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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④] “대보협 새로운 회장에게 바란다.” - 1편

등록일 2019.04.08 16:57 youtube insta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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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보디빌딩협회 새로운 회장에게 바란다. 사진=박준혁 기자


[개근질닷컴] 보디빌딩계는 곧 선출될 대한보디빌딩협회 새로운 회장에게 무엇을 바랄까?

개근질닷컴은 회장 선거를 앞두고 ‘쇄신’과 ‘혁신’을 요구하는 보디빌딩계의 목소리와 의견을 들어봤다. 

협회 임원, 지도자, 심판, 선수 등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리서치를 바탕으로 한 긴급진단을 2편의 취재파일로 나눠 게재할 계획이다. 

1편 내용은 보디빌딩계 구성원이 바라는 이상적인 회장의 상인 동시에 준엄한 요구.

단, 취재원의 보호를 위해 이들의 정보는 이니셜로만 표현한다.

보디빌딩인 이구동성 “통합하고 위기 개혁할 리더쉽 필요”


▲ 사진=박준혁 기자

대한보디빌딩협회 제12대 회장 선거가 4월 9일 오후 서울 올림픽파크텔 3층 대한체육회 회의실에서 열린다. 회장 선거엔 IPF KOREA(한국 파워리프팅연맹) 조영훈 회장이 기호 1번, 前 충청북도보디빌딩협회 장석호 회장이 기호 2번으로 출마한다.

새로운 회장은 대보협 산하 전체 행정을 통솔하는 권한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대보협을 개혁하고, 보다 나은 미래를 책임져야 할 막중한 책임이 있는 자리다.

당장의 위기도 정면으로 돌파해야 한다. 회장 이하 집행부 선출은 대한체육회 관리단체 지정 해제의 최우선 조건 가운데 하나다.

현재 지역 보디빌딩협회 사무장을 맡고 있는 A는 “협회 행정을 정상화 시키는 게 최우선 현안”이라며 “새로운 회장이 파벌싸움과 갈등에 지친 각 지역협회와 구성원을 통합할 수 있는 리더가 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A는 약 10년 이상 보디빌딩계에 몸 담았다. 그 과정에서 목격한 역대 선거 과정의 각종 부정부패의 ‘추태’, 이해관계에 얽힌 ‘이합집산’의 반복에 이젠 단단히 질린 눈치였다. 선거인단 확정 전 통화했던 A는 “막상 투표권이 생겨도 투표하고 싶은 마음이 현재는 들지 않는다. 선거인에 뽑히고 나면 다시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며 씁쓸하게 웃었다.

국내외를 오가며 ‘대한민국 국위선양’ 한 축을 담당했던 지도자 B는 새로운 회장에게 ‘혁신’을 당부했다.

“대보협은 이제라도 완전히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 새로운 회장은 잘못된 것은 과감하게 다 도려낸다는 생각으로 개혁했으면 한다. 그게 이 업계 구성원의 요구다. 건강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산업은 점점 성장하는데, 보디빌딩계는 퇴보한다. 거꾸로 가고 있다.

열심히 운동하고, 또 땀 흘리는 이들이 약물 탓에 일반인에게 손가락질 받고 부당한 오해에 시달린다. 얼마나 억울하고 답답한 일이냐. 새로운 회장은 ‘도핑’에 대한 확실한 원칙을 세우고 대보협의 위상을 살려줬으면 한다. 그게 이 스포츠가 살아나는 길이다.” 지도자 B는 인터뷰 내내 뜨거운 목소리였다. 그러면서 몇 차례나 개혁과 쇄신을 말했다.


▲ 사진=박준혁 기자

국제 무대에 출전해서 좋은 성적을 올렸던 한 정상급 보디빌더 C는 ‘위기 극복’을 회장에게 바라는 첫 번째 조건으로 꼽았다.

C는 “지금 보디빌딩계가 위기다. ‘진통의 시기’라고 생각한다”며 “이 어수선한 시기를 잘 극복해주실 분이 당선되길 바란다”고 힘주어 말했다.

