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NHK 뉴스 캡처
[개근질닷컴] 도쿄올림픽이 연이은 여성 비하 발언으로 논란을 빚고 있다. 이번엔 개·폐회식 총괄 감독이 여성 외모를 비하하는 발언을 해 사퇴했다.
일본의 아사히 신문은 18일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의 개·폐회식 총괄 감독인 사사키 히로시(66)가 지난해 3월 패럴림픽 행사 담당 당시 배우 와타나베 나오미(33)의 외모를 돼지로 비하하는 내용의 연출안을 제시한 것이 알려져 교체된다”고 보도했다.
17일 주간분춘이 먼저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당시 사사키 감독은 올림픽 연출 관계자들이 모인 온라인 메신저 라인 단체 대화방을 통해 와타나베의 신체적인 특징에서 착안, 돼지를 의미하는 영어 ‘Pig’와 올림픽의 일본식 발음인 ‘핏구’를 연계하는 연출안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와타나베를 돼지로 분장시켜 익살스럽게 연기하도록 하자는 의견도 첨부했다. 와타나베는 일본에서 배우, 코미디언, 가수 등 다방면으로 활약하는 엔터테이너로 체중이 100kg 내외의 거구다.
사진=와타나베 나오미 SNS
명백히 신체와 외모의 특징을 비하하는 것으로, 여성 차별이나 혐오의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다.
그러자 당시 채팅방에선 “여성을 돼지로 비유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해할 수 없다.”, “아이디어 차원에서도 그런 표현을 써선 안 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결국 이런 반발에 해당 구성안은 철회됐는데, 당시 구성원이었던 사사키 감독은 지난해 12월 총연출격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된 것이다.
이 사실이 최근 알려진 가운데 도쿄올림픽 젠더 이슈가 불거지면서 사사키 감독이 공식 사과문을 게재했다.
사사키 감독은 18일 “개회식 아이디어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나온 내 생각과 발언 내용에 매우 부적절한 표현이 있었다”며 “진심으로 반성하며 와타나베 나오미 본인과, 이 내용을 통해 불쾌함을 겪은 모든 분들께 사죄드린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발표했다. 사사키 감독은 조직위 측에 사임 의사를 전한것으로 알려졌다.
개막식까지 불과 4개월만을 남겨둔 상황에서 개폐막식을 총괄하는 감독이 교체되는 일이 벌어졌다. 이에 올림픽조직위원회도 IOC와 함께 긴급 회의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사실상 파행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앞서 도쿄올림픽은 모리 요시로 도쿄올림픽 조직위원장이 “여성은 말이 많아 회의가 오래 걸린다. 여성 이사를 늘린다면 발언 시간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 등의 여성 비하 발언을 해 물의를 빚은 끝에 비난 여론이 커지자 사퇴했다. 당시에도 올림픽 조직위는 모리 위원장을 지키려는 등 시대착오적인 행동으로 국제사회의 공분을 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