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제공
전국적으로 보디빌딩 대회가 한창이다. 선수들은 10분도 안 되는 시간을 위해 짧게는 6개월, 길게는 약 1년 이상 준비 기간을 거친다.
대회에서 입상한 후 흘리는 선수들의 눈물은 그 어느 것보다 값진 노력의 산물이다. 수상을 하지 못했더라도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낸 선수들은 박수 받아 마땅하다. 때문에 대회장은 오롯이 선수들을 위한, 선수들에 의한, 선수들의 장소가 돼야 한다.
그러나 일부 대회는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광경을 연출한다. 그 중 일부분이 바로 내빈소개인데, 선수들이 힘들게 포즈를 취하며 경기를 진행하는 와중에 사회자가 불쑥 개입하는 경우다.
물론 주최 측이 대회를 위해 다양한 장치를 설치하고, 많은 내외빈을 초대하는 노고를 무시할 수 없다. 다만, 중요한 손님이 오셨다며 경기를 중단하고 갑자기 내빈을 소개하는 일은 쉽사리 수긍하기 어렵다.
온 몸에 힘을 주고 경기를 하던 선수들의 맥을 풀리게 하는 것은 물론 내빈 소개 인사를 하기 때문에 관객들의 시야도 가려버리는 현상이 발생한다. 내빈 소개 시간이 없는 것도 아니다. 별도로 할애해 소개하는데 그 시간을 맞추지 못해 지각한 사람을 불러 세워 박수를 유도하는 것은 대회의 전반적인 흐름을 방해한다.
대회 주최 측은 언제나 선수를 위해 대회를 연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러한 허례허식을 타파하지 못한 현 상황을 비춰보면 납득이 가지 않아 이렇게 묻고 싶다. 과연 누구를 위한 대회인가.
이준영 기자(joonyoung.lee@ggj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