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김원익 기자

[개근질닷컴] “나 혼자서라면 이 자리에 설 수 없었다. 주변분들과 우리 동료들이 함께했기에 얻은 그랑프리 같다.”

김현중은 20일 인천 광역시 베스트웨스턴 하버파크 호텔에서 열린 2021 ICN 서울 피트니스챔피언십 보디빌딩 그랑프리 영예를 차지했다.

사진=김원익 기자

김현중은 탁월한 승모근을 바탕으로 마치 칼로 그어놓은 듯한 근질이 돋보였던 뛰어난 데피니션과 출중한 상하체 균형미를 선보이며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다. 김현중은 우승의 영예와 함께 ICN 프로 카드의 영광도 함께 안았다.

수상 직후 김현중은 소감 내내 가족과 동료들에 대한 고마움을 언급했다. 다음은 2021 ICN 서울 보디빌딩 그랑프리 김현중과의 일문일답.

우승 소감은?

뭐라 말해야할 지 모르겠다. 주변에서 ‘현중아 너 할 수 있어’라는 말을 많이 했는데 정작 저는 불안했고, 내 모습이 한없이 작아보였다. 반대로 무대 아래서 본 선수들은 한없이 커보였는데, 이런 내게 그랑프리란 영광스러운 자리를 주셔서 정말 아직도 믿기질 않는다.

첫 그랑프리인가? 소개도 부탁한다

살면서 처음으로 받은 그랑프리고, 경기도 의왕시에 거주하고 있고, 같은 도시 내손동의 유원휘트니스(U1 FITNESS)에서 트레이너로 근무하고 있다.

대회 준비 과정의 가장 큰 고충은 뭐였을까

아무래도 다이어트, 컨디셔닝 과정이 가장 힘들었다. 하지만 대회 출전은 자발적인 내 의지로 결정한 만큼 근무하는 곳에 계신 동료분들, 그리고 센터 박동규 대표님께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았다. 내가 본업인 트레이너 업무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많은 분께 피해가 될 수 있겠단 생각에 본업과 운동을 병행하는 게 가장 쉽지 않았던 것 같다. 일정 자체가 육체적으로 굉장히 힘든 면이 있었다.

준비 과정에서 긍정적인 부분은 뭐였나

주변에 대회 출전 경험, 좋은 성적을 낸 경험이 많은 선배와 동료 분들이 많이 있어서 그분들에게 직접적으로 노하우를 많이 전수 받았던 점이다. 또 곧바로, 꾸준히 피드백을 받았던 게 수상에 큰 도움이 됐다.

사진=김원익 기자

어떤 동료들인가

힘든 과정이었지만 마지막까지 굳은 믿음 주신 대표님과 조창민 매니저, 김수민 팀장님, 신소라 선생님, 김성훈 선생님, 김찬엽 선생님, 그리고 저랑 한 살 터울의 동료로 힘이 많이 돼 준 차태준 선생님, 이선미 선생님, 서한수 선생님까지 언급을 빠뜨린 모든 동료분께 정말 감사드리고 싶다. 그리고 더 말씀드려도 되나.

물론이다

내게 정말 큰 도움을 줬고(울먹이며) 십여년 이상 우정을 나누고 있는 친구 김동찬, 먼 길 와준 진성이, 그리고 부모님 제가 많이 말썽 피웠는데(울컥하며) 정말 감사합니다.

진심으로 고마운 분들이 많았나보다

이번에 또 한번 느낀 건데, 대회 출전이나 그랑프리는 절대 나 혼자 하는 일이 아니라 팀으로 우리가 이 모든 과정을 함께 준비하는 것의 결과고, 또 함께 했기에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다는 생각을 새삼 하게 됐다.

생활 루틴도 궁금하다

절대 촉박하게 생활하려 하지 않았다. 남들보다 더 빨리 움직이고 미리미리 준비하는 마음으로 생활했던 것 같다. 예를 들어 잠을 줄여서라도 센터에 일찍나와서 몸을 여유있게 풀고, 운동 하는데 시간을 충분히 사용해서 그 후에 있을 레슨 회원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했다.

구체적인 일정을 소개한다면?

