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대한보디빌딩협회
[개근질닷컴] “어려운 여건 속에서 준비하는 모습을 보며 눈물이 흘렀다. 주인공은 바로 선수들이다.”
이환희(과천도시공사)보디빌딩-클래식피지크 국가대표팀 코치가 종합 3위로 세계선수권을 마친 결과에 대해 선수들에게 영광을 돌렸다.
대한민국보디빌딩 대표팀은 5일(한국시간)부터 8일까지 스페인 산타 수산나에서 열린 2021 IFBB(국제보디빌딩연맹) 월드챔피언십 대회 종합 3위라는 훌륭한 성적으로 마무리했다.
사진=지성종 기자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최근 몇 년 사이 가장 적은 9명의 선수단을 꾸렸음에도 금메달 4개, 은메달 1개, 동메달 5개를 수확한 것을 비롯해 4위 2명, 5위 2명, 6위 1명을 순위표에 올렸다.
특히 보디빌딩-클래식피지크는 2개의 금메달(조왕붕, 이신재), 1개의 은메달(설기관), 3개의 동메달(박경모 2, 남경윤)을 가져오며 종합 3위 호성적에 톡톡히 기여했다. 이외에도 출전 선수 전원이 전 종목에서 6위 내 입상하는 쾌거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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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회 선수들의 그림자이자 코치로 역할을 든든히 한 이환희 코치는 최근 수년간 계속해서 국가대표 코칭스태프로 발탁된 젊은 베테랑 지도자. 이번 대회에도 선수단을 위한 자료를 준비하고, 포징과 펌핑, 규정 숙지 등을 도우며 선수들의 선전을 뒷받침했다.
이 코치는 “’최소인원으로 참가해 이보다 더 잘해낼 수 있을까?'이 한마디면 내 소감이 될 것 같다”며 단 9명의 소규모 선수단이 이뤄낸 쾌거에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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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이환희 코치는 “역시 ‘큰 형 콰트로(조왕붕, 박경모, 남경윤, 황진욱)’가 선수단에 있어서 든든했다”면서 “아무리 국가대표팀 코치여도 내가 트레이닝 방법을 코치해 온 선수들이 아니기에 어려운 점이 있는 것 사실이다. 하지만 ‘큰 형 콰트로’ 네 분은 본인의 성적과 상관 없이 선수단 전체를 서포트해주면서 우리를 하나로 만드는 기폭제 역할을 톡톡히 했다”며 베테랑 선수 4인에게 거듭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곁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며 큰 감동을 받았다. 이 코치는 “성적보다 그 과정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면서 “특히 황진욱 선수가 지난해 미스터 코리아대회 1주일 전에 당했던 회전근개(어깨밑근, Subscapularis) 부분파열에 근육이 찢기는 듯한 통증을 이겨내고 TOP6에 포함된 것은 기적이었다”며 알려지지 않았던 뒷이야기를 들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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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핑 중에 통증이 올라왔지만 등 돌리고 눈물을 훔쳐가며 무대를 준비하는 모습에 어느새 내 눈에도 눈물이 차올라서 지켜보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 황진욱의 부상투혼을 언급하면서 이환희 코치는 격동의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 가지 사실을 거듭 강조했다. 이 코치는 “주인공은 선수들”이라고 힘주어 말하며 “선수들이 준비를 잘했고, 난 선수들이 빛나게 조명만 비췄을 뿐”이라며 겸손하게 손사래를 쳤다.
최근 수년간 매년 여러 차례 국가대표팀 코칭스태프로 발탁되어 선수단과 호흡하며 느낀 교훈이자 다짐이기도 하다. 이 코치는 “주인공은 선수들이지 코칭스태프가 아니니까. '지도자는 한결같이 언제나 선수들의 그림자 역할만 하면된다'는 정병선(경기도사무국장) 전 국가대표팀 감독님의 조언에 따랐을 뿐”이라고 했다. 두 사람은 앞선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감독과 코치로 호흡을 맞춰 한국의 호성적을 견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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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량급 간판선수이자 대들보인 조왕붕과 박경모의 남다른 우정에 대해 특별한 감회가 들기도 한 이환희 코치다. “밴텀급(-65kg)의 경우 2018년 세계남자선수권대회의 정확히 반대 결과가 나와서 놀랐다. 2018년과 올해 두 선수가 서로 축하해줬던 모습들이 생생한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 2018년 세계선수권 밴텀급 경기에서 각각 금메달과 동메달을 획득한 박경모와 조왕붕은 올해는 바뀐 메달 색깔을 나눠가졌다.
깜짝 발탁에 이어 금메달이란 낭보를 안긴 이신재와 베테랑 빌더 남경윤의 메달을 지켜본 소회도 전했다.
이 코치는 “-70kg의 이신재 선수는 예상보다 더 좋은 결과가 나왔습니다. 우선 선수의 준비상태가 최고였고 대진운도 좋았던 것 같다”고 분석한 이후 “남경윤 선수는 역대 최고의 컨디션에 해당되었으나 라운드가 진행될수록 상대 선수의 컨디션이 달랐다. 그 모든 것을 이겨낸 메달이라 아쉬움도 남지만 감격스럽게 느껴진다”고 했다.
사진=대한보디빌딩협회
이환희 코치가 특별히 애정을 쏟은 종목이 있다. 바로 사실상 첫 출전 대회나 마찬가지였던 클래식피지크. 2018년 첫 종목으로 신설되는 모습을 직접 지켜봤던 이 코치는 규정집을 일일히 번역해 선수들에게 나눠주고 종목별 특징을 전해 한국의 중복 수상을 도왔다.
선수단은 보디빌딩을 기본으로 클래식피지크에 중복 출전했음에도 설기관 은메달,박경모 동메달 등 출전 선수 전원이 6위 내 입상하는 쾌거를 보였다. 이 코치는 “중복 출전 선택은 현명한 결정이었던 것 같다. 앞으로 국제 대회에서 더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선 클래식피지크에 대한 정확한 규정 및 특성을 전파하는 것과 국내 클래식피지크 선수들이 대회에 참가할 수 있는 기회를 늘리는 일이 과제가 될 것 같다”고 했다.
사진=지성종 기자
그러면서 이환희 코치는 “대회를 출전하는 것은 지도자와 선수 모두가 준비해야 할 몫이 있다”며 선수들과 코치들 모두 새로운 효자 종목에 적응하고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선수들의 그림자로, 조언자로, 든든한 코치로 한국보디빌딩 국가대표팀의 세계보디빌딩 선수권대회 종합 3위를 이끈 이환희 코치가 끝으로 특별히 더 감사한 이들이 있었다.
이 코치는 “현 직장 과천도시공사 이근수 사장님과 이용재 부장님, 정행곤 팀장님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국가대표팀 코치 차출과 국제대회 출장 등에 아낌 없이 지원해주고 배려해준 덕분에 좋은 결과를 가져 올 수 있었던 것 같다”며 깊은 감사를 전했다.
또 그는 전국의 보디빌딩협회 임원들과 체육회 지도자들, 그리고 가족에게도 고마움을 표했다. 이 코치는 “대한보디빌딩협회와 경기도 보디빌딩협회 관계자 여러분, 그리고 전국 각지의 관공서 체육지도자들, 마지막으로 제 가족에게 깊은 감사를 전하고 싶다”는 소감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