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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마린보이’ 김호종, 육지의 내추럴 킹이 되다

등록일 2021.03.05 16:54 youtube insta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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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김호종 제공

 

[개근질닷컴] “육지가 그리웠고, 환경의 변화가 필요한 시기였다”

 

21살 이전까지의 김호종은 물과는 동떨어진 삶을 살았다. 하지만 입대 이후 그는 ‘마린보이’로 새롭게 태어났다.

 

제대 후에도 특기를 살려 ‘마린보이’의 삶을 이어간 그는 2년 뒤 돌연 육지에 상륙해 트레이너 및 피트니스 선수의 길을 걷는다.

 

그리고 2019년. 김호종은 WNC 초대 스포츠모델 그랑프리를 시작으로 PCA·INFC· ICN 대회까지 연이어 왕좌를 차지, 육지의 ‘내추럴 킹’으로 급부상했다.

 

최근에는 한동안 멀리 했던 물을 찾아 다시 바다를 떠돌고 있다는 김호종.

 

바다와 육지를 자유롭게 오가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 사진=김호종 제공

 

프로필

 

현재 경남 창원에서 퍼스널 트레이너로 일하고 있는 33살 김호종이라 한다.

 

올해 트레이너 8년 차로 알고 있다

 

개인적으로 웨이트 트레이닝 자체에 관심을 가진 건 해군 해난 구조대 SSU(Sea Salvage&rescue Unit)에서 복무했을 때 부터다. 입대 당시 신장 180cm에 체중은 60kg 초중반 정도의 마른 체형이었다.

 

기초 해군 훈련 후에 본 훈련이 12주 정도되는데 그 기간 동안 다른 동기들은 체중이 쭉쭉 빠지더라. 너무 힘드니깐. 그런데 신기하게 나는 체중이 조금씩 늘었다. 이후엔 오히려 신장에 맞는 체형이 자연스레 만들어졌고, 몸이 좋아지니까 웨이트에도 관심을 가지게 됐다. 입대 전엔 체대 입시 때문에 웨이트가 아닌 달리기, 점프 등의 유산소 운동만 주로 했다.

 


▲ SSU 복무 시절 김호종. 숨은 그림찾기. 사진=김호종 제공

 

군대에서 시작된 웨이트가 사회로까지 이어진 건가

 

결론적으론 그렇다. 훈련 자체가 워낙 강도가 높았기에 버티려면 근력은 물론 체력이 필수였다. 앞서 멋있는 몸을 만들기 위해서기도 했지만 살기 위해 웨이트를 할 수밖에 없었다.(웃음) 제대 후에는 수영 강사로 일을 하다가 본격적으로 공부하면서 트레이너 생활을 시작했다.

 

원래 수영 강사로 일했고, 그 부분이 SSU 입대 계기가 됐나

 

그렇지 않다. 입대 전에는 물과 관련된 일을 한 적이 없다. 군생활을 하면서 마스크클리닝, 수상인명구조요원, 잠수자격증 등을 따서 제대했는데 이 부분을 살려서 시작한 게 수영 강사다. 강사 생활은 2년 정도 하다가 트레이너로 전업했다.

 


▲ 사진=김호종 제공

 

후천적 마린보이인 셈이다. 마린보이가 육지에 오른 까닭은

 

군 생활을 물과 함께 했고, 사회에 나와서도 물 속에 오래 있는 직업을 가지다 보니 환경에 대한 변화가 필요했다. 육지가 그리웠던 거다.(웃음) 마침 이 시기 입대 동기이자 체대 입시를 함께 했던 친구 부모님이 헬스장을 개업 하는데 도움을 요청하시더라. 기회다 싶어 퍼스널 트레이닝 교육을 받은 후 트레이너를 시작하게 됐다.

 

첫 대회는 언제

 

트레이너 생활을 시작하고 4개월 정도 지나서였다. 당시 헬스장 실장님이 대회 참가를 권유했다. 트레이너는 고객이 봤을 때 지식은 물론 외형적으로도 믿음을 줘야 한다는 말에 공감했던 것 같다.

 

데뷔 무대는 2014년도 미스터 진주였다. 애초에 나바코리아 스포츠모델 참가를 염두에 두고 몸을 만들었는데 무대 경험을 쌓기 위해 참가했다. 그런데 이 때 대한보디빌딩협회 주관 대회는 스포츠모델 종목이 없어서 보디빌딩 일반부(-75kg)에 참가했고, 운 좋게 2등을 기록했다. 이후에는 지난해까지 매년 많으면 4~5개 대회 무대에 올랐다. 대부분 상반기에 몰아서 뛰었다.

