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언스플래쉬
[개근질닷컴] 코골이가 잦은 아이들은 사춘기에 고혈압이 발생할 위험이 3배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과학진흥협회(AAAS)의 과학 뉴스 사이트 23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 수면 연구·치료 센터(Sleep Research and Treatment Center)의 훌리오 페르난데스-멘도사 교수 연구팀이 5~12세 아이들 421명을 대상으로 장기간에 걸쳐 진행한 연구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
연구팀은 이 아이들을 수면 실험실(sleep lab)에서 재우면서 수면 중 자주 코를 골고 호흡이 끊기는 수면무호흡증(OSA: obstructive sleep apnea)이 있는지를 살펴봤다.
연구 결과 약 12%가 OSA 기준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혈압 측정도 병행한 연구팀은 8년 후 이 아이들이 평균 16세(12~23세)가 되자 다시 수면 실험실에서 재우면서 OSA와 혈압 검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코골이 아이들의 수면무호흡증이 사춘기까지 계속되면 코를 골지 않고 자는 다른 아이들보다 고혈압 발생 위험이 3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수면무호흡증이 10대 초부터 시작된 아이들은 사춘기에 고혈압이 나타날 위험이 약 2배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만성 코골이 아이들은 또 기립성 고혈압(orthostatic hypertension) 위험도 높아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기립성 고혈압은 엎드린 자세에서 갑자기 몸을 일으켰을 때 혈압이 급상승하는 현상으로 강력한 심장병 위험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아동기의 수면무호흡증과 사춘기 고혈압 사이의 연관성은 그 생물학적 메커니즘이 분명하지 않다. 비만이 아이들 수면장애의 위험요인이기는 하다.
그러나 코골이가 고혈압의 독립적인 위험요인이라면 이는 교감신경계(sympathetic nervous system)의 변화 때문일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교감신경계는 자율신경계의 하나로 혈압, 체온 등 신체기관의 활동을 우리의 의사와 관계없이 조절하는 신경조직이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가 아이들의 코골이가 지니는 심각성과 조기 치료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이들의 코골이는 50%는 사춘기에 이르면 해소되지만, 나머지 50%는 만성적이고 지속적인 문제로 남게 된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그러나 아이들의 수면장애가 만성화될지 아닐지는 의사도 정확히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아이들의 장기적인 심혈관 건강을 생각한다면 조기 치료가 득이 될 것이라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이 연구를 지원한 미국 국립보건원(NIH: National Institutes of Health) 산하 국립 심장·폐·혈액 연구소(NHLBI: National Heart, Lung, and Blood Institute) 소장 마리슈카 브라운 박사는 아이들의 코골이가 심혈관질환 위험에 미치는 단기적 또는 장기적 영향에 대해서는 그동안 정보가 부족했는데 이 연구 결과가 이를 보충해 줄 수 있게 됐다고 논평했다.
이 결과는 공중보건 문제로서의 아이들의 수면장애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 줄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의사협회 저널 심장학’(JAMA Cardiology) 최신호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