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B씨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 어렵게 출전한 대회에서 자신의 이름을 바꿔 부른 사회자의 태도 때문이다. 대회장에서 출전 선수를 호명하는 것은 대외적으로 해당 인물을 알리는 일이기 때문에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처음 잘못 부른 것을 안 B씨는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연거푸 본인의 이름이 다르게 호명되자 화가 났다. B씨가 주최 측에 문의해 확인한 결과 선수명단이 표기된 대본은 틀리지 않았고, 사회자의 실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휴식 시간에 정정을 요청하러 간 B씨에게 해당 사회자는 오히려 '까다롭게 군다'며 면박을 줬다. 사회자는 이내 주최 측 고위 관계자와 커피를 마시러 가면서 B씨를 흘깃 쳐다보고 입꼬리를 올렸다.
▲ 사진=픽사베이. 본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
일부 보디빌딩 대회 사회자의 자질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본인의 실수로 선수 이름을 잘못 부르거나 번호를 바꿔 말하는 일이 빈번히 발생하기 때문. 실수를 자각한 뒤에도 정정 멘트나 사고 내용을 알리지 않아 빈축을 산다. 포즈 명칭을 잘 모를 뿐 아니라 전문 지식도 부족해 '대충 때우고 넘어가자'는 식의 행동을 일삼는다.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다. 일부 사회자의 품행도 연일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마치 자기 집 안방인듯 의자를 뒤로 제끼고 거의 눕다시피 진행하거나, 개별 포징 시간도 천차만별로 분배한다. 잠시 멘트를 쉬고 있는 동안 스마트폰을 들여다 보며 웃고 떠드는 일도 수 차례 목격된다.
이런 뻔뻔한(?) 사회자들의 비양심적 행태는 대회 품격마저 떨어뜨린다. 전체 대회를 이끌고 중심을 잡는 중요한 역할을 부여받았음에도, 의무를 망각한 채 실수 감추기만 급급하다. 언뜻 보기에 ‘옥의 티’로 비쳐질 수 있지만 실상 피해 범위는 만만치 않다. 선수 명예가 훼손됨은 물론 취재기사나 보도자료를 만드는 언론 및 주최 측도 난감한 상황에 봉착하기 때문.
익명을 요구한 한 선수는 "보디빌딩 대회에서 오랫동안 사회를 본 분들은 본인이 실수를 하더라도 바로 사과하거나 정정 멘트를 해 주신다"며 "프리랜서로 일하는 일부 사회자 가운데 실수를 인정하지 않고 친분을 통해 유야무야 넘어가는 비양심적 행태가 문제"라고 전했다.
심지어 일부 사회자들은 대회장과의 친분을 과시하면서 선수를 무시하는 '신종 갑질'도 자행한다. 때문에 선수들이 쉽사리 문제 제기를 할 수 없고, 관련 이슈를 공론화 하더라도 몇 개월 쉬고 복귀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에 대해 한 대회장은 "사회자를 가장해 개인 사업을 영위하거나 인맥을 만드려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아졌다"며 "베테랑 사회자 분은 물론 선의의 프리랜서까지 이미지 타격을 줄 수 있는 심각한 사안이다. 사회자는 한 대회의 얼굴이자 중심을 잡아주는 전문가로써, 자질이 의심되는 일부 몰상식한 인물을 업계에서 퇴출하는 방안도 고려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