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개근질닷컴
[개근질닷컴] 복룡봉추(伏龍鳳雛), 엎드린 용과 봉황의 새끼라는 뜻으로 초야에 숨어있는 큰 인물을 말한다. 사실 이 선수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말일 수 있다. 이미 국내 저명한 대회에서 상을 휩쓸었으니 말이다. 화려한 업적에도 불구하고 때를 기다리며 자신을 연마중인 피지크 황제 황상진,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작년 나바코리아, 디랙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황상진입니다. 현재 피지크 선수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반갑습니다.
▲사진=황상진 제공
Q. 작년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는데, 그에 대한 소감 부탁드려요.
사실 작년에 부담이 상당했지만 좋은 성적을 거둬서 뿌듯하고 좋았습니다. 아무래도 2연패 도전이라 그랬던 것 같아요. 올해 역시 부담을 가지고 운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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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시즌 오프 이후엔 어떻게 지내셨어요?
계속 일하면서 비슷한 일상을 보냈어요. 작년에 좋은 결과를 내다보니 레슨 문의도 늘고 직접 찾아오시는 분들도 많아졌어요. 덕분에 재밌게 수업하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Q. 수업이 더 많아져서 대회 준비에 지장이 있진 않나요?
영향이 아주 없진 않아요. 사실 여름이 다가오면서 수업도 더 많아지고, 제가 9월 시즌을 준비하고 있어서 그런 것 같아요. 그래도 여기 대표님이 개인 운동 여건을 보장해 주셔서 큰 무리 없이 해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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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대회 관련해서, 사실 많은 분이 IFBB 진출에 대해 궁금해하세요.
올림피아 무대를 밟는 게 꿈이기 때문에 당연히 IFBB 대회를 염두에 두고 있어요. 그렇지만 시기상조라고 생각해요. 만약 지금 도전해서 운 좋게 프로 카드를 딴다고 해도 그 다음이 문제죠. IFBB 프로들과 경쟁해야 하는데, 객관적으로 봤을 때 경쟁력을 더 갖춰야 한다고 생각해요. 프로 전에서도 성적 낼 수 있는 시기가 오면 그때 도전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현재 출전하는 대회도 저에게 굉장히 의미가 크고 동기부여도 확실해요. 여기서 기록을 더 세우고 싶은 욕심도 큽니다.
Q. 상당히 겸손한 답변인데요. 혹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계획이 있나요?
단계적인 목표가 있어요. 현재 IFBB 프로로 활동 중인 최봉석 선수가 나바 버뮤다모델(피지크) 종목에서 4연패 한 걸로 알고 있어요. 저도 4연패 혹은 5연패까지 하고 나서 다음 단계로 나아갈 예정입니다. ‘황상진에게 더 나아갈 곳이 IFBB쪽 밖에 없겠구나’라는 평가가 나올 때 IFBB에 도전할 계획입니다.
Q. 그 시기를 언제쯤이라고 예상하세요?
빠르면 내년, 늦어도 내후년일 것 같아요. 당장의 목표는 계속해서 나바코리아에 도전하면서 좋은 성적을 내는 거예요. 그래서 가능하다면 내년에 IFBB 프로 카드를 따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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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도전에 대해 말씀해주셨는데, 혹시 다른 종목에 도전하실 생각도 있나요?
아직은 없어요. 다른 종목에선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드릴 것 같아서요. 아무래도 제가 상대적으로 하체가 부족한 부분이 있어요. 일부러 상체 운동을 많이 했다기보단 예전부터 무릎이 좋지 않았고 상체와 하체 운동 방식에 조금 차이가 있었어요.
그래서인지 하체까지 심사하는 종목에 나가면 피지크 종목에 비해 성적이 좋지 않았어요. 요즘 인기 있는 종목인 클래식 피지크 같은 경우에도 운 좋으면 1~2등 하는 정도였어요. 그에 반해 피지크에선 대부분 그랑프리를 했죠. 지금은 우선 피지크 종목에 집중할 계획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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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무대 얘기도 궁금해요. 특히 여유로운 무대 연출이 인상적이었어요.
여유로운 척하지만 실제로 여유롭진 않죠. 그래도 최대한 그렇게 보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포징할 때도 온 힘을 다해 쥐어짜기보다는 어느 정도 틀 안에서 여유롭게 움직이려고 해요. 종목 특성상 긴장한 모습보다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는 게 메리트 있다고 생각해서요.
그리고 피지크 종목은 상체 위주로 보는 종목이라 타 종목에 비해 포징 동작 제한이 있어요. 그 속에서도 포인트를 어떻게 줄 수 있을지 항상 고민해요. 여유로운 포징도 그 포인트 중 하나예요. 또 저는 대회별로 무대를 조금씩 다르게 준비하고 있어요. 무조건 기억에 남을 수 있게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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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혹시 피지크 종목 내에서 인상 깊게 본 무대나 롤 모델이 있나요?
국내에선 예전부터 항상 최봉석 선수였어요. 무대 영상을 보면서 포징도 많이 연습했고 제가 원하는 몸이어서 동기 부여도 얻었어요. 또 외국 선수로는 브랜드 헨드릭슨을 좋아해요. 항상 발전하는 모습이 멋있더라고요. 그 외 더 있지만 일단 제 종목에서는 그분들을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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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선수로서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요?
말씀드렸던 것처럼 올림피아 무대에 오르는 거요. 만약 그 무대에 올라간다면 국내 선수 중에서 가장 높은 성적을 받는 게 목표입니다. 언젠가는 그 무대에서 퍼스트 콜아웃에 불릴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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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마지막으로 평소 감사 인사하고 싶은 분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려요.
제가 근무지를 옮기면서 요즘 어머니랑 함께 살고 있어요. 항상 옆에서 밥도 챙겨 주시고 대회 준비도 도와주시는 저희 어머니가 제일 고맙습니다.
또 옆에서 고생하는 여자친구에게도 고마워요. 마음과 달리 자꾸 잘해주지 못해서 항상 미안합니다. 계속 믿고 옆에 있어 줘서 더 발전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같이 운동하는 친구들, 동생들, 실장님 등 제 주변 사람한테 다 감사한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