평균적으로 월 300회 이상 회원 P.T를 진행한 것 같다. 그랬기에 업무 시간 외에 시간들은 거의 운동을 하는데 쓰면서 살 수밖에 없었다. 매일 6~7시에 일어나서 아침을 먹고 오전 운동을 했다. 그리고 하루 종일 일을 한 이후 헬스장 문을 닫으면 정리와 청소 등을 하고, 오후 10시반에서 11시 정도면 오후 운동을 시작했다. 그렇게 끝내고 집에 돌아와서 새벽 1시 내외로 잠들고, 아침 6~7시에 일어나서 하루 2번씩 운동하는 패턴으로 수개월을 보냈다.

사진=김원익 기자

식사를 할 시간도 없었겠다

식사 시간은 따로 없었다. 짬이 날 때 간단히 빨리 마치는 정도? 1시간 수업 후 휴식 시간 몇 분을 이용해 식단 조절용으로 싸온 음식을 나눠 먹는 식이었다. 이번에 여유 나면 닭가슴살 먹고, 그 다음 한 시간 이후 또 몇 분 여유 나면 채소를 먹고 그런 방식으로.

운동은?

3분할로 몇개월을 유지했고, 대회 직전엔 오전엔 대근육 위주의 운동을 하면서 오후엔 유산소 운동과 포징 연습을 특히 많이 했다.

무대 위에서 최대 강점은 뭐였을까

저는 크게 느끼지 못하겠는데, 친구들이나 동료들이 승모근이 최대 강점이라고 조언해주더라. 그래서 승모근을 활용한 모스큘라 포징이 강점으로 비춰지지 않앗을까 생각해본다.

사진=김원익 기자

헬린이들도 요즘 넓은 어깨에 관심이 많다. 팁이 있다면?

사람들에게, 그리고 회원들에게도 허황된 꿈을 심어드리는 말은 하지 않는 편이다. 나 역시 헬린이에서 시작한 몸이기 때문에 ‘여러분도 할 수 있습니다’란 말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그러나 단지 ‘이것만 하면 무조건 좋아진다’는 말은 할 수 없다. 사실 나는 술을 좋아하는 편이다.

술?

그렇다. 술을 최대한 줄였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단 생각도 한다(웃음). 그래서 헬린이분들께 하고싶은 말은 혹시나 ‘술을 마시거나, 치팅을 하는 날이 생기더라도 계속 포기하지 않고 쭉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운동이 삶에 고정된 스케쥴로 스며들어 있어야 몸도 좋아질 수 있다.

왕도가 없다는 뜻으로 들린다

꾸준함이 결국 비결이다. 열심히 했다면 가끔씩의 일탈은 괜찮다(웃음)고 보는 편이다. 놀 때 놀더라도 운동은 꼭, 아무리 힘들어도 놓지 마라.

올해 계획이 궁금하다

7월 4일 WNGP 천안대회에 출전하려고 한다. 이후 바디프로필 촬영으로 시즌을 기념하고, 그 이후부터는 주변분들에게 더 잘하고 싶다.

사진=김원익 기자

‘내추럴(NATURAL)’은 늘 이슈다

‘내추럴’과 ‘非내추럴’로 나눠서 한쪽을 일방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두 그룹 다 각자의 목표가 있고, 그만큼의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그 과정이나 결과를 무시하고 싶지 않다. 다만, 스스로는 서로 완전히 다른 길이라고 느낀다. 이 구분이 더 명확해지면 ‘피트니스대회를 접하기 힘든 일반인들도 더 쉽게 이 문화에 참여할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을 해본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돌이켜보면 나만큼이나 강하게 채찍질했던 우리 회원님들이나, 동료분들 모두 힘든 부분이 많았을 것 같다. 그런데 나만 너무 힘든 내색을 한 게 아닌가 싶다. 특히 부모님께는 ‘제가 지금 너무 힘든 시기니까, 대회 준비기간 만큼은 저를 내버려둬 달라’고 이해를 구했지만 나 때문에 많이 속상하셨을 것 같다.

시즌이 끝나면 서운하게 했던 부분들을 더 위로해드리고 행복한 시간을 많이 보내고 싶다. 마지막으로 유원휘트니스 박동규 대표님이 ‘컨디션 잘 유지해서 대회 준비 해라’며 인천에서 호텔도 잡아주시고 그 외에도 지원을 아낌없이 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는 말을 다시 한 번 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