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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허은수, "내추럴 중에는 좋다? 오기가 생기더라고요"(영상)

등록일 2024.05.29 12:00 youtube insta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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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추럴 구분 없이 정점 찍고 싶어... 내추럴로 한계 두지 않아”

“비키니는 X-테이퍼가 중요... 평소 어깨와 힙 볼륨에 신경 써”

“3년 안에 월드챔피언십 우승할 것... 다른 목표는 생각 안 해"

 


▲사진=개근질닷컴

 

[개근질닷컴] 올해 허은수를 눈여겨 볼 만하다.

 

지난 5월, 2024 PCA/NPCA 아시아챔피언십이 이틀에 걸쳐 열렸다. 내추럴을 기준으로 나뉜 두 대회, 비키니 우승자는 허은수 한 사람이었다. 

 

허은수는 2018년 김준호클래식에서 데뷔, 2022년부터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2022년 PCA/NPCA 코리아 프로를 시작으로 지난해 아시아 통합 프로, 올해는 NPCA 월드 프로에 올랐다. 

 

내추럴이지만 내추럴 대회만 나가진 않았다. 약물을 사용하지 않고 정점을 찍으면 더 멋있을 것 같다는 단순한 이유였다. 실제로 허은수는 영역에 구애받지 않고 대회를 제패해 나갔다. 

 

이번 아시아챕피언십 석권 후 그녀는 통합 월드 프로를 위해 더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돌아오겠다는 소감을 남겼다. 올해 하반기, 허은수는 그녀의 말을 지킬 수 있을까? 

 

이하 허은수와의 일문일답.

 

 

Q. 개근질닷컴 독자에게 인사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PCA 아시아 통합 프로이자 이번에 NPCA 월드 프로가 된 허은수 프로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Q. 선수 이력을 좀 더 알려주세요. 

 

우선 저는 2018년도에 김준호 클래식으로 선수 생활을 시작했어요. 그리고 2021년에 WNGP에서 1등 하고 PCA에서는 2등을 했고요. 2022년도에는 PCA에서 코리아 프로카드를 획득하고 2023년도에 아시아 통합 프로가 됐습니다. 올해는 PCA 아시아 통합 프로와 NPCA 월드 프로 카드를 획득했습니다.

 


▲사진=허은수 공식 SNS

 

Q. 트레이너를 하시다가 선수 생활을 시작하신 거죠?

 

네. 원래는 18살에 헬스장 인포로 시작을 했고요. 이후 트레이너를 하다가 선수 생활을 하고 싶어서 비키니 선수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23살 때 첫 시합을 나갔어요. 

 

Q. 아시아 챔피언십 얘기를 해볼게요. 이번에 PCA와 NPCA에서 그랑프리를 하셨어요. 당시 기분은요.

 

엄청 긴장된 상태였어요. 작년보다 더 긴장한 상태로 무대에 올라갔었고, 제 이름이 호명이 됐을 때는 다행이라는 생각밖에 안 들었어요. 눈물도 한 바가지 흘렸고요. 

 


▲사진=개근질닷컴, NPCA 아시아챔피언십

 

Q. 왜 눈물이 나신 건가요?

 

사실은 제가 상반기에 유니버스도 준비했는데 아시아챔피언십 대회 나가기 3~4주 전에 미뤄지는 게 결정됐거든요. 영국말고 하반기에 집중하기로 한 거죠. 

 

영국대회만 보다가 갑작스레 계획이 변경돼서 많이 흔들리기도 했고, 다이어트 속도를 조금 더 빨리 내야겠다는 생각에 조급했었어요. 무리를 하기도 했고요. 그리고 부모님도 처음으로 초대해서 엄청 긴장한 상태였어요. 작년보다 더 나아진 모습으로 무대에 서고 싶은데 그게 잘 될까 라는 걱정 때문에 더 압박감이 있었던 것 같아요.

 

Q. 평소 대회 준비하면서도 많이 우신다고요.

 

대회 준비할 때는 힘들고 지쳐서 우는 것보다 만족이 안 돼서 우는 경우가 많아요. 그러니까 이 정도 기간에는 이만큼 컨디션이 나와야 되는데 안될 때가 있어요. 특히 이번 시즌에는 더 그랬어요. 사이즈 집착을 하다 보니 탄수화물도 더 많이 먹었거든요. 그런 부분에서 성이 안 차면 열 받아서 우는 편입니다. 스스로를 낭떠러지까지 밀어붙이는 스타일이예요.

