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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내추럴’ 박주현, 계획된 정도(正道)를 걷다

등록일 2020.08.07 17:51 youtube insta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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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김병정 기자

 

[개근질닷컴] 박주현 “계획을 세우고, 행동을 통해 결과로 증명했다”

 

ROTC 장교 출신 박주현은 올해 전역과 함께 5년 만에 참가한 8개 대회에서 두 차례의 오버롤과 종별 모든 체급 입상이라는 영예를 안았다.

 

특히 오버롤은 내추럴 대회에서 들어올린 것이기에 라이프타임 내추럴을 지향하는 그에게 의미가 남달랐다.

 

박주현은 50대까지 삶의 목표를 세워둘 만큼 늘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 ‘Plan Man’이다. 올해 세운 목표 중 하나는 대회에서 체급 1등을 단 한 번이라도 하는 것. 그런데 그 결과는 스스로도 놀라울 만큼 우수했다.

 

이러한 결과는 단순히 운이 좋아서일까. 올해 26살이 된 젊은 청년 박주현의 웨이트 경력은 알고보면 무려 13년이나 된다. 반평생을 쇠질과 함께했단 뜻이다.

 

그렇다면 13년 동안 꾸준히 웨이트를 했을까. 박주현은 고1 때 허리 부상으로 인한 딱 한 달간의 공백기를 제외하곤 매일 같이 웨이트를 했다. 웨이트란 노력과 꾸준함이 답이란 걸 몸소 증명해 낸 셈이다.

 

“첫 대회부터 마지막 대회까지 난이도가 점점 높아지는 게임을 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늘 해왔던 대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묵묵히 한걸음, 한걸음씩 나아갔을 뿐이다”

 

#내추럴 #오버롤 #피지크X클래식피지크

 


▲ 사진=김병정 기자

 

상반기 WNC대회에서 두 차례나 정상을 밟았다

 

ROTC 장교 전역 후 5년 만에 뛰는 대회였기에 두려움과 기대가 반반이었다. 다행히 성적이 좋아서 너무 뿌듯하다. 목표를 최대한 구체화시키고 조금씩 정진하다 보니 좋은 결과들이 있었지 않나 싶다.

 

지난 2018년도에 연도별 삶의 계획을 세워놨다. 당시 올해 세웠던 목표 중 하나가 전역 후 참가한 대회에서의 체급 1등이었다. 그런데 무려 두 차례나 그랑프리를 차지했으니, 목표치를 한참 초과한 셈이다(웃음).

 

내추럴을 전면에 내세운 *WNC대회였기에 그 의미가 남다를 텐데

*WADA 인증 기관에서 도핑테스트를 실시하는 국내 내추럴 대회.

 

그렇다. 개인적으로 이 운동을 하는 궁극적인 내 삶의 목표가 라이프타임 내추럴이다.

 

현재 WNC프라임의 경우 오버롤 이후 실시한 도핑 테스트에서 합격 통보를 받은 상태고, 부산 대회는 아직 결과가 나오진 않았지만 무사 통과할 것 같다. WNC처럼 내추럴 선수들이 마음 놓고 실력을 겨룰 수 있는 대회가 앞으로 더 늘어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 WNC프라임 피지크(왼쪽)와 WNC부산 클래식피지크 오버롤 당시의 박주현. 사진=김병정 기자

 

두 차례나 달성한 오버롤의 종목이 다르다

 

대학 때까진 보디빌딩을 주종목으로 뛰면서 피지크를 병행했다. 신장(181cm)이 크고, 매스는 작은 편인데 당시 대학부에선 매스가 엄청 큰 선수들이 없었기 때문에 경쟁이 됐다. 그런데 일반부로 넘어오면서는 사이즈로 경쟁하기가 버겁더라.

 

그래서 이번 시즌엔 내 체형을 고려해 피지크와 클래식피지크, 스포츠모델 같은 피트니스 종목에 올인하기로 마음먹었다. 결과적으로 체형의 장점을 살렸더니 성적도 아주 만족스럽게 나왔다.

 

사실 피지크와 클래식피지크 뿐만 아니라 내심 스포츠모델에서도 좋은 성적을 기대했었다. 그런데 개인을 표현하는 포징 부분이 약했는지 올해 첫 대회에선 체급 5등에 그쳤다. 이후 개선을 통해 조금씩 보완하며 무대에 올랐더니 시즌 말미엔 체급 1등까지 할 수 있었다.

