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가루ㆍ흰쌀 등 정제된 곡류대신 귀리ㆍ현미 등 통곡으로 6주간 대체하면 신체에 놀라운 변화가 일어난다. 대변 무게가 1.7배 늘어나고 체중 감량과 체지방 축적 감소가 연구결과를 통해 밝혀졌다.
12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진 메이어 미국 농무부(USDA) 노화 관련 인간 영양 연구센터 필립 칼 박사팀은 미국 보스턴 거주 40∼63세 남녀 81명을 대상으로 통곡과 정제 곡류의 다이어트 효과 차이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 이 연구결과는 영양학계에서 권위 있는 학술지인 미국임상영양학회지(The 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 최근호에 소개됐다.
연구팀은 체질량지수(BMI)가 20∼35인 연구 참여자에게 2주간 같은 식사를 제공했다. 이어 이들을 정제 곡류를 계속 섭취하는 그룹(40명)과 귀리ㆍ현미ㆍ통밀 등 통곡을 섭취하는 그룹(41명)으로 나눈 뒤 곡류 종류가 다른 식사를 6주간 제공했다.
각 그룹에서 곡류를 먹기 시작한 지 6주 뒤, 정제 곡류 섭취 그룹과 통곡 섭취 그룹은 휴식 대사량(RMR)과 대변 무게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RMR은 하루 전체 에너지 소비량의 60∼75%를 차지한다. RMR이 클수록 칼로리를 더 많이 소모한다는 의미다.
정제 곡류 섭취 그룹의 하루 평균 RMR은 연구 전 1,407㎉에서 6주 후 1,390㎉로 오히려 감소했다. 반면 통곡 섭취 그룹의 하루 평균 RMR은 같은 기간에 1,406㎉에서 1,432㎉로 증가했다.
대변 무게도 정제 곡류 계속 섭취 그룹에선 하루 91g에서 81g으로 준 데 반해 통곡 섭취 그룹에선 87g에서 149g으로 1.7배나 늘었다. 통곡 섭취 그룹에서 대변 무게가 증가한 것은 통곡의 풍부한 식이섬유가 대변량을 늘렸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이번 연구를 통해 통곡이 대변을 통한 체내 칼로리 배출을 촉진시켜 다이어트와 체지방 감소 효과를 나타낸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서 통곡으로 제공된 귀리는 식이섬유가 풍부한 곡류다. 식이섬유를 하루 3g(귀리 한 그릇에 포함된 식이섬유의 양)씩 꾸준히 섭취하면 총콜레스테롤 수치를 8∼23% 낮출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최근 나왔다.
국내에서 귀리를 섭취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시판 그래놀라나 오트밀을 사 먹는 것이다. 분쇄된 귀리가루를 이용한 오버 나이트 오트밀(overnight oatmeal은 간편한 섭취 방법 중 하나다. 병에 귀리가루, 우유 혹은 두유, 각종 과일 및 견과류를 담아 밤 동안 재워두고 다음 날 아침에 먹는 방법이다. 오트밀이 입맛에 맞지 않는다면 그래놀라가 훌륭한 대안이다. 그래놀라(granola)는 귀리ㆍ말린 과일ㆍ견과류 등에 향료를 넣어 구운 오트밀이다. 바쁜 아침 시간에도 쉽게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요거트랑 함께 먹으면 편하게 섭취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