 

Q. 부모님을 처음 초대하셨다고요. 이번에 초대하신 이유가 있을까요?

 

사실 그전에는 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아서 부르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런데 2022년도에 PCA에서 대회 라이브를 한번 진행한 적 있었거든요. 그때 어머니께서 보시고 나서 ‘네가 하는 게 무엇인지 봐서 좋았다’고 카톡을 보내셨어요.

 

진짜 제대로 준비가 됐을 때 초대해 드려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원래 하반기 슈퍼 시리즈에 초대해 드리려고 했는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언제 보여드릴 수 있을지 모르니까 더 최선을 다해 준비해서 이번에 보여드리자고요. 

 


▲사진=개근질닷컴

 

Q. 어떤 반응을 보이셨나요?

 

너무 기분 좋아서 아버지, 어머니, 제 쌍둥이까지 셋이서 술 한잔했다고 하시더라고요. 많이 자랑스러워하시는 것 같아서 다행이었어요. 

 

Q. 우승 소감도 기억에 남았어요. 부모님께 조금 더 기댈 수 있게 되셨다고요.


사실 제가 18살에 아예 독립을 했어요. 돈 한 푼 안 받고요. 그러다 보니까 뭔가 힘들거나 해도 말씀 안 드리고 도와달라는 말도 잘 못해요. 

 

그리고 혼자 오래 살다 보니까 아버지가 제 방 청소나 빨래를 해주셨을 때 너무 불편한 거예요. 처음에는 화를 냈어요. 제 물건 건드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요. 그래도 아버지는 굴하지 않고 매일 해주시더라고요.

 

그런데 그게 어느 순간 너무 편해졌어요. 왜냐하면 평소에 잠을 거의 3~4시간 정도로 자다 보니까 되게 피곤했거든요. 집에 들어가서 청소가 돼 있을 때마다 감사하다고 표현해야지 생각했는데 계속 못 했어요. 우승해서 인터뷰를 하게 된다면 꼭 말씀드리고 싶었어요. 

 

Q. 이제 하반기 대회를 준비하시고 계시잖아요. 목표를 말해주신다면요.

 

하반기에 이제 국내에서 열리는 슈퍼 시리즈는 월드 프로 카드까지 나오는 메인 시리즈예요. 제가 NPCA에서만 국제 프로카드를 받았기 때문에 PCA 국제 프로카드 카드까지 받아서 월드통합프로가 되는 게 일단 첫 번째 목표고요. 그다음에 11월에 월드 챔피언십이 해외에서 열려요. 거기서 입상하는 게 두 번째 목표입니다. 

 


▲사진=허은수 공식 SNS

 

Q. 그 목표를 위해 어떤 전략으로 준비하고 계신가요?

 

무대를 뛰고 나서 피드백과 생각을 정리해 봤어요. 일단 제가 무리를 많이 하는 편인데, 이번에 피로도가 높은 상태였다고 판단돼서 휴식을 조금 더 가져가려고 해요. 그리고 힙의 볼륨감을 많이 신경 쓰고 있습니다. 

 

Q. 피로도가 높아지면 어떤 문제가 있나요?

 

저는 피하에 수분이 많이 차요. 제가 심사위원 활동도 하다 보니까 느끼는데, 심사석에서는 그런 부분이 훨씬 더 잘 보이더라고요. 제가 이번 시즌에 나름 관리한다고 했는데 사실 대회 전날까지 수업을 다 했거든요. 그런 부분도 있고 하체 보완을 위해서 하체 운동을 주 3~4회씩 했어요. 그래서 피로도가 높아지니까 근육이 뚫고 나오는 느낌이 조금 덜했던 것 같아요. 이번에는 그 부분을 보완하려고 해요. 

 

사실 제가 수업 수를 조금 줄였다고 생각했는데, 평균 180개에서 200개를 했더라고요. 일반 레슨은 줄였는데 선수 레슨을 더 받다 보니까 그렇게 된 것 같아요. 

 

그런데 사실 저는 그런 생각이에요. 제 본업은 트레이너이고 선수는 제 욕심이라고요. 그러니까 본업을 충실히 하면서 선수 생활을 하는 게 맞겠구나 생각하고 있어요. 그래도 수업 180개는 조금 아니었던 것 같네요.(웃음)

 


▲사진=허은수 공식 SNS

 

Q. 힙 볼륨감에 대해서는 어떤 식으로 보완하실 건가요?

 

네, 중량을 높여서 보완해 보려고 합니다. 제가 횟수를 20개씩 채우는 편인데 일단 그 강박을 조금 깨보려고 해요. 저는 힙 운동은 힙에만 힘이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이에요. 그런데 이제는 햄스트링이 조금 개입되더라도 중량 있는 훈련을 해봐야겠다고 생각을 많이 바꿨습니다.

