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학생 4명 중 1명은 스스로 우울하다고 생각하며, 우울 증상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불면증을 겪고 있는 학생이 우울 증상을 경험할 가능성은 2배 이상 높았다.
7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서울대병원 소아정신과 김붕년 교수팀이 서울 거주 중학생 457명을 대상으로 우울ㆍ주간 졸음ㆍ불면증의 정도와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 '서울 지역 중학생의 우울 증상과 수면 양상과의 관계' 연구 결과는 대한신경정신의학회지 최근호에 소개됐다. 연구 결과 평소 우울감을 느끼는 학생은 전체 중학생의 25.9%에 달했다.
성별론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우울감을 자주 심하게 경험했다. 여학생의 우울척도 점수는 15.4점으로 남학생(13.7점)보다 높았다. 우울척도 점수는 54점 만점으로 점수가 높을수록 우울 정도가 심하다는 의미다. 이번 연구에선 우울척도 점수가 22점 이상이면 우울 증상이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김 교수팀은 논문에서 “청소년 우울증은 성인과 달리 피로ㆍ짜증ㆍ신체 증상ㆍ반항 행동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표현하는 ‘가면성 우울’의 형태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며 “청소년 우울증은 국내 청소년의 사망원인 1위가 자살인 점을 고려할 때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에서 평소 불면증에 시달리는 학생은 잘 자는 학생에 비해 우울감 경험 가능성이 2.2배 높았다. 우울감과 불면증이 상관관계가 있다는 뜻이다. 불면증이 있는 학생의 우울척도 점수는 15.9점으로, 불면증이 없는 학생(13.9점)보다 높았다.
수면 부족ㆍ수면 질 저하와 우울증이 서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이미 여러 연구를 통해 밝혀진 바 있다. 김 교수팀은 논문에서 “(우울감이 비교적 낮은) 정상 학생도 가벼운 불면증에 해당하는 불면증 점수를 나타냈다”며 “이는 국내 청소년이 전반적으로 불면에 시달리고 있는 현실을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내 청소년 중 최소 적정 수면 시간인 8시간을 채우지 못하는 학생은 전체의 75.3%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다수 학생이 부족한 수면을 취하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