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대한빙상연맹
[개근질닷컴] 쇼트트랙·스피드 스케이트 대표팀이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테스트 이벤트를 감독 없이 참가했다. 대한빙상연맹의 결정에 따른 조치다. 대표팀은 내년 2월 열리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도 감독 없이 출전할 계획이다.
지난 5일 대한빙상연맹은 “지난 수개월간 공모 기간을 두고 지도자 모집에 애썼다”라며 “연맹이 정한 조건을 충족하는 후보자가 나오지 않아 감독직을 공석으로 비운 채 전임 코치 체제로 올림픽에 출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빙상연맹에 따르면 이번 빙상 대표팀 감독 선발은 상당히 까다로운 기준이 적용됐다. 폭력행위나 선수 관리 부주의, 각종 징계 이력이 있는 후보는 모두 탈락했다. 결국, 연맹은 기준점을 충족하는 지도자를 찾기가 어렵다고 판단해 감독이 없는 전임 코치 체제를 선택했다.
국가대표팀의 감독을 선임하지 않는 일은 매우 드문 사례다. 이번 결정은 빙상연맹이 잇따라 문제가 됐던 체육계 폭력 사건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빙상연맹 박태웅 사무처장은 “수년간 빙상계를 둘러싼 여러 가지 불미스러운 일들과 선수들의 인권 등을 생각해 엄격한 기준을 정했다”며 “국내에서 이에 부합하는 지도자가 나오지 않아 부득이하게 감독 없이 전담 코치 체제로 시즌을 치르게 됐다. 고(故) 최숙현 선수 사건 이후 정부와 대한체육회가 권고한 내용을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빙상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담 코치 대부분 국가대표 경력이 없는 데다가, 경력 기간 역시 짧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다. 이에 빙상연맹은 “지도력이 검증된 코치진”이라고 자부했다. 하지만 대표팀 내 파벌 문제가 지속적으로 불거지고 있고, 선수 선발과 전략 구성, 훈련 등에 절대 권한을 가진 감독이 없을 경우 자칫, 선장 없는 난파선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빙상 대표팀은 지난 7월부터 전임 코치 체제로 훈련하고 있다. 오늘 8일 열린 베이징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테스트 이벤트 역시 감독 없이 진행됐다.
한편, 쇼트트랙 대표팀은 △안중현(38), △김병준(33), △이영석(41), △이소희(33) 코치가 맡는다.
스피드스케이팅은 ▲김형호(43) ▲코치와 박정은 코치(45)가 함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