 

Q. 해외 시합 준비하면서 신경 쓰이는 선수가 있다면요.

 

해외 시합이다 보니까 특별히 있진 않아요. 그런데 일단 작년 월드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선수님 사진은 캡처해 뒀어요. 그 사진을 보면서 몸을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제가 주변에 관심이 많이 없어서 그 외 다른 선수는 잘 몰라요. 

 


▲사진=개근질닷컴

 

Q. 평소 운동은 어떻게 하시나요?

 

저는 운동을 많이 쪼개서 진행하는 편이에요. 등, 힙, 하체 앞쪽, 하체 뒤쪽 ,어깨 전면-측면, 측면-후면, 전면-후면, 어깨 전체 등 크게 보면 이렇게 나눠서 진행하고 있어요. 그리고 시즌에는 무조건 이중 분할로 합니다. 그래서 턴이 되게 빨리빨리 돌아요. 웨이트는 하루에 두 번 하고요. 

 

Q. 어깨가 장점이신데 그 비결은요.

 

비결은 다양한 각도로 훈련하는 거예요. 그리고 사람마다 체형이 조금씩 다른데 저는 본인에게 맞는 각도 설정을 잘 세팅해 둔 것 같아요. 아무래도 저는 혼자 운동을 많이 하다 보니까 그런 셋업이 잘 돼 있는 편이죠. 

 

Q. 약점 부위는요.

 

약점 부위는 하체인 것 같습니다. 힙 볼륨감도 그렇고요. 측면에도 외측 갈라짐이 나와야 하는데 그 부분도 부족한 것 같아요. 

 


▲사진=개근질닷컴

 

Q. 선수 레슨을 따로 받지 않으시는데, 이유가 있나요?

 

처음에 지역 리그 우승까지는 혼자 해볼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냥 했어요. 그런데 그다음에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계속 혼자 했던 거죠. 

 

저도 시합을 몇 년 뛰면서 저만의 노하우가 생겼잖아요. 이번에 그 틀을 깨면 오히려 독일 수도 있겠다고 판단했어요. 어렵거나 부족한 부분은 주변 프로님들한테 말씀드려서 원포인트 레슨을 받기도 해요. 그런 식으로 보완하고 있습니다. 

 

Q. 운동에 상당히 재능이 있으신 것 같아요. 어릴 적부터 운동을 좋아하셨나요?

 

네, 저는 초등학교 때 남자애들한테 달리기를 지면 울면서 집에 갔어요. 어릴 때 수영도 했었고요. 그때 코치님이 선수 생활하자고 아버지를 꼬셨지만 실패하셨습니다. 

 

Q. 그럼 헬스(보디빌딩)는 어떻게 시작한 건가요?

 

19살 헬스장 인포할 때 트레이너 언니 오빠들이 운동 같이 한번 해보라고 하더라고요. 그때는 정말 악으로 깡으로 했어요. 언니 오빠들이 운동을 다시 같이 안 해줄까 봐요. 나중에는 그 모습을 좋게 봐주신 팀장님이 대회 뛰어보는 건 어떠냐고 말해주시더라고요. 시스템이 이렇다고 설명해 주셔서 나도 해봐야겠다고 생각한 거죠. 제대로 마음먹은 건 WBC 대회장에 갔을 때였어요. 그때 이거 해볼 수 있겠다고 생각이 들어서 본격적으로 대회를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사진=개근질닷컴, 2024 NPCA 아시아챕피언습 비키니 프로전

 

Q. 비키니 얘기도 해볼게요. 비키니 종목에서 가장 중요하게 표현하는 부분은요.

 

비키니는 일단 X-테이퍼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몸을 잘 만들어도 무대에서 표현이 안 되면 점수가 떨어지는 건 당연한 거니까요. 그래서 어깨랑 힙 볼륨감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어요. 

 

특히 전면에서 X-테이퍼가 커 보이려면 힙 상부랑 측면 볼륨감도 무시할 수 없어서 이번 시즌에는 그 부분을 좀 더 신경 썼어요.

