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김병정 기자
[개근질닷컴=서울] 배우 황석정이 생애 첫 피트니스 대회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대회 전략 미스로 비록 입상엔 실패했지만 극한의 노력이 담긴 땀으로 빚은 아름다움은 생생하게 전해졌다.
제2회 예스킨 스포핏이 7월 26일 서울특별시 섬유센터 이벤트홀에서 화려한 막을 올렸다. 스포츠전문채널 SPOTV가 주최하고 건강기능식품 업체 ‘예스킨’이 후원사로 참여한 ‘YESKIN SPOFIT GRANDPRIX(이하 SPOFIT)’은 지난해 제1회 대회에 이어 올해도 네이버 등 포털 사이트의 생방송 송출과 SPOTV 채널 중계로 성대하게 진행됐다.
대회 전후로 포털 사이트에 계속해서 화제가 된 인물이 있다. 바로 배우 황석정이다.
사진=김병정 기자
연극, 뮤지컬, 영화, 브라운관을 가리지 않고 많은 예술 연출 작품들에서 명품 연기를 선보인 그는 올해 나이 50, 지천명(知天命)에 새로운 도전을 결심했다. 앞서 피트니스 대회에 출전했던 연여계 동료 마흔파이브 멤버들과 트레이너겸 배우 이은주처럼 피트니스 대회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황석정이 선택한 무대는 스포핏이었다. 이날 황석정은 비키니 노비스 톨 부문과 핏모델 노비스 미디엄 부문으로 경기에 출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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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공개된 것 이상으로 바디 컨디션 상태는 압도적이었다. 체지방에서 수분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완벽한 다이어트를 바탕으로 선명한 복직근, 척추기립근, 승모 중부, 하부근 등 전-후면의 완벽한 근질을 선보였다. 이외에도 하체 대퇴사두근과 비복근 등 여성 선수들이 단기간 쉽게 만들기 어려운 부위 근질까지 완벽하게 다듬은 모습이었다. 데피니션과 세퍼레이션은 여자 선수들 가운데서도 독보적이었다.
무대 연출도 훌륭했다. 황석정은 동료들의 열띤 응원을 받고 무대에 올라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당당하게 무대를 꾸몄다.
사진=김병정 기자
특히 핏모델 경기에선 방탄소년단 슈가의 노래 '대취타'의 흥겨운 가락에 맞춰 마치 여전사나 플라멩고 댄서를 연상케 하는 다양한 춤선과 카리스마를 선보였다. 뮤지컬과 연극 등을 통해 오랜기간 단련된 매력과 끼를 유감없이 선보여 관중들의 박수갈채를 받은 황석정이었다.
그러나 1위 예선 노비스 경기에서 비키니는 3위, 핏모델은 2위에 그치면서 아쉽게 1위에게 주어진 대회 본선 진출과 입상에는 실패했다.
무엇보다 전략이 실패한 결과였다. 여성미와 동시에 건강미를 함께 보여줘야 하는 비키니 종목 취지에 반해, 지나칠 정도로 극한의 다이어트를 한 황석정의 컨디셔닝은 이질감이 느껴졌다. 앞서 많은 피트니스 무대를 정복했던 이은주가 극한의 컨디셔닝과 함께 여성미를 뽐낸 것과는 다소 차이가 있었다. 대회가 조금 더 보디빌딩에 가까운 대회인가, 혹은 피트니스 대회에 중점을 두고 있는가도 선수들에겐 매우 중요한 데 스포핏은 스포엔터테인먼트 피트니스 대회를 표방하고 있다.
사진=김병정 기자
핏모델 역시 스포츠웨어를 입고 매력적인 무대 연출과 건강미를 보인다는 대회 심사 기준상 오히려 많은 근육은 감점 요인이 됐다. 압도적인 근질과 무대 연출에도 황석정이 입상하지 못한 이유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황석정의 노력은 박수 받아 마땅한 결과다. 극한의 근질은 황석정이 그간 쏟은 노력을 한눈에 짐작할 수 있을 정도였다. 사실 황석정이 조금 더 근질과 바디컨디셔닝을 많이 평가하는 여자 피지크나 피규어, 혹은 보디 피트니스 종목에 나갔다면 훨씬 더 높은 순위의 평가를 받을만했다. 요는 종목 심사기준에 어울리지 않았던 것이지, 선수로서 그녀의 기량이 뛰어나지 않았단 뜻이 아니다.
핏모델 경기를 마친 이후 황석정은 “내가 사실 평생 운동을 해본적이 없다. 그러다 최근에 몸이 너무 아파서 운동을 시작했다”면서 “또 양치승 관장님과 최은주 실장님이 한 번 헬스장으로 나와보라고 권유를 했다. 여러가지 안 좋은 일들이 있었는데 몸과 마음을 쇄신하고자 이렇게 대회를 준비하게 됐다”고 대회를 준비한 배경과 과정을 전했다. 오랜 기간 수분 섭취를 하지 못해 갈증이 난 듯 평소보다 힘이 없는 목소리였다.
사진=김병정 기자
또 양치승 관장에게 “사랑합니다”라며 짧은 감사함을 전한 황석정은 이어진 인터뷰에서 진실한 속내를 털어놓아 깊은 울림을 줬다.
“내가 가장 부끄러워하는게 내 몸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그런데 아까 비키니 경기부터 지금까지 내 몸을 가리지 않고 이렇게 나왔다. 내가 달라진 것 같다. 이젠 내 몸을 똑바로 볼 수 있게 됐다. 내 몸을 보여주면서 사람들에게 기운을 얻게 해주는 감사한 대회이자 기회가 된 것 같다. 아프다고 힘들다고 그 자리에 계시지 말고 일어났으면 좋겠다. 아픔을 털어낼 수 있는 기회다. 스스로 계기를 만들어서 이렇게 스포핏과 같은 대회를 나와보면 어떨까.”
수년간 백여 개 이상의 대회를 현장에서 취재하면서 접한 많은 노력과 땀들은 기자에게도 깊은 울림을 줬다. 지천명의 나이에, 쉽게 남들 앞에 자신을 드러내기가 오히려 어려운 연예인으로서, 한 명의 사람이자 여자로서 무대에 오른 황석정의 이번 도전도 마찬가지였다. 비키니 경기 직후 양치승 관장, 최은주를 포함해 이날 도움을 준 많은 서포터들 앞에서 황석정은 눈물을 쏟았다. 미안함 때문에 말을 제대로 잇지 못할 정도. 하지만 전혀 미안해하지 않아도 충분했다.
앞으로 더 건강하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또 다른 무대에서, 그를 볼 수 있길 응원하고 기대한다.
사진=김병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