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지성종 기자
[개근질닷컴] 양일간 총 21시간(9시간+12시간)에 걸쳐 치러진 올해 나바코리아 최대 메인시리즈 대회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한 남자 스포츠모델 프로전 우승의 영광은 홍의승에게 돌아갔다.
올해 나바코리아의 최대 축제인 ‘2021 NABBA GRAND PRIX FINAL(나바GP)’ 대회는 참가 신청 시작 7시간 만에 정원이 조기 마감될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불러왔다. 실제 개인 시즌 메인 대회를 나바 GP로 정한 선수들이 다수였던 만큼 프로전은 물론 종별 아마추어 경기까지 그야말로 혈전의 연속이었다.
▲ 나바 GP 남자 스포츠모델 프로전. 사진=지성종 기자
나바 GP 대회 종목은 1일차에는 버뮤다모델·여자 스포츠모델·남자 스포츠모델·비키니, 2일차에는 피규어·보디빌딩·여자 클래식모델·남자 클래식모델이 순서대로 진행된 후 대망의 종별 프로전이 치러졌다.
이 중 대회 피날레를 장식한 남자 스포츠모델 프로전은 지난해 GP 보다 2배나 많은 총 16명의 선수들이 격돌한 가운데 홍의승이 최종 승리의 영예를 안았다.
개인 포징에서 안정적인 무대 연출과 군살 없는 컨디셔닝으로 이목을 끌었던 홍의승은 완벽한 신체 밸런스와 베일 듯한 데피니션, 더할 나위 없는 근육 분리도를 선보이며 금빛 트로피의 주인공이 됐다.
홍의승 “늦게 시작한 만큼, 그 누구보다 간절했다”
▲ 사진=지성종 기자
나바 대회의 백미라 할 수 있는 스포츠모델 종목 프로전 우승을 축하한다
그토록 원했던 나바 우승이었기에 너무 행복하다. 개인적으로 2019년도 이후 2년 만의 프로전 무대이기도 하고, 쟁쟁한 라인업들 사이에서 거둔 승리라 더 기쁘다.
아울러 이번 우승의 영광을 사랑하는 아내에게 바친다. 지난해 결혼하고 바로 대회 준비에 집중하느라 누구보다 아내가 가장 고생이 많았다.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 식단을 챙기고, 집안일은 물론 대회장에선 매니저 역할까지 수행했다. 정말 고생 많았고, 9년 전과 늘 똑같이 한결같이 사랑한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
▲ 사진=홍의승 제공
지난 2016년 나바에 첫 출전한 걸 알고 있는데
29살에 나바의 문을 처음 두드렸다. 당시 스포츠모델 종목이 있는 피트니스 대회 중 가장 크게 열리는 곳이 어딘지 알아봤더니 주변에서 나바라고 하더라. 그래서 무작정 3~4개월 다이어트해서 나갔는데 속된 말로 병풍이 됐다.(웃음)
그래도 이듬해에는 나바 노비스 그랑프리를 차지했더라
처음 나갔을 땐 방심했던 부분이 컸기에, 마음을 다잡고 제대로 준비해서 나갔던 부분이 좋은 성적으로 연결된 것 같다. 사실 스포츠모델이 되기 전엔 조정 선수로서의 운동만 해왔던 터라, 완전히 새로운 운동방식을 익히는 데 애를 좀 먹었다.
조정은 언제부터?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조정을 했다. 고등학교, 대학교를 거쳐 군 제대 후 실업팀 생활까지 하다가 28살에 관뒀다.
엘리트 체육인의 삶을 버리고 이 분야로 전향한 계기가 따로 있나
당시 미래에 대한 고민이 있었던 시기였는데 우연히 머슬마니아 대회를 보면서 ‘나도 해보고 싶다’란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오랜 결심 끝에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게 됐다. 무엇보다 웨이트는 조정할 때부터 계속해왔기에 자신도 있었다. 물론 그때는 스트렝스(단순 근력을 키우는 훈련) 위주였기에 스포츠모델이 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들여야만 했다.
▲ 사진=지성종 기자
조정하면 흔히들 볼륨감 있는 허벅지를 떠올리기 마련이다. 당시 보디빌딩이 아닌 스포츠모델을 선택한 이유가 있는지
사실 그 생각을 안 하진 않았다. 하지만 보디빌딩 자체가 구력이 엄청나야 된다고 생각했기에 포기했다. 개인적으로 스포츠모델이 더 멋있는 종목이라 생각한 것도 있지만, 신장이 커서 채워야 될 근육량이 너무 많았다.
또 그때의 스포츠모델은 수준이 엄청 높지 않아서 이 분야에 발을 늦게 내딛은 만큼 좀 더 빠른 시간 안에 잘 할 수 있는 종목을 선택해야 했다. 물론 지금은 갈수록 선수들 수준이 높아져서 가끔 종목 선택에 대한 후회가 있다.(웃음)
16년부터 19년까지 연이어 나바 무대에 올랐지만 지난해에는 무대에서 볼 수 없었다
지난해에도 대회를 준비했지만 개최 날짜가 연기되면서 포기했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그렇듯 본업이 트레이너이기에 계속해서 대회에만 올인하기엔 무리가 있었다. 무엇보다 11월에 있을 결혼 준비로 바빠서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해야만 했다.
