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카이 감독과 그의 아내. 사진=웨이보 갈무리
[개근질닷컴] 코로나19의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에 거주하던 전도 유망한 중국 영화감독과 그의 일가족이 감염으로 모두 사망했다. 이들은 확진 판정 후 2주도 채 되지 않아 세상을 떠났다.
지난 2월 16일 홍싱신문(紅星新闻) 보도에 따르면 후베이에 위치한 영화제작소 ‘상음상(像音像)’을 운영하던 영화감독 창카이가 코로나19에 감염돼 지난 14일 55세의 나이로 숨졌다.
지난 4일 확진 판정을 받은 창카이의 부모는 지난 3일과 8일 각각 사망했고, 누나는 그와 같은 날인 14일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다.
가족 중 가장 먼저 코로나19에 감염된 건 그의 아버지였다. 부친은 지난 2일 확정 판정을 받았지만, 병원에 자리가 없어 집에 머무르다 병세가 악화돼 단 하루만에 숨졌다.
이어 창카이의 모친은 지난 4일 입원했으나 나흘만에 세상을 떠났고, 창카이와 누나는 모친이 입원한 날부터 코로나19 증세가 시작됐다.
창카이의 대학 동창은 “그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을 때, 우한에 큰 병원 어디에도 입원할 수 있는 자리가 없었다”며 “결국 시설이 마땅치 않은 황파의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사망했다”고 털어놨다.
창카이 감독은 우한대학교를 졸업하고 지난 2012년 장강삼협을 배경으로 한 영화 ‘나의 나루터(我的渡口)’로 이름을 알렸다. 이 작품은 2013년 베이징국제영화제에 출품해 신작 영화 부문에서 1위를 수상했다. 또한 2014년 열린 평양국제영화제에선 감독상을 받을 만큼 뛰어난 감독으로 알려졌다.
지인들에 따르면 창카이는 세상을 떠나기 전 “한평생 아들로서 효를 다했고, 아버지로서 책임을 다했으며, 남편으로 아내를 사랑했다”라며 “잘 있거라, 내가 사랑한 사람들아. 또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아”라고 유언을 남긴 것으로 전해진다.
창카이가 감독으로 있던 영화제작소는 14일 부고를 알리며 “창카이는 자신의 직업을 사랑했으며 직원들의 존경을 한몸에 받았다”라고 그를 추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