 


▲ 초대 WNC 스포츠모델 그랑프리에 오른 김호종. 사진=김호종 제공

 

생애 첫 그랑프리는 2019년 제1회 WNC 대회인 걸로 알고 있다

 

WNC 스포츠모델 초대 그랑프리를 거머쥐기 전까진 체급 1위만 종종 했었다. 대회 참가 경력 6년 만에 거둔 가장 큰 성과였다.

 

선수로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었을 텐데

 

너무 기분이 좋았다. 당시 대회 참가 전 관장님께 ‘큰 거(?) 하나 가지고 오겠다’고 큰 소리쳤는데 정말 그랑프리를 거머쥔 거다. 복귀할 때 어느 때보다 당당하게 헬스장 문을 열고 들어갔다.(웃음) 게다가 WNC 초대 그랑프리 트로피가 일반적인 게 아니라 방패 모양이라 너무 뜻 깊었고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 PCA(왼쪽)와 WNC 그랑프리 트로피. 사진=김호종 제공

 

WNC를 시작으로 PCA, INFC, ICN까지 4개 대회 연속 그랑프리를 차지했다. 2019년에 기존 운동법을 바꿨다던 지…놀라운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이유가 따로 있을까

 

일단 특별하게 바뀐 것은 없었다. 다만 어느 정도 연차가 쌓이면서 ‘이렇게 하면 내 몸을 베스트로 만들 수 있겠다’는 확신이 있었다. 또 내추럴 자체가 단기간에 몸이 압도적으로 좋아질 순 없다. 분명 운이 좋았던 면도 있겠지만 그동안의 쌓이고 쌓여왔던 노력들이 2019년도에 드디어 빛을 보게된 건 아닐까.

 

자신을 베스트로 만들었던 운동 스타일과 식단은 어땠나

 

첫 그랑프리를 차지하기 전까지 매해 대회를 운동법도 다양하게 시도해보고, 식단도 많이 바꾸면서 도전했다. 운동 같은 경우 하루에 두 타임을 해보기도 했고, 웨이트 만으로 몸을 만들어보기도 했다. 식단은 아예 무염분으로 하거나, 탄수화물을 극단적으로 줄이는 다이어트 등을 해봤다.

 

결론적으로 내게 맞는 건 하루에 한 번 운동을 하되 시간은 너무 길지 않게 하는 게 맞았다. 일을 하다 보니 운동 시간이 엄청 많지 않았던 부분도 있지만 유산소를 포함한 웨이트를 3~4시간씩 하면 오히려 집중력이 떨어지더라. 다음 날 컨디션도 무너지고.

 

그래서 웨이트는 무조건 1시간 반 이내에 집중해서 끝내고, 유산소 운동은 50분 이내에 끝냈다. 일일 운동 횟수도 만약 낮에 한 번을 수행하고 저녁에도 할 수 있을 만큼 컨디션이 좋더라도 추가로 더 하지 않았다. 그 좋은 컨디션을 유지했다가 다음날까지 이어가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식단은 사실 특별한 게 없다. 남들 먹는 것처럼 비슷하게 먹었다. 굳이 다른 점을 찾자면 치팅 없이 주말에도 식단을 그대로 가져간 정도가 전부다. 그리고 만약 하루 600g의 탄수화물의 양을 정해 놓고 섭취하다가 컨디션이 떨어지면 과감히 조금 더 섭취했던 것 같다. 그래서 컨디션을 유지했다. 결국엔 운동과 식단 모두 컨디션 유지를 주 목적으로 실행한 부분이 2019년도에 좋은 성적으로 직결된 셈이다.

 


▲ 2020 WNC 부산 남자 스포츠모델 그랑프리 2연패 달성 후 포효하는 김호종. 사진=김병정 기자

 

지난해 WNC 부산에서 스포츠모델 2연패에 성공했다. 당시 현장에서 펑펑 울었던 걸로 기억한다

 

사실 2019년에는 무대에 오르기 전에 어느 정도 자신감도 있었고, 확신도 있었다. 그런데 작년 같은 경우엔 그랑프리 후 고작 1년이 지났을 뿐인데 내추럴 대회가 국내에 많이 생기면서 선수들 수준이 너무 높아졌음을 실감했다.

 

참가자들이 기본적으로 컨디셔닝이나 근질이 너무 좋았다. 대기하면서 선수들 몸을 봤는데 자신감이 없어지더라. 이런 상황에서 최종 그랑프리로 호명돼니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던 거 같다. 지금 생각하면 초대 그랑프리를 했으니 주변의 기대도 컸고, 그만큼 부담감도 컸다. 나도 모르는 새 마음 고생이 심했던 것 같다.(웃음)

 

2019년 그랑프리를 휩쓸 당시 장발이 트레이드마크였다. 그런데 지난해 WNC부산 2연패 때는 갑자기 짧은 머리로 등장했다. 혹시 흔히들 말하는 심경의 변화(이별)가 있었나

 

음…슬프게도 연애를 안 하지는 좀 됐다.(웃음) 사실 19년도에 머리를 길렀던 건 장발이란 나름의 컨셉을 무기로 밀고 나간 거다. 결과적으로 무대 위에서 심사위원들의 눈길을 한번 더 잡는데 성공했고, 좋은 성적이 나온 거라 생각한다.