▲ 원클래식 남자 스포츠모델 오버롤. 사진=홍의승 제공
올해 나바를 포함해 총 6개의 그랑프리를 차지했더라
8월부터 무사 춘천을 시작으로 PCA 청주, 피트니스모델 챔피언십, PCA 전남, 원클래식, 디랙스챔피언십, 나바 GP까지 총 7개 대회에 차례대로 출전했다. 디랙스챔피언십에서만 +178cm 체급 3위를 기록했고, 나머지는 모두 그랑프리를 거머쥐었다.
디랙스챔피언십이 일정상 메인 대회인 나바를 앞두고 출전한 건데 가장 성적이 좋지 않았다. 프로전을 앞두고 걱정이 되진 않았나
전혀 걱정을 하지 않았다. 디랙스챔피언십은 영상으로 치러져서 볼륨이 좀 더 좋은 분들이 유리할 거라 생각했다. 실제로 보면 지난 1년간 흘려온 내 노력이 헛되지 않을 거란 걸 스스로가 알고 있었고, 자신감도 있었다.
▲ 사진=홍의승 제공
7개 대회를 연속해서 치르다 보면 컨디션이나 힘에 부치는 부분들이 많았을 것 같다
물론 주변에서 메인 대회가 아직멀었는데 ‘몸을 너무 빨리 완성해서 마지막에 퍼지는 거 아니냐’는 말을 듣기도 했다. 하지만 평소 대회 출전 자체를 즐기기도 했고, 오히려 출전하는 대회마다 컨디션 조절 방식을 다르게 하면서 어떻게 하면 최고의 몸이 나오는 지 데이터를 쌓을 수 있었다.
▲ 2019 나바 GP 파이널 남자 스포츠모델 프로전. 사진=개근질닷컴 DB
2년전 프로전과 다르게 준비한 부분이 있다면
일단은 비시즌 때 다이어트 들어가기 전에 탄수화물을 조금 많이 먹었다. 2.5kg에서 3kg까지. 몸을 거기에 적응시켜서 운동량도 같이 올렸고, 서서히 탄수화물 섭취량을 줄여나갔다. 단순하게 얘기하면 지난번과 달리 시즌 내내 잘 먹으면서 운동했던 것 같다. 19년도에는 준비 기간이 짧기도 했고, 손목 부상으로 체중을 너무 급하게 빼느라 탄수화물을 많이 줄였더니 힘도 없고 컨디션도 좋지 않았다.
이번 개인 포징 무대는 직접 구성했나
그렇다. 19년도에는 퍼포먼스적인 부분에 집중했다면 올해는 몸을 보여주는 데 중점을 뒀다. 그래서 기본 포징 위주로 무대를 짰고, 이로 인해 자칫 밋밋해 보일 수 있는 부분은 배경 음악으로 임팩트를 전달하려고 계획했다.
▲ 사진=홍의승 제공
대회 이후 어머님께 생애 처음으로 메달을 걸어드렸던데
어릴 때 질 안 좋은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어머님 속을 많이 썩였다. 그 어린 나이에 싸움은 물론 술, 담배도 했으니깐. 다행히 조정을 시작하면서 마음을 다잡고 정말 열심히 운동에만 매진했다.
가정 형편도 어려웠기에 내가 열심히 할 수밖에 없었고,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안됐다. 이 운동을 시작하고 나선 지금까지 술 한번 입에 댄 적이 없다. 그동안 뒷바라지하시면서 고생한 어머님께 조금이라도 빨리 성공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고, 올해는 꼭 우승해야겠다는 간절함이 하늘에 닿은 것 같다.
▲ 사진=홍의승 제공
프로전에 오른 경쟁자들 중 평소 친분이 있던 인물들도 보이더라
(김)주성이랑 (이)재교 같은 경우 옛날부터 거의 무대에서 자주 만났던 사이다. 서로가 향하는 목표가 같은 경쟁자이자 라이벌이지만 이번 대회를 앞두고 ‘누가 1등을 하건 진심으로 축하해주자’고 얘기를 나눴다. 두 사람 모두 아쉬운 성적을 받았음에도 아낌없이 축하해주는 모습이 너무 고마웠다. 앞으로도 서로에게 좋은 자극이 됐으면 한다.
그렇게 원하던 나바 프로가 됐다. 넥스트 레벨은
첫번째 목표는 나바 프로전 2연패다. 나아가 스포츠모델 종목을 얘기하면 내 이름이 딱 떠오를 수 있게 최고가 되는 게 목표다.
▲ 사진=지성종 기자
덧붙이는 말
이제는 없어서는 안 될 사랑하는 아내와 항상 응원해 주고 전적으로 절 믿어주시는 어머니, 그리고 누나, 매형, 조카들, 대회장마다 와서 서포터 및 응원해주는 조연호, 이환 동생들까지 모두에게 다시 한번 감사하다는 말을 전한다. 앞으로도 곁에 있는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이 운동을 오래 오래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