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픽사베이
당뇨병이 있으면 췌장암 발생 위험이 두 배 높아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당뇨병 치료제 중 설폰유리아ㆍ인슐린은 췌장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데 반해 메트포민ㆍ티아졸리딘디온ㆍDPP-4억제제는 췌장암 발생 위험을 오히려 낮췄다.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고려대 안암병원 내분비내과 서지아 교수팀이 2015년까지 국가암등록사업에 참여한 췌장암 환자 8589명을 대상으로 당뇨병과 췌장암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
이 연구결과(췌장암 발생 위험에서 당뇨병과 당뇨병 치료제의 영향: 한국 전체의 인구 기반 연구)는 권위 있는 학술지 ‘네이처’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 최근호에 소개됐다.
이 연구에서 분석한 당뇨병에 걸리지 않은 일반인 397만9394명 중 5673명이 췌장암 진단을 받았다(발생률 0.36%). 당뇨병 환자는 96만6492명 중 2916명이 췌장암에 걸렸다(발생률 0.78%). 당뇨병 환자의 췌장암 발생률이 일반인의 두 배 이상 높은 셈이다.
당뇨병 치료제를 어떤 것을 선택하느냐는 췌장암 발생률에 큰 영향을 미쳤다.
메트포민ㆍ티아졸리딘디온ㆍDPP-4억제제 계통의 당뇨병 치료제는 장래의 췌장암 발생위험을 각각 14%ㆍ18%ㆍ43% 낮췄다. 설폰유리아ㆍ인슐린은 반대로 췌장암 발생위험을 각각 1.7배ㆍ2.9배 높였다(당뇨병 치료제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 대비).
연구팀은 논문에서 “메트포민과 티아졸리딘디온, 메트포민과 DPP-4억제제를 함께 복용 중인 환자의 췌장암 발생위험은 메트포민만 단독으로 복용 중인 환자보다 더 낮아졌다”며 “당뇨병은 췌장암 발생 위험을 높이지만 치료제를 바꾸면 췌장암 발생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다는 것이 이번 연구의 결론”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국립암연구소 저널’ 최근호에 따르면 아프리카계 미국인은 당뇨병 진단 후 3년 이내 췌장암 진단을 받을 위험이 당뇨병이 없는 사람에 비해 3배 정도 높았다. 라틴계 아메리카인의 경우 4배였다. 고령이면서 최근 1년 내에 당뇨병이 생긴 경우 췌장암을 의심해보는 것이 안전하다고 의료계는 조언한다.
권순철 기자(sc.kwon@ggj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