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김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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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근질닷컴] 이보다 ‘전국구’라는 표현이 어울릴 만한 선수가 있을까?
<개근질닷컴>이 취재 간 대회마다 피지크 무대엔 오성진이 있었다. 오성진은 올 시즌 현재 총 11개의 대회를 뛰었다. 서울 대회뿐만 아니라 경상도, 전라도, 충정도 등 전국 각지를 누볐다. 서울, 공주, 대천, 포항, 인천, 안산, 구미, 전주, 용인 등 원하는 대회가 있다면 장소와 때를 가리지 않고 참가했다.
그의 열정에 불을 지핀 원천은 다름 아닌 ‘실패’였다. 오성진은 2011년부터 꾸준히 대회에 참가했고, 괜찮은 성적을 유지했다. 하지만 그는 올해 초 대전생활체육대회 보디빌딩 무대에서 6위에 입상하면서 ‘실패’라고 느꼈다. 그때 오성진은 그 ‘실패’를 딛고 새롭게 ‘도약’하고자 결심한다.
“6위에 입상했을 때 가족들 앞이라 웃었지만, 속으론 울고 있었다. 다음 날부터 이를 악물고 후반기 대회를 위해 하루 6시간씩 운동을 시작했다”
오성진은 곧바로 하루 운동량을 최대한 늘리고, 도약의 결심이 꺾이지 않기 위해 11개 대회에 참가신청서를 넣었다. 그 결과 참가한 대회에서 8번의 체급 1등과 2번의 2등을 달성했다.
애초 전반기 11개 대회가 목표였던 오성진이었지만, 후반기 8개 대회에 추가로 도약을 이어 가기로 결심한다. 실패를 딛고 성공적인 시즌을 향해 달려가는 오성진을 <개근질닷컴>이 만났다.
▲ 사진=오성진 인스타그램
피지크 종목은 언제부터 시작한 건가
2011년부터 보디빌딩 종목을 뛰어왔다. 원래 보디빌딩이 주 종목이었지만, 스쿼트를 할 때 고중량으로 들다가 무릎을 다쳤다. 이후로 하체 운동을 중점적으로 하지 못했다. 그래서 성적이 좋지 않더라. 작년에 피지크를 처음 뛰어봤는데 성적이 괜찮게 나오기 시작해 종목을 변경했다.
지금 하체 상태는 어떤가
아직도 등산하고 내려올 때 왼쪽 무릎 통증이 느껴진다. 그렇다고 하체 운동을 안 하는 것은 아니다. 예전처럼 고중량으로 하지 않고, 최대 내 몸무게의 두 배까지만 들고 있다.
취재 갔던 대회마다 오성진이 있더라. 올해 몇 경기를 뛰었나
올해 11개 대회에 참가했고, 아직 8개 남았다.
▲ 2019년 참가한 대회 트로피들. 사진=오성진 인스타그램
8개…?
1등 8번, 2등 2번 했다. 내추럴 대회도 있었고. 원래 대전에서 열리는 대회만 뛰었는데, 그땐 적당한 성적은 유지 중이었다. 그래서 대전생활체육대회 6위라는 걸 알게 됐을 때... 창피하고 눈물 날 것 같았다.
6위가 많은 대회를 참가하게 된 동기부여가 된 것 인가
5월에 대전생활체육대회 보디빌딩 종목에 참가했다. 같은 체급에 7명 선수가 나왔는데 6위에 입상했다. 응원 온 동생들이 2위 아니면 1위를 하겠다고 말해줘서 내심 기대했는데, 기대 보다 성적이 나오지 않아 자존심이 상하더라. 가족들 앞이라 웃었지만 속으론 울고 있었다.
다음 날부터 이를 악물고 후반기 대회를 위해 하루 6시간씩 운동을 시작했다. 혹시 이 결심이 꺾일까 봐 참가하고 싶은 대회에 참가비를 다 넣어 버렸다. 원래 9월 8일이 마지막 대회였는데 성적이 잘 나와서 후반기 대회들도 도전하게 됐다. (후반기 대회 도전은) 지금 살짝 후회 중이다(웃음).
▲ 올 시즌 좋은 컨디셔닝의 오성진의 팔. 사진=오성진 인스타그램
대전에 산다고 들었다. 서울 대회 뛰기가 쉽지 않을 텐데.
그렇다. 가장 멀었던 대회 장소는 장흥이다. 다음 날은 포항에서 열리는 보디빌딩 대회에 참가해야 해서 운전해서 포항 대회장으로 갔다. 대전에서 장흥까진 3시간 정도 걸렸다. 6시간 정도 걸려 경기를 마치자 마자 곧바로 3시간을 더 운전해서 포항으로 이동했다. 대회 참가를 위해 7시간 정도 운전했다고 보시면 된다.