 

Q. 힙 상부랑 측면은 어떤 종목으로 단련했나요?

 

힙 쓰러스트랑 중둔근 타겟 운동들을 케이블로 진행했어요. 그 운동들을 메인으로 잡고 또 다양하게 나눠서 했어요. 힙도 힙 상부, 볼륨감, 길이감 등 단련 부위와 목표를 나눠서 진행하고 있어요. 

 

Q. 둔근의 길이감은 둔근과 햄스트링 부분을 말하는 거죠?

 

네, 그 부분의 분리도와 길이감을 늘리는 운동이에요. 그래야 힙을 표현했을 때 끊기지 않아 보이거든요. 신장성 운동으로 늘리면서 해줘야 길게 빠져서 다이아몬드 모양이 완성이 되니까요. 그런데 너무 과하면 안 되고, 또 분리돼야 하는 건 분리돼야 하니까 어려워요.

 


▲사진=허은수 공식 SNS


Q. 내추럴 선수로 계속 활동하고 계세요. 내추럴을 고수하는 이유는요.

 

그냥 약물을 굳이 사용하고 싶지 않아서요. 그거 안 하고 정점을 찍는 게 더 멋있는 거 아닌가 생각했어요. 그리고 저는 처음에 대회가 재밌어서 시작했던 거라서 약물 생각이 더더욱 없었어요. 활동하면서는 주변에 안 하던 친구들이 사용하는 걸 보면서 조금 더 하기 싫어진 느낌이랄까요? 리스크도 분명히 있고요. 내추럴로도 노력하면 충분히 할 수 있겠는데 생각이 들어서 앞으로도 사용할 생각은 없습니다.

 

Q. PCA 세계대회에도 출전하실 건데 내추럴 선수가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 것 같나요?

 

저는 사실 한계를 별로 두고 싶지가 않아요. 예전에 누가 저에게 이렇게 얘기하셨어요. 내추럴은 한계가 있으니 내추럴 대회만 나가라고요. 그때 그런 오기가 생겼고 내추럴 수식어가 붙는 게 조금 싫은 거예요. 내추럴 중에서는 좋다 뭐 이런 말들 있잖아요. 저도 제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보고 싶기도 하고요. 그래서 한번 해보려고요. 3년 안에 PCA 월드 챔피언십에서 내추럴로 최초 우승하는 게 지금 제 인생의 목표입니다.

 


▲사진=허은수 공식 SNS, PCA 심사위원 활동 당시

 

Q. PCA 단체에서 계속 활동하고 계신데, 이유가 궁금해요.

 

공정하다는 생각이 첫 번째였어요. 2021년도 대회를 뛰면서 진짜로 공정하구나 생각을 했어요. 스폰서 상이나 이런 것도 명확히 정해져 있고요. 당시 타 대회를 보러 가거나 했을 때 그런 게 명확히 안 돼 있던 것도 봤었고요. 두 번째는 선수들을 위하는 게 너무 많이 느껴졌어요. PCA를 뛰었던 선수님들은 아마 똑같이 얘기를 하실 텐데, 저는 그런 부분이 너무 마음에 들었어요. 

 

그리고 단체마다 심사 포커스가 살짝 다르잖아요. 비키니에서 우승한 선수님들 몸을 봤을 때 PCA 단체가 조금 더 하드한 느낌이었어요. 저는 사실 비키니가 아니라 스포츠 모델이 하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이 단체의 비키니 종목에서 코리아 프로를 따야겠다고 생각한 거죠. 

 

원래는 코리아 프로를 따고 선수 생활을 그만하려고 했어요. 저는 재밌어서 했던 거니까요. 그런데 김동윤 회장님께 피드백 요청을 했는데, 피드백을 해주시면서 세계대회 기량이니까 한번 도전해보라고 말씀하신 거예요. 그래서 새로운 목표가 생겼죠. 

 

Q. 그 목표를 이루고 나서 타 단체 활동 계획도 있나요?

 

아직은 없어요. 그 질문을 진짜 많이 받았어요. 왜 다른 데는 안 나가냐고요. 저는 그냥 제가 뛰고 싶은 단체에서 뛰는 거예요. 나중에 생각이 바뀌면 또 모르겠는데 지금은 다른 무대 생각은 없어요.

 

아무래도 애정도 있는 것 같아요. 재밌어서 대회를 뛰었는데, 꿈을 심어주고 성장할 수 있게 해준 단체라서요. 

