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권성운 기자

[개근질닷컴] 스웨덴이 코로나19(COVID-19) 대응 방안으로 택한 ‘집단면역’ 정책을 실패라고 인정했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스웨덴의 집단 면역을 주도한 안데르스 텅넬 공공보건청장은 현지 라디오 인터뷰에서 해당 정책을 후회하는 발언을 했다.

인터뷰에서 텅넬 공공보건청장은 “만약 우리가 오늘날 코로나19 같은 질병을 맞닥뜨린다면 그 전략은 스웨덴과 다른 국가들의 전략 사이 어디쯤에 위치해야 할 것”이라며 “지금 알고 있는 것을 그때(코로나19 초기)도 알고 있었더라면 다른 모델을 채택했을 것”이라며 집단면역 정책을 후회한다고 했다.

또 텅넬 청장은 “사망자 수를 줄이기 위해 더 강력한 조치를 취했어야 했다”며 유럽 전역에서 실시하고 있는 셧다웃(봉쇄) 정책을 지지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집단면역 체제를 주도한 텅넬 청장이 직접 이를 부정한 것은 처음이다. 그가 이같은 통렬한 후회를 하는 이유가 있다.

전체 인구가 1000만 명인 스웨덴은 4일 기준 코로나19로 4,542명이 사망했다. 이는 인근 북유럽 국가들과 비교하면 월등히 높은 수치다. 인근 국가인 덴마크(580명)·노르웨이(237명)·핀란드(321명)의 전체 사망자 수 1,174명의 세 배를 넘는다.

각 국가별로 나눠본다면 인구 10만 명 당 44명이 사망한 것으로 사망률은 위 3개 국가들 보다 4~9배 많다.

범위를 유럽으로 확산해도 심각하다. 인구 100만 명 당 사망자 숫자는 피해가 극심한 영국의 4.48명보다 높은 5.29명에 달한다. 의료시설과 복지시설이 잘 갖춰져 있고 일인당 평균소득이 높아 빈부격차 또한 상대적으로 다른 유럽 국가들과 비교해서 적은 스웨덴이기에 더 충격적인 결과다.

결국 이 같은 결과는 50명 이상의 대규모 모임은 금지하면서 식당, 상점, 운동시설 등을 포함한 사회 기능을 모두 정상적으로 운영한 결과에 따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무엇보다 복지시설과 요양원 등에서 고령 사망자가 속출하면서 ‘노인 인구 홀대론’이 스웨덴 내에서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 의식한 듯 텅넬 청장은 “너무 많은 사망자가 나왔다”며 거듭 정책 실패를 인정하기도 했다.

해당 인터뷰 이후 스웨덴 국민들 사이에서도 혼란이 심각해지자 스웨덴의 스테판 뢰벤 총리가 “여름 전에 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대규모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며 사태를 진화하려 나서기도 했다.

또 다른 인터뷰에서 텅넹 청장 또한 “집단 면역 정책을 후회하지 않는다. 스웨덴의 전략은 효과가 있다고 확신한다”며 “다만, 이 전략 역시 적응 시간이 필요한 것”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