또 C는 “보디빌딩‧피트니스 산업 전체가 성장 중이다. 그러니 지금이 정말 중요하다. 다른 스포츠와 비교해서 뒤지지 않는 스포츠로 발전시킬 수 있는 회장님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고대했다.

여성 보디빌딩인이자 행정가 겸 지도자인 D는 새 회장의 최우선 조건으로 딱 한 가지 ‘순수한 애정’만을 꼽았다. D는 “이젠 보디빌딩을 사랑하는 순수한 마음을 가진 분이 당선됐으면 한다”며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 운동을 사랑하는 마음만 가진 회장이 나서서 여성 종목 감소 등 이슈에 잘 대응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사진=이일영 기자

약 10년 이상 선수로 뛰면서 대보협 대회와 사설대회 출전을 병행하고 있는 베테랑 선수 E는 ‘뛸 수 있는 무대’를 넓혀주길 바랐다.

“무엇보다 선수들의 마음과 입장을 잘 헤아려 줄 수 있는 회장이 뽑혔으면 좋겠다. 현재 대보협에 선수 등록을 하면 다른 사설 대회에 참여할 수 없는 규정이 불만스럽다. 선수들이 뛸 수 있는 대회가 정말 제한적이다. 대보협과 사설대회의 ‘편 가르기’를 하지 않을 회장이 됐으면 한다. ” 

E의 말은 그간 셀수 없이 많은 선수가 개근질닷컴에 했던 얘기다.

엘리트 선수를 다수 양성한 베테랑 지도자 F는 “명확한 원칙과 합리적인 과정 속에 신상필벌(信賞必罰)이 정확했으면 한다”며 “개인 비리를 저지르거나 문제가 있었던 임원들이 그동안 버젓이 다시 활동했다. 협회가 이러니 선수들에게도 ‘약물을 사용하거나 문제가 될 일을 하지 말라’는 얘길 하기 어렵다”며 지도자로서 느끼는 자괴감을 토로했다.

F는 한 발 더 나아가 “새롭게 수장을 맡을 회장은 협회 내에서 문제를 일으킨 지도자 및 협회 임원, 혹은 약물 사용 선수는 ‘무관용 원칙’으로 단호하게 영구 제명했으면 한다. 깨끗한 대보협을 만들기 위해 강단 있고 올바른 회장이 나타나길 간절히 바란다”고 했다.

경력이 ‘6년 정도 된다’는 선수 G는 “대보협은 전통을 지키는 심리가 강한 것 같다. 하지만 기존과 똑같이 운영된다면 대보협의 미래는 밝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고 냉정히 전망하며 “그렇기에 차라리 완전히 새로운 인물들이 수뇌부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외에도 현장에서 보고 느낀 다양한 문제들을 언급한 G의 날선 지적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대보협에선 매번 ‘선수를 위한 대회’란 말을 한다. 하지만 막상 협회 관계자는 자기 잇속 챙기기에 바쁘다. 더 세게 말하면 선수를 일종의 도구나 돈벌이 수단으로 보는 것 같다. 이젠 그런 회장이나 협회임원들이 나타나지 않았으면 한다.”


▲ 사진=이일영 기자

그랑프리를 여러 차례 들어올리는 등 약 13년 이상 보디빌딩계에 뚜렷한 족적을 남긴 선수 H는 “처음 내가 운동을 시작했을 때도 ‘편가르기 행태’가 있었다. 이런 ‘파벌싸움’은 보디빌딩계에 몸 담은 이들은 공공연히 아는 사실”이라며 “가령 ‘어느 지역은 이번 선거에서 우릴 지지하지 않았으니 배제해야 한다’는 식으로 정치권의 여당과 야당처럼 싸워온 셈”이라며 역대 집행부의 ‘구습’과 ‘후진 행정’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H는 “보디빌딩이 전국체전 시범 종목으로 강등되면서 분위기가 좋지 않은데 나뿐만 아니라 많은 선수가 ‘편 가르기’같은 행태는 하루빨리 없어지길 바라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질적인 도움과 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이번 리서치는 물론 보디빌딩인 취재 때 마다 하나같이 들었던 이야기가 ‘선수 인프라 개선’이었다.