 


▲사진=개근질닷컴

 

Q. 원래는 코리아 프로가 되면 선수를 그만두실 거라고 하셨잖아요. 다른 계획이 있었나요?

 

돈을 많이 벌어서 센터를 차리는 게 원래 목표였어요. 그런데 대회를 나갔는데 코리아 프로카드라는 게 있고, 조금 더 올라갈 수 있겠는데 생각이 든 거죠. 그리고 그때 2등을 해서 자존심이 상했어서 더 열심히 했어요.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센터를 차리겠지만 지금부터 한 3년 정도는 선수로서 집중하려고요. 이제는 선수로서의 목표가 너무 커져 버려서 거기에 포커스를 두고 버릴 건 다 버릴 생각입니다.

 

Q. 대회 얘기를 해볼게요. 요즘 트레이너 분들이 커리어 측면으로 출전을 많이 하시잖아요. 어떤 걸 준비해야 하고 비용은 얼마나 드나요?

 

일단 비키니 선수들 비키니 비용이 만만치 않아요. 저렴한 프리사이즈로 나오는 건 30만 원 정도고, 맞춰서 제작하는 건 50에서 60 정도 나와요. 그리고 귀걸이, 팔찌, 구두도 사야 하고요. 그다음 대회 당일에 헤메, 사진, 영상 신청해야 되고 참가비도 있어요. 정말 만만치 않습니다. 이런 것들 다 포함해서 200만 원 가까이 나왔던 것 같아요. 물론 전 대회를 양일간 뛰고 또 프로전이니까 이렇게 준비를 한 거죠.

 

Q. 트레이너를 하면 대회 출전이 필수인가요?

 

필수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사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선수 생활하는 트레이너를 싫어하는 센터도 있었어요. 대회 출전하면 아무래도 막바지에는 대회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하니까요. 그런데 요즘은 일반인분들도 대회를 많이 출전하고 대회 이력을 보시고 찾아오는 분들도 있더라고요. 그리고 확실히 회원님들이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는 게 느껴져요. 우리 선생님이 1등이래 이런 거 있잖아요. 그런데 만약 선수 생활 안 하더라도 몸 좋으면 상관없을 것 같아요. 아무래도 외적으로 보여지는 게 많은 직업이니까요. 

 


▲사진=허은수 공식 SNS

 

Q. 운동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부상당했을 때요. 이번 시즌에는 감사하게 부상이 없었는데 작년에 있었거든요. 아시아 챔피언십 프로전을 처음 준비했을 때 워킹 런지를 하는데 엉덩이에서 옷 찢어지는 소리가 부드득 나더라고요. 그때 일주일 동안 거의 절룩절룩했거든요. 아마 엉덩이가 조금 찢어졌던 것 같아요. 

 

그냥 못 걷겠더라고요. 그런데 아무래도 제가 도핑에 엄청 예민해서 그냥 한의원에 가서 치료했거든요. 혹시라도 뭐가 걸리는 게 싫어서요. 어차피 염증 약 같은 것도 알아보고 먹어야 하고요. 그때 진짜 많이 울었어요.

 

Q. 많이 우신다고는 하셨는데, 선수 생활 얘기를 들으면 한편으론 멘탈이 굉장히 강하신 것 같아요.

 

일단 제가 컨트롤 할 수 없는 부분은 바로 손을 떼려고 노력합니다. 어차피 시간은 흐르고 제가 해결할 수 없는 부분들이잖아요. 예를 들어 생리 주기가 대회 날이랑 겹쳐요. 이건 제가 컨트롤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잖아요. 고민하고 스트레스받으면 해야 할 일도 놓치니까 저는 그냥 목표만 보고 적토마처럼 달려가는 스타일이예요.

 

그런데 힘든 건 힘들어합니다. 막 이겨내야지 이게 아니라 그냥 집에서 진짜 힘들어합니다. 그리고 빨리 털고 일어나요. 그것도 하나의 감정이라고 생각해서 온전히 느끼는 편이에요. 우울할 때도 확실하게 우울해하는 스타일이에요. 

 

Q. 바쁘신 것 같은데, 따로 여가 시간은 있나요?

 

한 번씩 있긴 해요. 제가 혼자 있는 걸 좋아해서 한 번씩 경기도 외곽에 에어BNB를 잡아서 가만히 누워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아크릴 그림 그리는 게 취미라서 노래 들으면서 그림 그리다가 원 없이 자요. 저는 21시간도 잘 수 있는 사람이에요.(웃음)

 


▲사진=허은수 본인 제공

 

Q. 그림을 원래 그리셨나요?

 

2022년도에 코리아 프로카드를 따고 갑자기 공허하더라고요. 그때 친한 언니가 그림 그려보라고 해서 처음 해봤어요. 1시간 지났겠지 생각하고 시계를 봤는데 4시간이 지나 있는 거예요. 

