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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근질닷컴] 모유 수유를 오래 한 여성의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4∼5배 높다는 기존 상식과는 상반되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경구 피임약을 복용한 여성일수록 뇌졸중 위험은 낮았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강희철 교수팀이 2016∼2017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45세 이상 자연 폐경 여성 2,310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
이 연구결과(폐경 이후 여성에서 Reproductive Factors와 심뇌혈관 질환과의 연관성: 국민건강영양조사 2016∼2017년도 자료를 이용한 단면연구)는 대한가정의학회지 최근호에 소개됐다.
심근경색ㆍ협심증ㆍ뇌졸중 등 심뇌혈관 질환이 있는 여성은 없는 여성에 비해 첫 출산 연령이 낮았고, 임신 횟수가 많았으며 모유 수유율이 높았다. 24개월 이상 모유 수유를 한 경우가 더 많았다.
모유 수유를 전혀 하지 않은 여성에 비해 24개월 이상 모유 수유를 한 여성은 심뇌혈관 질환 발생 위험은 3배, 심혈관 질환(협심증ㆍ심근경색) 발생 위험은 4배 높았다. 임신 횟수가 6회 이상인 여성의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은 1회인 여성보다 5배 이상 높았다.
경구피임약을 복용하지 않은 여성의 뇌졸중 발생 위험도 경구피임약을 사용한 여성의 2배 이상이었다. 초경 나이가 11세 이하였던 여성은 12세 이후에 초경을 맞은 여성보다 뇌졸중 위험이 높았다.
모유 수유를 오래 할수록 심뇌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높은 것은 이전 연구와는 상반된 결과다. 모유 수유 기간이 길수록 고혈압과 심뇌혈관 질환의 위험성이 감소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있다.
강 교수팀은 논문에서 “모유 수유한 여성은 모유를 먹이지 않은 여성에 비해 초산 연령이 낮았고, 임신 횟수가 많았다”며 이런 특징이 아기에게 모유를 오래 먹인 여성에서 심뇌혈관 발생이 더 잦은 이유가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임신 횟수가 많을수록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증가하는 것은 출산과 관련된 스트레스와 생활습관 인자가 원인일 수 있다. 이른 초경이 뇌졸중 발생 위험을 높이는 이유는 아직 불분명하지만 유년기 비만이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낮은 용량의 에스트로겐(경구 피임약 성분)을 투여하면 뇌졸중ㆍ심근 경색 위험이 낮아진다는 해외 연구결과가 있다.
강 교수팀은 논문에서 “출산ㆍ임신 횟수ㆍ초경ㆍ모유 수유ㆍ경구 피임약 복용 등 여성의 생식과 관련된 요인은 여성의 심뇌혈관 질환의 유병률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모유 수유, 적은 임신 횟수, 이른 초경은 심뇌혈관 질환의 위험성 증가, 경구피임약의 사용은 뇌졸중 위험성 감소와 관련이 있었다는 것이 이번 연구의 결론”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