약 6년째 대보협 대회에만 꾸준히 출전하고 있는 선수 I는 “대보협 대회 환경이 유독 더 열악한 것은 대부분의 선수가 공감할 얘기”라고 말문을 열었다.

“기본적인 환경이 미비한 것은 물론, 대회 규정이 대회별로 너무나 다르다. 예를 들어 펌핑실이 따로 마련 된 곳이 있는가 하면 어떤 곳은 기구를 반입하는 것 자체를 금지하기도 한다. 선수들은 사소한 환경이나 조건에도 굉장히 큰 영향을 받는다. 대보협이 명확한 원칙을 제시하거나 사전에 공지해 줬으면 좋겠다.”

I는 “앞으로도 사설대회에 나갈 생각은 크지 않다”고 했지만 여러모로 사설대회와 차이 나는 환경에 대한 아쉬움만은 감추지 못했다.

매우 오랫동안 지역 협회 핵심 임원을 맡다가 몇 년전부터 재야로 물러난 보디빌딩인 J는 회장의 최우선 조건으로 소통을 꼽았다.

J는 “과거 대보협에서 오랜 기간 일했다. 그때도 발전과 개혁을 위해 다양한 의견을 내봤지만 소위 말하는 ‘윗선’이 많은 이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묵살하기 일쑤였다”며 “지역 협회는 물론 중앙집행부도 마찬가지다. 이 업계를 위해 많은 이가 고심하고 노력해서 대안을 찾는다. 하지만 일부 권력을 쥔 이들은 소통 자체를 하지 않으려 한다. 그 때문에 나도 대보협에서 나온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J는 “이렇게 밖에 있지만 누구보다 더 한국 보디빌딩이 바로 서고, 대보협이 똑바로 서길 기대한다”며 “새로운 회장은 자신의 측근만 곁에 두는 이가 아닌, 진정으로 이 업계를 위해 고심하는 많은 이의 다양한 의견과 새로운 생각을 잘 받아들이는 사람이 됐으면 한다”고 했다.

최정상급 선수들 역시 마찬가지로 고민이 많았다.

각종 국제대회에서 수상한 세계 최고 선수 가운데 한 명인 K는 “국제 대회와 국내 대회를 모두 뛰어보면 판정의 정확성, 환경 인프라, 종목의 다양성 등 여러 측면의 차이를 극명하게 느낄 수 있다”고 했다.

“소수의 엘리트 선수가 매년 피나는 노력으로 좋은 성적을 내면서 명맥을 잇고 있지만 선수 생활을 이어가는 게 쉽지 않다. 당장 도핑 파동으로 많은 실업팀의 지원이 줄어들거나 끊기면서 국내 최정상, 나아가서 세계를 무대로 뛰는 선수들 조차 자비로만 운동하고 있는 상황이다. 도대체 어떤 종목의 환경이 이런가?” K는 후배들이 겪는 어려움을 언급하며 안타까움을 금하지 못했다.

K는 “새롭게 뽑힐 회장은 선수들이 더 명예롭게 운동에만 매진할 수 있도록 환경과 제도를 개선해줬으면 한다”며 “정말 말뿐인 아닌 챔피언이 챔피언다울 수 있도록 새 회장님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주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보디빌딩계의 의견은 다양했다. 그간 목소리를 내지 못했던 보디빌딩인들의 발언은 거칠 것 없었다. 하지만 작심하고 말을 쏟아낸 이들이 새로운 회장에게 하고 싶은 말은 사실 단 한 가지였다.

바로 ‘진정으로 이 보디빌딩과 피트니스계를 위하는, 사람이 중심인 대보협회장이 되어 달라는 바람이었다.

2편에서 이어집니다.

김원익, 권성운, 허준호 기자 (one.2@foodnamoo.com)
개근질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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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19-04-08 16:5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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