 

지난해엔 장발을 한 번 써먹었으니, 이번엔 ‘샤프한 이미지로 나가자’는 생각으로 커트를 단행한 거다. 고로 심경의 변화는 없었다.

 


▲ 사진=김호종 제공

 

작년 상반기, 이른 시즌 오프 후 어떻게 보냈는지

 

평소의 나라면 일한 후 집에서 쉬거나 취미가 될 수밖에 없었던 웨이트를 하면서 시간을 보냈을 거다. 그런데 작년엔 문득 웨이트가 아닌 다른 취미를 가지고 싶더라. 오랫동안 너무 센터에만 발이 묶여 있었고 연락하거나 가깝게 지낸 사람들도 이쪽 분야 사람들뿐이었다. 그래서 새로운 취미 생활을 고민했고, 선택한 게 프리다이빙이다.

 

물을 떠났던 마린보이가 다시 물로 돌아간 건가

 

아무래도 군 생활을 물에서 보냈으니 어쩔 수 없는 것 같다.(웃음) 그리고 서울과 경기도 쪽에 프리다이빙이랑 스쿠버다이빙 강사로 활동하는 군대 동기들도 있어서 관련 정보를 얻기에 수월했다. 

 

지난해 시즌을 치르면서 사전에 검색하고 준비해서 마지막 대회였던 나바 AC 다음날 바로 프리다이빙 교육을 받았다. 한 달만에 프리다이버 자격증 코스는 물론 어드벤스드(스킬 심화과정)까지 모두 끝내고, 지금은 프리다이버 강사 활동도 하고 있다.

 


▲ 사진=김호종 제공

 

‘마린보이’가 ‘아쿠아맨’이 됐다. 프리다이빙만의 매력이 있을까

 

프리다이빙은 스쿠버다이빙이랑 달리 장비 없이 본인의 호흡으로 이뤄진다. 때문에 침착해질 수밖에 없고, 릴렉스가 필수다. 물 속에서 호흡하면 자신의 심장 박동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그리고 복잡한 생각들은 비우고 오로지 내게만 집중할 수 있는 것 같다.

 

또 사람들과 프리다이빙 투어를 하는 부분도 너무 매력적이다. 작년엔 울릉도와거제도에도 갔었고, 동해에 가선 난파선을 탐험하기도 했다. 앞서 얘기했던 고립된 인프라 속에서 운동 얘기만 했던 내가 아닌 새로운 공간과 다양한 사람들을 두루 만나면서 많이 듣고, 배우는 부분들이 너무 좋다.

 


▲ 사진=김호종 제공

 

외적인 게 아닌, 내적으로 단단해지는 시간을 가졌다. 올해 대회 출전 계획은

 

지난해 너무 강력하신 분들을 많이 봐서 좀 더 준비하고 가다듬어야 할 것 같다.당장 생각 중인 대회는 없고, 조금씩 몸 관리하려고 식단 조절을 하는 중이다. 무엇보다 코로나19로 몸 만들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기도 하니까.

 

덧붙이는 말

 

평소 내 인상이 날카로운 눈매 때문에 입을 닫고 있으면 사납게(?) 보인다. 그래서인지 대회장에 가면 SNS에서 교류를 했던 분을 실제로 대면해도 날 아는 척하길 꺼려하더라. 사실 인상과 달리 내가 엄청 재밌는 사람이란 걸 많은 분들이 알아줬으면 한다. 혹시 오다가다 보게 되면 아는 척 해주시길. 해치지 않는다.(웃음)

 

그리고 지금 일하고 있는 A to Z PT샵 *양병창 관장님께도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 이곳에 소속된 지 4년 정도 됐는데 여기 와서 대회 성적이 엄청 좋아졌다. 아무래도 대회 준비할 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잘 만들어준 덕분이라 생각한다. 항상 고맙고, 고맙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 *나바코리아 클래식모델 초대 그랑프리

 

끝으로 코로나19로 실내체육시설 종사자뿐만 아니라 국민 모두가 힘들어하고 있는데 다들 조금만 더 힘내서 이 위기를 잘 극복해냈으면 한다.

 

권성운 (kwon.sw@foodnamoo.com) 기자 
<저작권자(c) 개근질닷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사등록 2021-03-05 16:5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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