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주재홍 제공
[개근질닷컴] 주재홍은 4일 경기도 안양시 호계동 MN 피트니스 범계점에서 열린 ‘2021 MN KOREA CLASSIC 노비스·오픈’ 대회에서 보디빌딩 노비스 통합 챔피언의 자리에 올랐다.
탁월한 프레임과 군살 없는 컨디셔닝을 앞세워 美친 데피니션을 뽐낸 이재홍은 삼각근, 승모근, 광배근, 복직근, 대퇴사두근 등의 완성도 높은 근질로 최종 승리를 거뒀다.
이날 주재홍의 근질 수준과 경기력은 누가봐도 대회를 전문적으로 뛰는 프로 선수로 보였다. 하지만 경기 직후 만난 그는 뜻밖의 말을 전했다.
“3년 만에 참가한 대회였고, 앞으로도 전문 선수로 뛸 생각은 없다”
▲ 사진=지성종 기자
간단한 자기 소개와 그랑프리 소감
올해 29살이고, 현재 수원에 거주 중이다. 직업은 삼성전자 임직원 피트니스센터에서 팀장을 맞고 있다. 트레이너 경력은 5~6년 정도 됐다.
오랜 만의 대회라 걱정이 많았지만 좋은 성적이 나와서 너무 기쁘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약 4개월 정도 준비했다. 생각보다 체중이 더디게 빠져서 많이 힘들었다. -75kg 체급을 못 맞출 것 같아서 마지막에는 로딩을 할까 말까도 많이 고민했다. 다행히 막바지에 체중을 맞춰서(74.9kg) 간신히 계측을 통과했다.(웃음)
항상 공복에 웨이트를 해왔는데 전날 오후 6시부터 아예 아무것도 안 먹고 오늘 대회장에 와서 염분이랑 물만 좀 잘 섭취해준 덕분에 몸이 잘 올라왔던 것 같다.
▲ 2018 서초구협회장배 보디빌딩 일반부 -70kg에서 우승을 거뒀던 주재홍. 사진=개근질닷컴 DB
정말 아슬아슬하게 계측을 통과했다. 항상 -75kg 체급에 출전해왔나
오늘 이전에 마지막으로 뛴 대회가 2018년도 서초구협회장배였다. 당시에는 -70kg 체급으로 참가했다. 지난 3년 동안 대회 출전용 다이어트를 해본 적이 없어서 -70kg까지 빼는 건 힘들 것 같아서 -75kg 체급에 도전한 거다.
한 동안 대회를 쉰 이유는
직업이 트레이너고, 애초 전문 선수로 뛸 생각이 없다. 대회는 가끔 기회가 될 때취미로 출전해왔다.
▲ 노비스 보디빌딩 그랑프리 결정전. 사진=지성종 기자
3년 만에 참가한 대회, 기분이 남다를 것 같다
앞서 얘기했듯 간만의 다이어트가 힘들기도 했고, 여러모로 어려운 부분이 많았다. 일을 하고 난 후 개인 운동을 해야 하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헬스장 문을 일찍 닫아야해서 몸 만들 시간이 부족했다.
대회가 다가올수록 고민도 많았다. 나같이 경량급에 속하는 선수들은 밴딩과 로딩에 대해서 크게 신경 쓰지 말아야 된다고 늘 생각한다. 그런데 막상 이번처럼 대회를 앞두면 ‘마지막에 어떻게 극단적인 변화를 줄 수 있을까’란 고민을 하게 되더라.
그래서 이번 대회에는 기존에 안 하던 사우나도 해보고, 수분이랑 염분도 조절해 보고…그렇게 하면서도 ‘잘 만들어 놓고 망치면 어쩌나’란 생각도 많이 들었다. 다행히 생각보다 몸이 잘 나와서 우승을 차지했지만, 어느 때보다 고민이 많았던 대회였다.
▲ 사진=지성종 기자
그랑프리 상금 100만원은 어디에 쓸건지
사실 부모님이 대회 나가는 걸 별로 안 좋아하신다. 대회를 준비할 때 몸이 많이 상하는 걸 아니깐. 그래서 그동안 걱정 많이 하셨을 부모님께 용돈을 드릴 생각이다.
전액?
그렇다. 아, 세금은 제하고.(웃음)
부모님이 좋아하시겠다
항상 부모님이 날 믿어주는 만큼 내가 잘 하고 있는진 모르겠다. 다만, 어떤 일이든 부모님의 자랑스러운 아들로서 언제나 열심히 노력하고 있으니 지금처럼 지켜봐주길 바랄 뿐이다.
“내 몸에 인젝션을 하면서까지 프로선수가 되기보단 가끔 누군가의 동기 부여가 되는 아마추어로 남고 싶다”
▲ 사진=지성종 기자
웨이트를 시작한 시기
20살 때 무렵부터 막무가내로 턱걸이, 푸시업 등 맨몸 운동을 먼저 접했다. 이후에는 체대이기도 했고, 트레이너가 되기 위해 직접해봐야 했기에 웨이트를 지속적으로 해왔다.
그러다가 대회 출전을 결심한 이유는
경희대학교 체대를 나왔는데 우리 학교가 보디빌딩으로 유명하다. 보디빌딩 과가따로 있기도 하고, 졸업자 중에도 훌륭한 선수들이 많다. 알만한 사람은 설기관 선배님이나 송기흔 선수 등이 있다.
당시 체대에 몸 좋은 사람들이 워낙 많았고, 주변 환경이 이렇다보니 나도 모르게 닭가슴살 먹고 무게를 치고 있더라. 사실 내가 학생회장이어서 술도 많이 먹고 했었는데.(웃음) 그러다 자연스레 대회 정보를 접하게 됐고 무대에 오르게 됐다.
주변 환경도 그랬고, 전문 선수로 갈 수도 있었을 텐데
선수로서는 내가 기량이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했고, 트레이너로 잘 되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리고 각자의 선택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내 몸에 인젝션 하는 것도 무섭고, 혹여 케미컬의 유혹에 빠질 수도 있을까 봐 프로 선수가 되긴 싫었다.
그래서 앞으로도 대회 참가는 가끔 여자친구에게 남다른 모습을 보여주거나, 회원분들께 동기 부여만 되는 선에서 참가할 생각이다. 선수 보다는 좋은 트레이너가 되기 위해 정진하겠다.
마지막으로 더 하고 싶은 말
개인적으로 경험이 풍부하진 않지만 항상 보디빌딩 대회를 준비하면서 느끼는 게, 평소보다 많이 예민해지면서 주변인들에게 민폐를 끼치는 부분이 크다.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개인적으로 여자친구나 지인들에게 짜증도 많이 내고 그랬는데 다들 이해해주시고 격려해줘서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너무 미안하고, 감사드린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