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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준호의 Hustle] ‘IFBB 프로’ 캐서린, 죽음(DEATH)을 향해 소리치다

등록일 2019.09.27 00:00 youtube insta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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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순간은 행복의 순간일까? 위기의 순간일까? 사진=캐서린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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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근질닷컴] ‘위기’란 언제 닥칠지 모른다. 당신에게 ‘가장 소중한 순간’ 또한 마찬가지. 그런데 만약 이 두 가지 순간이 동시에 들이닥친다면?

미국에 사는 캐서린 폴티로(Katherine Portillo)는 가장 소중했던 순간에 위기가 찾아왔다. 미 공군에 근무하고 있던 캐서린은 운동에 대한 열정이 있었다. 캐서린은 2012년 6월 인터네셔널 페더레이션 보디빌딩 피트니스 대회에서 프로 카드를 거머쥘 정도의 기량을 갖춘 공군 피트니스 스타였다.

프로 카드 획득 후 2년 뒤 파벨 야스잘(Pavel Ythjall)이란 평생의 반려자를 만나 청혼을 받았다. 파벨은 캐서린에게 자신들의 연애 기록을 담은 사진첩을 건네며 프러포즈를 했다. 이 커플은 이 순간 세상 누구도 부럽지 않았다.


▲ 캐서린과 파벨. 사진=파벨 인스타그램

캐서린의 행복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얼마 뒤 진급까지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계속 이어질 것 같았던 이 소중한 순간들은 비극적인 사고로 한순간에 무너져 내렸다.

2015년 5월 캐서린은 눈을 떴을 때 차 안에서 피를 뒤집어쓴 자신을 마주했다. 남편과 차를 몰고 가던 중 고속도로에서 큰 사고를 당한 것. 그리고 잠시 후 그녀는 자신의 ‘다리에 감각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캐서린의 열정


▲ 군 복무 당시 캐서린. 사진=캐서린 인스타그램

누구에게나 그렇겠지만, 다리를 움직이지 못한다는 것은 캐서린에겐 크나큰 불행이었다.

공군 복무 당시 마라톤과 수영 등 다양한 스포츠 대회 참가는 캐서린의 큰 즐거움 중 하나였다. 무려 160km에 달하는 자전거 대회와 태평양 수영대회, 주마해변 마라톤 대회 등 쉬지 않고 참가했었던 캐서린.

그녀는 운동의 순간을 즐겼고, 거기서 행복함을 느꼈다. 하지만 이런 유산소 운동은 선천적으로 말랐던 캐서린의 체중을 줄여갔다. 자신의 앙상한 몸이 싫었던 캐서린은 마른 체격을 보완하기 위해 웨이트 트레이닝을 시작했다.


▲ 비키니 종목에 참가한 캐서린. 사진=캐서린 인스타그램

어느덧 아름다운 몸매를 완성했던 캐서린은 미국 NPC 피트니스 대회 비키니 종목에 참가했다. 첫 대회에서 체급 1위를 거머쥐었던 그녀는 계속해서 도전했고 결국 IFBB 프로 카드를 얻게 됐다.

어느 날 로스엔젤레스에서 경기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캐서린에게 피트니스 포토그래퍼 파벨이 다가와 데이트를 신청했다. 훗날 파벨은 캐서린의 남편이 된다.

그렇게 캐서린의 운동에 대한 뜨거운 열정은 건강한 신체와 평생 반려자를 만나게 해줬다.

교통사고의 순간-12시간의 수술


▲ 박살 난 캐서린의 차. 사진=캐서린 인스타그램

캐서린과 파벨은 친구의 크리스마스 파티에 초대되어 파티 장소로 가던 중이었다. 분위기를 내고 싶었을까? 캐서린은 고속도로를 운전하고 가던 중 크리스마스 캐럴이 듣고 싶어졌다. 이내 그녀는 캐럴을 고르는데 집중했다. 그런데 그순간 바퀴에 무언가 걸렸고 차는 순식간에 360도 뒤집혔다. 행복이 절망으로, 위기로 뒤바뀐 것이다.

