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언스플래쉬
[개근질닷컴] 간장과 된장을 제조할 때 천일염을 사용하면 맛과 품질뿐 아니라 대장암 억제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국내에서 나왔다.
이는 ‘궁합’이 잘 맞는 것으로 알려진 국산 천일염과 간장·된장 등 장류의 만남을 통한 또 하나의 시너지 효과다.
차의과학대학교 식품생명공학과 박건영 교수팀은 천일염으로 만든 간장·된장의 대장암 예방 효과를 확인했다고 5일 밝혔다.
연구팀은 실험동물인 생쥐에 일부러 대장암을 유발한 후 간장 제조에 사용한 소금의 종류에 따라 소금물 섭취 그룹(실제 간장과 같은 염도인 18% 소금물 섭취), 일반 소금(정제염)으로 만든 간장 섭취 그룹, 일반 천일염으로 만든 간장 섭취 그룹, 세척·탈수 과정을 거친 천일염으로 만든 간장 섭취 그룹, 세척·탈수·건조 과정을 거친 천일염으로 만든 간장 섭취 그룹 등 5그룹으로 분류했다.
세척·탈수 과정을 거친 천일염으로 만든 간장을 먹은 생쥐에선 18% 소금물을 섭취한 생쥐보다 대장암 생성이 억제됐다.
대장암으로 인한 체중 감소·대장 길이 축소 등 증상도 적었다. 대장 조직 내 암세포 자살(apoptosis) 유도 인자인 Bax의 발현은 높아졌다.
박 교수팀은 생쥐를 또 정제염으로 만든 된장 섭취 그룹, 일반 천일염으로 만든 된장 섭취 그룹, 세척·탈수 과정을 거친 천일염으로 만든 된장 섭취 그룹, 3년 숙성 천일염으로 만든 된장 섭취 그룹 등 4그룹으로 나눴다.
세척·탈수 천일염으로 만든 된장 섭취 그룹에 속한 생쥐는 대조 그룹 생쥐보다 체중 감소·대장 길이 축소가 적고, 종양 생성이 억제됐다.
세척·탈수 과정을 거친 천일염으로 만든 된장을 섭취한 생쥐는 면역력을 좌우하는 장(장) 건강도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내 미생물의 구성이 다른 그룹보다 눈에 띄게 다양했다.
특히 대장 건강에 유익한 유산균인 비피두스균의 점유 비율이 높았다. 항암 효과를 가진 미생물(Facalibaculum)도 확인됐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천일염에 풍부한 마그네슘 등 미네랄 성분이 장에서 발효 미생물의 활발한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세척·탈수 과정을 거친 천일염으로 만든 된장에선 사포닌·제니스테인·다이드제인 등 항암·항염증·항비만 효과를 나타내는 기능성 물질이 검출됐다”고 지적했다.
한편, 전통 간장과 된장은 콩으로 메주를 만들고 여기에 소금물을 부어 발효·숙성 과정을 거쳐 제조하는 음식이다. 이때 여러 미생물이 발효에 관여한다. 이 미생물이 콩의 단백질 성분을 아미노산으로 분해한다. 예부터 장류 제조엔 주로 3년 숙성 천일염을 사용했다.
이번 연구는 경기도 지역협력연구센터(GRRC) 사업 지원으로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