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에서 스웨덴과 만난 대한민국은 통렬한 PK 한 방으로 승점 획득에 실패했다.
▲ 조현우 골키퍼가 다가오는 공을 향해 팔을 뻗고 있다. 사진=KFA
경기가 끝나고 명암은 극명히 갈렸다. 신들린 선방을 보여준 조현우 골키퍼에 대한 극찬과 김영권, 기성용, 이용 등 수훈 선수에 대한 격려가 이어졌다.
반면 패배의 직접적 빌미를 제공한 몇몇의 선수와 공격진에 대한 비판도 뒤따랐다. 중원에서 경기를 조율해야 할 구자철의 활약도가 약했던 점도 회자되기에 이른다. 때문에 '죽기 살기로 뛰지 않았다'는 이야기도 꾸준히 흘러나오는 상황이다.
실제로 우리나라 선수들이 스웨덴보다 활동량이 적었을까. FIFA가 제공한 경기 정보를 살펴보면 한국 대표팀은 스웨덴 선수들보다 약 1km 많은 103km를 뛰었다. 특히 이재성(10.7km)와 이용(10.4km)은 각각 10km 이상 뛰어다녔다.
그러나 효율이 없었다. 전반 초반 빠른 패스 타이밍과 측면 크로스 시도를 통해 점유율을 앞서 갔지만 그만큼 빠르게 지쳐갔다. 전방에서 타점 높은 헤더를 선보였던 김신욱은 역습 상황에서 빠르게 침투하지 못했다.
박주호가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측면 빌드업은 이용이 전담하다시피 하는 상황까지 몰렸다. 비교적 정확한 크로스와 측면 돌파가 강점인 이용이었지만 연계 시 받아줄 선수가 마땅치 않았다.
손흥민과 황희찬의 빠른 발을 이용해 김신욱의 타점 높은 헤더를 기대했던 초반과 달리 측면으로 가는 길도 스웨덴에게 봉쇄 당했다.
공수 조율면에서도 밸런스가 맞지 않았다. 기성용은 최초 빌드업과 함께 수비 라인을 조율했지만 정점에 서 있는 구자철의 경우 카메라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못할 만큼 활약이 미비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구자철은 전반에만 5.47km를 뛰며 양 팀 선수들 가운데 가장 왕성한 활동량을 기록했으나 결정적인 키 패스를 전달하진 못했다. 김민우의 크로스를 받아 시도한 헤더를 제외하면 공격도 지지부진했다.
경기를 분석한 한 해설위원은 "활동량은 스웨덴보다 살짝 앞섰지만 경기 내용만 보자면 비효율적이었다"며 "스웨덴이 전반 초반 이후 상대 지역에 대한 점유율을 높게 가져간 만큼 우리나라는 수비 지역 활동량이 집중되면서 상대 진영으로 넘어가는 볼이 적었다. 유효슈팅 없이 수비에만 매달렸던 것에 비하면 상당히 제한된 활동량"이라고 전했다.
채성오 기자(so.chae@ggj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