“눈을 떠보니 차가 뒤집혔다. 별로 큰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의식은 있었기에 빠져나오면 되는 줄 알았다. 내 다리에 감각이 없다고 깨닫기 전까지”

큰일이었다. 그 옆에 파벨 또한 의식이 없었다. 창문에 머리가 부딪쳤던 파벨은 기절한 상태였다. 이내 정신을 차리 파벨은 응급차를 부르기 위해 핸드폰을 찾았지만, 핸드폰이 어떻게 생겼는지 기억나지 않았다고 한다.

“캐서린이 나를 깨웠고 이내 폰을 찾았지만 핸드폰이라는 것이 어떻게 생겼는지 기억이 안 나더라. 정말 아찔한 순간이었다”


▲ 캐서린과 그녀의 어머니. 사진=캐서린 인스타그램

다행히 이 둘은 고속도로를 지나가던 한 행인이 구급차를 불러줘서 병원으로 후송될 수 있었다. 캐서린이 살기 위해선 수술이 필요했다. 이 수술은 무려 12시간이나 진행됐다. 그녀가 살 확률은 고작 10퍼센트.

“수술 후 눈을 떴을 때 사고 상황이 전혀 기억나지 않았다. 머리에 깁스 한 남편이 왜 저렇게 있는지 궁금했으니까”

남편 파벨 또한 좋은 상태가 아니었다. 목뼈가 부러졌고, 고통이 심해 진통제 없인 버티지 못했다. 하지만 파벨은 부인을 위해서 참아내겠다고 결심하고 또 결심했다.

행복의 순간 위기가 찾아왔고, 그 위기는 다시 행복의 순간으로 바뀌었다


▲ 캐서린을 바라보는 파벨. 사진=파벨 인스타그램

캐서린의 모든 것이 무너졌다. 그녀는 절망했고 삶을 포기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녀 곁엔 든든한 남편 파벨이 있었다.

공군에서도 그녀의 지원과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공군에선 그녀를 돕기 위해 성금을 모았다. 동료들은 1억 2,000만 원이라는 돈을 모아 그녀에게 전달했다. “Strong with Kat”이라는 메시지와 함께.

흉부가 많이 상한 캐서린은 숨쉬기 위해선 인공호흡기가 필요했다. 호흡기 없인 숨을 쉴 수 없었다. 그러나 그녀는 남편과 동료를 위해 이를 악물고 버텼다. 의사는 그녀가 인공호흡기 없이 살기 위해선 끊임없는 숨쉬기 재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평생을 운동해왔던 캐서린이라 그랬을까? 믿을 수 없는 속도로 재활 치료를 따라왔고, 몇 달 후 그녀는 드디어 인공호흡기 없이 생활이 가능해졌다.

몇 년 후, 죽음이란 ‘위기’에서 살아 돌아온 부부는 샌디에고에서 열린 ‘락 앤 롤 5K’라는 마라톤 대회에 모습을 드러낸다. 이 대회는 걷지 못하는 사람도 마라톤용 휠체어를 타고 참가가 가능하다.


▲ 결승선을 통과하며 활짝 웃는 캐서린. 사진=캐서린 인스타그램

캐서린은 휠체어에 탔고, 파벨은 뒤에서 밀었다. 이 두 명의 질주는 많은 사람에게 귀감이 됐다. 결승선에 통과하는 캐서린과 파벨은 세상 누구보다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외쳤다.

“FUCK DEATH, We are Still Here(죽음은 X까, 우린 아직 여기 있으니까)”

절망적이었던 삶의 위기를 이겨낸 두 사람. 힘든 순간을 포기하지 않고 극복한 자만이 외칠 수 있는 말이지 않을까.  

 

 

허준호 (hur.jh@foodnamoo.com)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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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19-09-2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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