 

기존 보디빌딩을 탈피해 선수 박주현이 앞으로 어떤 길을 걸어야할 지에 대한 일종의 시험대와 같은 시즌이었다. 주종목은 정했나

 

여러 종목을 시험해 본 결과 클래식피지크나 클래식모델 분야로 정진해 나갈 생각이다. 피지크만 하기에는 하체를 버리기 아까운 것도 있고, 상체 프레임이 넓은 편이 아니라서 한계가 있을 것 같다. 클래식 분야는 올해 처음 도전했기에 앞으로 보완할 부분들이 많다. 조급해하지 말고 한 걸음, 한 걸음씩 정진해 나갈 것이다. 

 

#ROTC #대회준비 #군생활 #업그레이드 #전역

 


▲ 사진=박주현 제공

 

전역 기간과 맞물리면서 무려 5주간 *8개 대회에 참가했다. 준비 기간 동안 애로사항이 있었다면

 

*올 시즌 박주현이 참가한 대회 

-6월 6일  피트니스스타 의정부

-6월 14일 WNC프라임

-6월 20일 피트니스스타 강릉

-6월 27일 NFC 안양

-6월 28일 NFC 수원

-7월 4일  피트니스스타 강남

-7월 11일 WNC 부산

-7월 12일 나바코리아 아마추어 클래식 in 부산

 

아무래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외출이 불가능해지면서 헬스장에 가지 못한 게 가장 큰 애로사항이었다. 부대 내에도 체력단련실이 있긴 하다. 다만 대부분 프리웨이트용이고 전체적으로 시설이 너무 열약해서 마음먹고 운동하기가 힘들었다. 그렇기에 전역 휴가 기간 동안 헬스장에서 더 집중해서 몸을 만들었다.

 

일반인보다 대회용 식단을 챙겨 먹기가 어렵진 않았나

 

군대 간부였기 때문에 밖에서 대회를 준비할 때처럼 잘 챙겨먹었다. 영내 개인 숙소로 보충제나 닭가슴살 등을 택배로 받을 수 있었서 식단과 관련해선 크게 힘들진 않았다.

 


▲ 사진=박주현 제공

 

지난 6월 말, ROTC 장교 *전역 후 ‘완전한 민간인’이 됐다. 감회가 새로울 텐데

*군 복무 기간: 2018.03.01~2020.06.30

 

아직 몸은 바깥 세상에 적응 중이다(웃음). 지난 군생활을 되돌아보면 많이 배우고 느낀 시간이었다.

 

원래는 ROTC 장교가 아니라, 특전사에 지원하려고 했다. 그런데 멘토나 다름없는 지인이 ‘너는 하드웨어(신체)가 이미 충분히 훌륭한데, 왜 하드웨어만 고집하려고 하느냐’라면서 ‘앞으로의 인생을 위해 소프트웨어(머리)를 발전시키면 좋을 것 같다’라고 하더라.

 

결국 오랜 고민 끝에 ROTC에 지원하게 됐고, 운이 좋게 합격을 해서 장교로 임관해 인사와 군수를 담당하는 지원과장 업무를 맡게 됐다.

 

지원 과장은 일종의 부대 내 참모 역할을 수행한다. 부대의 일정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짜고, 실행해야 하는 지에 대한 부분들을 배우면서 소프트웨어적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수 있었다.

 

소프트웨어가 업그레이드되니 보디빌딩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다. 이 운동 자체가 계획을 잘 세워서 목표를 하나씩 이뤄나가는 게 중요하다. 다시 말해 자신에게 맞는 운동 전략이 반드시 필요하다. 군에서 배웠던 노하우를 이번 시즌을 준비하면서 대입했더니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처음 자대 배치 받았을 때 힘들진 않았나. 보통 병장들은 초임 장교를 보면 ‘이제 막 군생활을 시작했다’고 무시하는 경향도 있다

 

처음에는 나도 그게 걱정스러웠다. 그런데 자대 배치를 받은 시기가 여름이었던 게 신의 한 수가 됐다. 당시 하계 전투복을 입으면서 자연스럽게 팔 근육이 드러나니 병장들도 감히 무시하지 못하더라(웃음). 오히려 운동법을 알려달라는 병사들도 있었고, 운동으로 대동단결 할 수 있었다.

 


▲ 사진=박주현 제공

 

첫 기초군사훈련 권역별 평가 1등을 할 정도로 군생활을 정말 열심히 했더라

 

누군가를 지도해야 할 사람이 되려면 두배, 세배는 더 노력해야하는 것이 당연하다. 장교로서 병사에게, 혹은 트레이너로서 회원분들께 잘못된 것을 가르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당시에도 이런 마음가짐으로 등수에 상관없이 열심히 했을 뿐이다.

