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언스플래쉬
[개근질닷컴] 혈압 변동성(BPV: blood pressure variability)이 심하면 인지기능 저하와 치매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호주 모나쉬(Monash) 대학 신경정신·치매 연구실장 조앤 라이언 교수와 미국 아이오와 대학 보건·예방의학 대학의 마이크 에른스트 교수 연구팀이 남녀 1만6천75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메디컬 익스프레스(MedicalXpress)가 20일 보도했다.
연구팀은 이들을 혈압 변동성의 정도에 따라 저-중-고 3그룹으로 나누고 인지기능 저하 또는 치매 위험과의 연관성을 추적 조사했다.
그 결과 시간이 가면서 혈압 변동성이 가장 큰 그룹이 가장 적은 그룹보다 인지기능 저하와 치매 위험이 현저히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년의 고혈압은 노년의 치매 위험을 예고하는 강력한 지표가 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최근에는 단기적, 장기적 혈압 변동성도 인지기능 저하의 예고지표가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나오고 있다.
혈압 변동성과 인지기능 저하 사이의 연관성을 뒷받침할 수 있는 생물학적 메커니즘은 분명하지 않다.
혈압 변동성은 뇌 백질변성(white matter hyperintensities), 대뇌의 미세출혈, 백질의 체액 공간 확대 같은 뇌의 구조적 변화와 연관이 있음을 시사하는 여러 증거들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뇌의 구조적 변화가 혈압의 변동성을 가져온 것인지 아니면 그 반대로 혈압의 변동성이 뇌의 구조적 변화를 가져온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연구팀은 말했다.
혈압 변동성은 여성이 남성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도 혈압 변동성과 연관된 인지기능 저하와 치매 위험은 남성이 여성보다 더 높았다.
남성은 혈압을 잘 조절하지 않고 담배를 피우는 등 여성보다 인지기능 저하 위험요인을 더 지니고 있기는 하지만 이를 고려했어도 혈압 변동성과 관련된 인지기능 저하와 치매 위험이 여성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인지기능 저하를 가져오는 경로가 남녀가 다르다는 주장도 있고 여성은 평생 에스트로겐 같은 여성호르몬의 보호를 받기 때문이라는 얘기도 있지만 확인된 것은 아니다.
원인 규명도 중요하지만, 혈압 변동성을 완화하면 인지기능 저하 위험이 낮아지는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그러면서 혈압 변동성으로 인지기능 손상 위험이 높은 사람을 가려내 치매 위험 집단으로 분류하고 감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연구팀은 촉구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심장협회 저널(Journal of the American Heart Association)’ 최신호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