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권성운 기자
[개근질닷컴] 유러피언 슈퍼리그(ESL)에 참여했던 12개 구단 가운데 9개 팀이 이탈했다. ESL 창립을 주도한 유벤투스의 안드레아 아넬리 회장 역시 프로젝트의 종료를 시인했다.
ANSA·AFP 통신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 유벤투스, AC밀란, 인터밀란 등 3개 구단이 22일(한국시간) 나란히 ESL 참가를 포기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20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맨체스터 시티, 첼시, 아스널, 리버풀, 토트넘 등 EPL 6개 클럽이 ESL 탈퇴를 선언한 데 이어 이튿날 세리에A 3개 구단도 백기를 든 것이다.
아넬리의 프로젝트 중단 시인 이후 스페인 라리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AC밀란-인터밀란 등도 공식적으로 슈퍼리그 이탈을 밝혔다. 공식발표가 나지 않았을 뿐 슈퍼리그의 무산은 확정적인 상황이다.
구단들의 이탈에도 ESL 프로젝트가 진행될 지에 대해서 아넬리 회장은 “솔직히 말하면, 분명히 그렇지 않다”라며 “나는 이 프로젝트의 아름다움에 대한 확신이 남아있다. 그러나 그 프로젝트가 잔류돼 진행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진 않다”고 고백했다.
유벤투스 역시 설명을 통해 “현 상태로는 애초 계획한 대로 ESL을 운영하기가 어렵게 됐다”며 탈퇴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ESL 창립 멤버 가운데 아직 탈퇴 의사를 밝히지 않은 구단은 플로렌티노 페레즈 ESL 회장이 역시 회장으로 재직 중인 레알 마드리드와 FC 바르셀로나 뿐이다.
그러나 사실상 프로젝트를 주도했던 한 축인 아넬리 회장과 유벤투스가 이탈한 것은 물론, 참여한 구단별 보드진들의 줄사퇴가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새로운 구단 참여에 의한 슈퍼리그의 지속은 사실상 불가능한 분위기다.
앞서 슈퍼리그는 총 15개의 창단 팀에 더해 5개팀을 중심으로 매년 유럽에서 대회를 열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를 대체하는 최고의 유럽리그대회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참여상금과 우승상금이 UCL의 최소 몇배에서 10배 이상 높을 정도로 거대자본이 몰린 것은 물론, 각 리그 최고의 팀들이 참여하면서 유럽축구계 지각변동을 불러올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유럽축구연맹(UEFA)과 국제축구연맹(FIFA)을 중심으로 국가대표 자격 박탈과 리그 참여 배제 등의 강력한 제재안이 연이어 발표되고, 축구팬들의 반발이 거세게 일어나면서 불과 ‘사흘 천하’로 끝나는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