11개 중 올해 가장 기억 남는 대회는
장흥 물 축제 보디빌딩 대회. 야외에서 열린 대회였는데, 이름 따라간다고 그날 비가 많이 왔다. 근데 중간중간 댄스 같은 행사도 많이 해 경기 진행도 많이 늦어졌다. 내 순서를 기다리는 동안 비도 엄청 맞고, 굉장히 힘들었던 경기였다. 다행히 상금이 있던 대회였고, 1위를 해서 기분은 좋았다(웃음).
운동 루틴 알려달라
아침 다섯 시에 일어나서 밥을 먹고 웨이트 한 시간 유산소 운동 한 시간 반을 진행한다. 점심을 먹고 휴식을 좀 가졌다가 오후 웨이트 한 시간, 또 유산소 한 시간. 이런 식으로 운동을 하고 산에도 자주 오르고 있다. 그리고 뭔가 많이 먹었다고 싶은 날은 17km 정도의 출퇴근 길을 걸어간다.
▲ 오성진과 그의 스승 임성욱. 사진=오성진 인스타그램
트레이너가 된 계기가 있나
2005년에 트레이너를 시작했다. 하지만 2008년에 결혼하고 나서 보니 안정적인 수입이 필요하다고 느껴 트레이너를 그만두고 농협중앙회 금융추진팀에 들어갔다. 그래도 운동을 놓지 못해 퇴근 후 매일 1시간 유도, 2시간은 헬스를 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운동을 하다 보니 방송 다큐멘터리 섭외가 들어와 출연하기도 했는데 그 과정에서 역시 운동이 재밌다고 느꼈다.
이후 직장을 그만두고 경기도로 올라와 고시원을 잡고 석 달 동안 P.T(Personal Traninig)를 받고 다시 이 길로 돌아왔다. 그때 P.T는 임성욱 스승님을 찾아가 운동을 배웠다. 지금 스승님은 남양주보디빌딩협회장직을 맡고 있다. 스승님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워 지금도 감사한 마음을 지니고 있다.
방송이라. 어떤 방송이었나
KBS 생로병사에 출연했다. ‘독이 되는 운동’이란 제목이었다.
독?
처음엔 어떤 내용의 방송인진 몰랐다. 그저 방송 출연하면 몸 상태를 검사해주겠다고 해서 호기심에 출연했다. 방송 찍고 ‘독이 되는 운동’이란 내용이란 것을 알았다. 알고 보니 퇴근 후 3-4시간씩 과한 운동하는 것이 몸에 안 좋다는 내용의 다큐였다. 좋은 내용은 다 자르고 안 좋은 부부만 나가서 아쉬웠다.
출연은 어쩌다가
헬스 매니아라는 30만 정도의 네이버 헬스 카페를 운영 관리하고 있는데, 그 카페를 통해 섭외 요청이 들어왔다. 방송 출연 후 ‘이럴 거면 계속 운동을 해보자’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 오성진과 그의 아내. 사진=오성진 인스타그램
와이프에게 다니던 직장을 그만둔다고 했을 때 반대는 없었나
그런 상황에서도 아내는 내 응원을 해줬다. 지금도 매번 경기장에서 탄을 발라주고 영상을 찍어준다. 집에서 애들도 봐주고. 항상 옆에서 묵묵히 응원해주는 아내에겐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
운동 외 다른 취미가 있을까
지금은 더 이상 하지 않지만 바이크를 즐겨 탔다. 경주용 오토바이를 13번 바꿨다. 제조사별로 모든 리터를 다 타봤다. 하지만 애들이 크면서 더 이상 타지 않는다. 애들이 타고 싶다고 할까 봐 과감히 그만뒀다(웃음).
어떤 선수가 되고 싶나
내년에 40살이다. 꽤 나이가 있는 편이라 더 늦기 전에 유튜브에 도전하고 싶어 시작했다. ‘헬스매니아’라고 채널 이름을 지었다. 본격적으로 하고 싶어 촬영자와 편집할 사람까지 뽑았다. 이제 일주일 정도 됐는데, 운동 일상과 재밌는 영상 등을 계속해서 올릴 예정이다. 이제 운동 영상을 꾸준히 올리면서 운동 정보를 공유하고 싶다.
앞으로 목표는
누구나 ‘운동인’ 이라면 그렇듯이 부상 없이 꾸준히 경기를 뛰는 것이다. 보디빌딩은 내 ‘삶’이다. 인생을 살면서 이만큼 즐거웠던 적은 없었다. 평생 죽을 때까지 이 일을 하면서 먹고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