 

제가 생각이 진짜 많거든요. 그냥 많은 수준을 벗어나서 정말 많아요. 그런 제가 생각 없이 4시간 동안 그림을 그렸다는 사실에 놀라서 꼭 취미로 가져가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 그렇게 시작하게 됐습니다.

 

Q. 유튜브도 하시잖아요. 어떤 콘텐츠를 하실 건가요?

 

운동 루틴이나 운동 방법을 소개하는 콘텐츠를 할 것 같아요. 선수로서의 목표가 커지다 보니까 운동 부분을 메인으로 둘 것 같습니다. 

 

Q. 혹시 같이 콘텐츠를 진행하고 싶은 선수가 있나요?

 

콘텐츠 측면으로는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제 채널은 딱 지금 스타일이어서요. 그냥 팬심으로는 이준호 선수님과 같이 운동하고 싶어요. 그래서 세미나를 여시면 무조건 한 번 가야지 생각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어깨가 단점이셨던 선수님이 엄청 발전하는 게 영상으로 계속 보이거든요. 그게 너무 멋있었어요. 실제로 운동 참고도 많이 했어요. 

 


▲사진=허은수 공식 SNS(인스타그램, 유튜브) 계정

 

Q. 인스타그램도 하시잖아요. 

 

사실 인스타는 제가 그런 걸 좋아해서 올리다 보니까 팔로워가 생긴 거예요. 제가 살짝 관종끼도 있고 무대에 서는 걸 원래 좋아하거든요. 

 

그런데 인스타그램 관리를 잘해서 선수 레슨도 더 많이 들어왔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이건 일이라고 판단해서 지금은 1일 1피드를 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Q. 트레이너가 인스타그램을 꼭 해야 하나요?

 

개인적으로 선수들을 지도할 생각이라면 해야 한다고 봅니다. 선수라면 이건 어느 정도 일로 들어가는 거라서요. 수강생이 선수 레슨을 찾으려면 선생님의 수상 이력도 확인해야 하고, 그 선생님이 만든 몸도 확인해야 하니까요. 

 

Q. 선수로서의 목표는요.

 

PCA 월드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는 거요. 그 이후는 아직 없어요.  

 


▲사진=개근질닷컴

 

Q. 허은수의 인생 목표도 알려주세요. 

 

아직 없습니다. 이번 시즌 준비하면서 처음으로 이 고민을 시작을 했는데 아직 답을 찾지 못했어요. 나중에 선수 생활을 그만뒀을 때 어디서 행복을 찾아야 할 지에 대해서도 요즘 많이 생각하고 있어요. 

 

일단은 지금은 제 주변 사람들을 좀 더 챙기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아무래도 취업 준비할 때는 아예 고립된 삶을 살았거든요. 나중에 부모님이랑 시간을 보내지 않은 거에 대해서 후회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그런 시간을 보내면서 나머지도 차차 정리해 보려고요. 

 

Q. 좌우명이나 신념이 있나요?

 

선수로서의 신념은 있어요. 찰나의 순간에 지지 말고 매 순간 최선을 다할 것. 그리고 늘 그 생각을 하는 것 같아요. 나중이 오지 않을 수도 있다고요. 그래서 늘 주변 사람이나 측근에게 표현을 많이 하려고 합니다. 그때그때 표현하고 그때그때 사진을 찍어두는 그런 게 있어요. 

 

Q. 그 신념을 가진 계기가 있었나요?

 

제가 19살 때 제일 친한 친구를 하늘로 보냈어요. 그때 이후로 사진이나 영상을 찍는 습관이 많이 생겼고, 그런 것들을 더 생각하면서 살고 있는 것 같아요. ‘나중이 안 올 수도 있구나’ 이런 생각이요. 그래서 순간마다 표현하고 사는 것 같아요.

 



▲사진=개근질닷컴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요.

 

이제 곧 하반기 시즌에 돌입할 예정인데 다들 많이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독자분들도 모두 부상 없이 득근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김승호 (zahir@foodnamoo.com) 기자 
<저작권자(c) 개근질닷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사등록 2024-05-29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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