 

솔직히 군인으로서의 자부심도 컸다. 교육과정을 수료할 때도, 자대에 배치 받은 후에도 군인으로서 어긋난 행동을 하지 않았고, 혹여 그러한 전우들을 보면 충고 아닌 충고를 하기도 했다.

 

‘비스듬히 걸친 태도에서는 비스듬히 걸친 마음 밖에 돌아오지 못하는 법이다’ 포병학교 동기회장 선출 당시 동기 후보생들 앞에서 큰소리로 읊었던 시의 일부분이다. 당시 군 복무에 임하는 2년 동안 모든 걸 쏟아 붓겠다는 포부였다. 그 결과 군생활을 하며 정말 많은 것을 배웠고,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너무나도 값진 시간이었다.

 

#씨름부 #부상&재활 #민간인 #시즌오프

 


▲ 사진=박주현 제공

 

앞서 대학 때부터 보디빌딩 대회에 나갔더라. 웨이트는 언제부터 시작한 건가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고등학교 1학년 때까지 씨름부여서 어렸을 때부터 웨이트를 시작했다. 지금까지 살면서 약 한 달 정도의 공백기 외에는 웨이트를 쉰 기억이 없다.

 

한 달 간의 공백?

 

고1 때 씨름부 단체전 경기에 나갔는데 그날 우리팀 선수 한 명이 모자랐다. 결국 내가 기존 체급 보다 한 단계 올려서 경기를 뛰게 됐다.

 

당시 주특기인 들배지기로 상대를 넘기려 했더니, 무게 때문에 꿈쩍을 않더라. 결국 그대로 허리가 꺾여버렸다. 경기장에서 곧바로 병원에 실려갔더니 척추분리증에 허리디스크, 퇴행성 관절염 판정을 받았다. 이때 웨이트를 한 달 정도 안하게 됐고, 씨름도 이 무렵 관두게 됐다.

 

이후 수술을 하지 않고 독학으로 재활 분야 공부를 시작했다. 이 때 재활용 웨이트를 위해 헬스장에 다니게 됐고, 본격적인 쇠질의 길에 접어들었다. 그렇게 매진하다 보니 어느 순간 무대에 오르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더라. 다행히 수상도 꾸준히 하게 되면서 대학도 애초 계획했던 씨름이 아닌 보디빌딩으로 가게 됐다.

 


▲ 사진=김병정 기자

 

시즌 오프 후 근황은

 

일적으로는 현재 은평구 쪽에서 프리랜서 트레이너로 일하고 있다. 원포인트레슨, 온라인PT, 오프라인PT를 진행 중이다. 개인 운동은 시즌 때와 마찬가지로 똑같이 하고 있고 여자친구와 함께 짐웨어 사업도 추진할 생각이다.

 

당초 시즌 오프 후 한 달 정도 여유롭게 돌아다니면서 바깥공기도 한 껏 마시고, 힐링을 즐기려고 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터지면서 계획이 틀어졌다. 그런데 오히려 잘 된 것 같기도 하다.

 

?

 

막 사업을 시작하는 시기이기도 하고, 좀 더 일에 집중해서 자리를 빨리 잡을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혹시 내년 대회 참가 계획도 세워놨나

 

일단 내년까지는 일에만 집중하고, 대회는 2년 뒤를 바라보고 있다. 공백기 동안 종목에 대한 이해도를 더 높여서 보다 완벽한 몸을 만들어 무대에 오르고 싶다.

 

특정 부위로는 등, 어깨, 가슴부위 등을 집중적으로 연마해서 내 최대 단점인 프레임 자체를 넓혀 볼 생각이다. 그리고 포징도 어색하지 않게 좀 더 연구해서 대회에 참가할 생각이다.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은지

 

한 순간에 확 떴다가, 훅 저무는 그런 선수이기 보다 이 운동을 하는 사람들과 함께 오랫동안 꾸준하게 나아갈 생각이다. 아직은 먼 미래겠지만 사람들이 나를 보면서 내추럴도 할 수 있다는 걸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그런 선수가 되고 싶다. 모든 것은 계획대로!

 


▲ 사진=김병정 기자

 

권성운 (kwon.sw@foodnamoo.com) 기자 
<저작권자(c) 개근질닷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사등록 2020-08-07 17:5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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