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언스플래쉬
[개근질닷컴] 최근 밤 10시부터 11시 사이에 취침하는 것이 다른 시간에 잠드는 것 보다 심장병 발병 위험을 낮춘다는 연구가 나와 이목을 끌고 있다.
최근 영국 엑시터대 연구팀은 유럽심장학회(ESC) 기관지 ‘유럽 심장 저널- 디지털 건강’(European Heart Journal – Digital Health) 최근호에는 데이비드 플랜스(David Plans) 박사의 논문을 실렸다.
데이비드 플랜스 박사는 “우리 몸에는 24시간 주기의 생물학적 리듬을 가진 24시간 내부 시계가 있어 신체와 정신 기능 조절을 돕고 있다”면서 “이번 연구결과를 살펴봤을 때 이르거나 늦은 취침 시간은 신체 시계를 방해할 가능성이 높아 심혈관 건강에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플랜스 박사는 이번 연구를 진행하기 위해 성인들을 대상으로 자가 보고가 아닌 객관적으로 측정된 수면 시작 시간과 심장병 사이의 연관성을 조사했다. 연구 대상은 영국의 대규모 생의학 데이터베이스인 ‘UK 바이오뱅크(UK Biobank)’에서 2006년과 2010년 사이에 모집한 8만 8026명이다. 이들의 평균 나이는 61세(43~79세)이며, 이중 58%가 여성이었다.
수면 시작 및 기상 시간에 대한 데이터는 손목에 착용하는 가속도계(accelerometer)를 사용해 일주일 동안 수집했다. 연구 참가자들은 인구통계학 및 자신의 생활양식에 관한 사항과, 건강과 신체 평가 그리고 설문지를 작성해 제출했다.
더불어 참가자들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새로 심혈관 질환을 진단받는 지 여부도 추적 조사했다. 이 심혈관 질환 범주에는 심장마비와 심부전, 만성 허혈성 심장병, 뇌졸중 및 일과성의 허혈성 심장 발작이 포함됐다.
플랜스 박사는 평균 5.7년 동안 연구 대상자들을 추적 조사했다. 그 결과 이들 중 3,172명(3.6%)에서 심혈관 질환이 발생했다. 발생률(Incidence)은 밤 12시나 그 이후에 잠을 자는 사람들이 가장 높았고, 밤 10시부터 10시 59분 사이에 수면이 시작된 사람들에게서 가장 낮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나이와 성별, 수면 지속 시간, 수면 불규칙성(다양한 수면 취침 시간과 기상 시간), 자가 보고한 일주기성(일찍 일어나는가, 늦게 자는가), 흡연 상태, 체질량지수, 당뇨, 혈압, 혈중 콜레스테롤 및 사회경제적 상태를 조정한 뒤, 수면 시작과 심혈관 문제 발생 사이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밤 10~11시에 취침하는 것이 심장병 발병 위험을 낮추는 것으로 조사됐다. 밤 10시부터 10시 59분 사이에 수면이 시작되는 사람에 비해 자정 또는 그 이후에 수면이 시작되는 사람들은 심혈관 질환 위험이 25%, 11시부터 11시 59분 사이에 자는 사람들은 12%, 그리고 밤 10시 이전에 잠이 드는 사람들은 24% 더 높았다.
성별에 따른 추가 분석에서는 수면 시작 시간과 심혈관 질환 위험과의 연관성은 여성에서 더 높았고, 남성은 밤 10시 이전에 잠이 시작되는 경우 연관성이 발견됐다.
플랜스 박사는 “우리 연구에 따르면 최적의 취침 시간은 신체 24시간 주기 중 특정 지점에 자리하고 있으며, 거기서 벗어나면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라며 “가장 위험한 시간은 자정 이후로, 생체 시계를 재설정하는 아침 햇빛을 볼 수 있는 가능성이 줄어들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아직까지 여성의 취침 시간과 심혈관 질환 사이에 더 강한 연관성이 관찰된 이유는 불분명하며, 내분비계가 생체 일주기 리듬 붕괴에 반응하는 방식에 성차가 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그 외에 여성은 폐경 후 심혈관 질환 위험이 증가하기 때문에 연령이 많은 여성 참가자들이 교란 요인으로 작용했을 수 있는데, 이는 여성과 남성 간 연관성 강도에 차이가 없다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