾은 사람은 결국 성공했다. 스스로 안 된다고 평가하는 순간 아무런 결과물도 남길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하길 바란다.
요즘은 바디 프로필 촬영을 전문적으로 하는 스튜디오가 많아져 선택의 폭도 넓어졌다. 스튜디오를 고를 때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면 저렴한 가격에 현혹되어서는 절대 안 된다는 것이다. 작가가 찍은 다른 모델들의 결과물을 충분히 봐야 한다. 검토 후 마음에 드는 느낌의 스튜디오에서 촬영해야 나중에 후회하는 일이 생기지 않는다. 힘들게 만든 몸을 기록하는 중요한 일을 비용 때문에 불만족스럽게 끝내는 것만큼 미련한 선택은 없기 때문이다.
나의 첫 번째 바디 프로필 촬영은 당연히 가장 느낌이 좋고 신뢰성이 있는 곳에서 진행한 덕분에 촬영 과정과 결과물 모두 만족스럽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 촬영 내내 나의 컨디션을 챙기고 충분히 여유 있는 촬영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모습에서 작가의 마음과 프로다움이 느껴졌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프로 작가와 아마추어 작가의 차이는 실력도 있겠지만, ‘촬영하는 사람을 모델로 생각하는지, 그냥 고객으로 생각하는지’인 것 같다. SNS가 발달한 요즘 프로와 아마추어 작가를 구분하는 방법은 따로 말하지 않아도 쉽게 판단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바디프로필은 컨셉별로 촬영이 된다. 여기서 말하는 컨셉이란 촬영하는 복장으로 봐도 무방할 것 같다. 보통 수영복, 속옷, 운동복, 정장 등을 준비하는데 컨셉의 수가 늘어날수록 촬영비용도 늘어난다. 간혹 스튜디오에 있는 복장을 활용할 수 있는 곳도 있으니 미리 알아보면 도움이 된다. 나만의 컨셉으로 촬영하고 싶다면 나에게 어울리는 옷을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대한민국 정서상 작가의 흐름을 따라가는 수동적인 촬영을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중간중간 촬영된 사진 속에 담긴 몸과 표정 등을 확인하면서 내가 원하는 방향의 결과물이 나올 수 있도록 조율하는 적극적인 자세 또한 필요하다.
▲ 사진 제공 = 김성태 선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