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지성종 기자
[개근질닷컴] 보통 보디빌딩 종목에서의 오버롤은 출중한 사이즈와 근질을 갖춘 중량급 이상의 ‘골리앗’에게 돌아가는 일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지난 6일 경동대학교 양주캠퍼스 충효관에서 치러진 ‘2021 제56회 Mr.&Ms. 경기선발대회’에서 사이즈를 포기하고 극한의 다이어트를 바탕으로 압도적 근질을 선보인 ‘다윗’이 오버롤을 차지하는 이변이 일어났다.
정한표는 이날 제56회 미스터 경기 대상 결정전 무대에 오른 일반부 보디빌딩 종목 체급별 우승을 거둔 8명의 선수 가운데 플라이급 대표로 출전, 영예의 대상 주인공으로 호명됐다.
이번 대회 대상을 목표로 1년 동안 쇠질과 다이어트에 매진해 온 정한표는 ‘플라이급도 할 수 있다’는 걸 몸소 증명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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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이급에서의 오버롤을 축하한다
개인적으로 너무 큰 영광이다. 1년 동안 다이어트를 하면서 노력해 온 결실을 오늘에서야 맺은 것 같아 기쁘다.
1년 동안이라면 지난해 Mr. YMCA 출전 이후부터 인지
그렇다. 지난해 YMCA 플라이급 체급 우승 후 비시즌 없이 쉴 새 없이 달려왔다. 덤벨을 손에서 거의 놓지 않았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다. 물론 코로나19로 생각했던 대회 준비 기간보다 길어지긴 했지만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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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선수 명단을 확인했을 때 좀 놀랐다. 지난해 Mr. YMCA와 Mr. KOREA 플라이급 챔피언의 이름이 떡 하니 보였으니깐
솔직히 미스터 경기 대상을 노리고 무대에 올랐다. 작년 출전한 대회들에서 좋은 성적을거둔 이후 자신감을 얻었고, 미스터 경기선발대회는 첫 출전이지만 대상을 꼭 받아보고 싶었다.
▲ 미스터 경기 결정전 최종 비교 심사에 호명된 3인. 왼쪽부터 정한표(-60kg), 오태일(-80kg), 안창훈(+90kg). 사진=지성종 기자
보통 플라이급에서 대상 수상은 많이 힘들다. 역대 미스터 경기 수상자의 면면을 살펴봐도 그렇다
나 역시 모르진 않았다. 그동안 대부분 중량급 이상의 선수들이 대상을 받았기에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 생각했다. 하지만 경량급에서도 열심히만 하면 대상을 받을 수 있단 걸 증명해내고 싶었다. 다윗이 골리앗을 쓰러뜨렸듯이.
주변에서 대상을 노릴 거면 ‘체급을 올려서 나가야 된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원래 내 체급인 플라이급에서 해보고 싶었다. 충분히 자신이 있었고, 가능하다고 믿었다. 꼭 해내서 경량급 선수들에게 귀감이 되고픈 마음도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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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 플라이급 선수로 활동해 온 베테랑으로 알고 있다. 오늘 이전의 마지막 오버롤은 언제인가
정확한 시기는 기억나지 않지만 2011년인가, 12년도에 도봉구청장배에서 한 차례한 적이 있다. 그러니까 미스터 경기를 받기까지 거의 10년이 걸린 셈이다.(웃음)
미스터 경기가 코로나19 여파로 예정된 날짜보다 2달이나 미뤄졌다. 포기하고 싶은 순간은 없었나
대회 준비를 너무 오래, 그리고 열심히 했기에 그 시간이 아까워서라도 포기할 순 없었다. 체중 유지는 늘 해오고 있었으니 조금만 더 참고 끝까지 해보자는 마음이 더 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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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 수상을 위해 개인적으로 더 신경 쓴 부분은
지난해 좋은 성적을 내면서 깨달은 게 아무래도 국내 대회는 다이어트와 근질 완성도가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다. 실제 지난해에 ‘예전보다 몸이 더 좋아졌다’란 말을 많이 들었다.
이번에도 YMCA 때만큼은 아니지만 거의 근접하게(약 56kg) 뺐다. 비록 극한의 다이어트로 사이즈는 줄어들었지만, 근질이 많이 살아나면서 무대에서 돋보이게 된 것 같다.
▲ 2020 Mr.KOREA(왼쪽)와 Mr.YMCA 일반부 출전 당시의 정한표. 사진=개근질닷컴 DB
앞서 언급했듯이 지난해 Mr. YMCA와 Mr. KOREA를 제패하며 절정의 기량을 뽐내고 있다. 하지만 재작년까지는 조금 부침이 있었던 걸로 안다
2018년과 19년도에 코리아를 비롯해 국내 메이저 대회는 대부분 참가해 입상은 했지만 기대했던 만큼 성적은 나오지 않았다. 나름대로 열심히 준비한다고 했는데 결과가 따라주지 않았던 거다.
특히 다이어트 상태가 다른 선수들에 비해 많이 부족했다고 판단했다. 지난해부턴 아예 볼륨감은 신경쓰지 말고 압도적으로 ‘뺄 때까지 빼보자’는 생각으로 최대한 체중을 줄였다.
결국 마지막 대회였던 YMCA 때는 본래 체급인 플라이급(-60kg)보다 한 체급 낮은 수준으로까지 뺐다. 그때 근질 완성도가 가장 높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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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365일 다이어트를 하는 건 누구에게나 곤욕이다. 본인 만의 노하우가 따로 있을까
개인적으로는 비시즌 때도 체중을 많이 안 올리고 유지하는 편이다. 시즌과 비교해도 3~5kg 정도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12월에 YMCA와 KOREA가 개최를 앞두고 있다. 2연패 도전할 건지
당연하다. YMCA와 KOREA에서 플라이급 2연패를 거두고 시즌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 일단 하루 이틀 정도 쉬면서 몸을 회복하고 바로 담금질에 들어갈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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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대상을 받기까지 곁에서 가장 큰 도움을 준 조력자가 있다면
사랑하는 아내가 고생이 많았다. 본인도 일을 다니는 힘든 상황인데 내가 운동에전념할 수 있게 식단 등을 꼬박꼬박 챙겨줬다. 대회장에선 가장 든든한 서포터인데 오늘은 대회가 무관중이라 함께 하진 못했다. 빨리 가서 아내에게 대형 트로피를 전달하고 싶다.
덧붙이는 말
요즘 이 운동이 너무 재밌다. 예전에는 힘들다고 생각한 적도 많았는데 오히려 나이를 먹어가면서 더 즐기게 된 것 같다. 사실 아직도 여전히 대회를 열흘정도 앞두고선 힘들긴 하다.(웃음) 그래도 그 시기도 지나고 다시 무대에 오르면 가슴이 뛰고, 결과까지 좋으면 보람도 많이 느낀다.
개인적으로 대회를 계속해서 출전하는 이유가 자존감도 높아지고 무대에 서야 스스로가 살아있다고 느껴서다. 앞으로도 부상 없이 오랫동안 이 운동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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